치과의사 접고 의료 앱 개발...제2 안철수?

일반입력 :2012/03/26 11:44    수정: 2012/03/26 14:35

전하나 기자

병원은 언제나 가까우면서도 멀다. 특히 아파서 병원을 찾는 이에게 의사는 늘 어려운 존재다. 이러한 물리적·심리적 거리를 좁힐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걸까?

김진욱㉙ 오마이닥터 대표가 치과의사 국가고시에 합격한 뒤 창업의 세계로 뛰어든 계기는 이 같은 고민에서 시작됐다. 그가 소위 ‘잘 나가는’ 전문직종을 버리고 가난한 벤처 창업가의 길로 접어든 사연은 뭘까.

“4년간 병원 생활을 겪으면서 의학을 공부할 수록 진료시스템 전반의 문제점들이 눈에 보이더군요. 환자들은 자신에게 맞는 병원을 쉽게 찾기 어렵고 의사도 환자에 대한 맞춤형 진료를 위한 특화된 DB를 쌓지 못하고요. 그래서 의사와 환자의 접점을 찾는 서비스가 나왔으면 하고 바랐죠.”

그러던 중 미국의 ‘작닥(Zocdoc)’을 알게 됐다. 병원을 검색·예약하고 진찰에 대해 리뷰까지 남길 수 있는 이 서비스는 지난 2007년 출시 이후 현재 7억 달러(약 8천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자신의 막연한 바람이 현실 가능한 서비스로 구현된 것을 본 김 대표는 한국형 작닥 ‘오마이닥터’를 구상하게 됐다. 오마이닥터는 병원에 대한 정보를 검색하는 것은 물론 원하는 의사의 진료를 예약하고 이에 대한 후기를 공유하는 애플리케이션. 작닥과 비슷한 골자지만 한국 상황을 더 반영한 것이 특징이다.

“지금 한국 현실에서 병원 정보를 얻는 방법이라곤 고작해야 포털 사이트에 의존하는 것 뿐이죠. 그마저도 광고성 글로 도배돼 있고요. 게다가 병원 위치를 검색하거나 리뷰를 확인하고 예약하는 방법이 모두 따로 있다보니 사용자도 피곤할 뿐더러 의사들도 리소스를 분산해야 한다는 난점이 있어요. 오마이닥터는 이를 한번에 해결한다는 것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오마이닥터는 최근 서비스 개요가 담긴 티저페이지를 오픈했다. 오는 4월 비공개 시범 서비스를 시작하고 6월 무료로 정식 론칭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강남·종로구와 같은 오피스타운에 위치한 치과를 우선 공략할 계획”이라며 “서비스 개시 시점에 서울에 있는 4천5백개 치과 중 10% 이상을 연결한다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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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보수적인 의료계를 상대로 영업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 그도 직접 발로 뛰다 보니 여러 어려움에 닥치고 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오마이닥터가 환자는 물론 의사들에게도 좋은 서비스 플랫폼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자신감은 충만하다.

“의사들을 만나보니 의료를 상업화한다는 선입견이 있는 것 같아요. 그렇지만 오마이닥터는 기존의 마케팅 채널과는 다릅니다. 무엇보다 의사에 대한 리뷰를 남길 수 있어 의사 개인 브랜드 구축을 가능케 한단 것이 강점이죠. 오마이닥터를 선택하면 동네의원도 대형병원 같은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