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문명5 확장팩…한국 이용자 의견 반영

일반입력 :2012/03/22 09:56    수정: 2012/03/22 16:51

김동현

국내 게임 시장에서 오는 5월은 정말 무서운 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게임 이용자들의 수면을 빼앗은 인기 게임 ‘디아블로’ 시리즈 최신작 ‘디아블로3’와 ‘패왕간디’로 유명한 악마의 게임 ‘문명5’의 공식 확장팩이 출시되기 때문이다.

특히 문명5는 한국의 문명을 조명한 ‘사무라이의 한국 침공’이라는 다운로드 콘텐츠(DLC)로 인해 큰 화제가 됐다. ‘세종대왕’이 등장한 이 DLC는 한동안 문제가 됐던 동해에 대한 언급과 함께 ‘개념 DLC’로 호평을 받으며 국내 게임 이용자들의 찬사를 이끌어냈다.

문명5 확장팩 ‘Gods & Kings’은 새로운 문명과 지도자, 그리고 그동안 보여주지 못한 색다른 요소로 공개 이후 많은 기대를 사고 있다. 특별히 한국 이용자들의 각별한 사랑에 보답하기 위한 재미 요소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한 이야기를 문명5 확장팩의 선임 디자이너 ‘에드 비치’(Ed Beach)에게 들어봤다. 그는 문명5의 한국 DLC에도 관여했으며 확장팩의 신규 요소를 만들었다. 그는 한국의 문명5 열풍에 놀랐고 이에 대해 매우 감사드리고 있다는 말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한국의 문명5 열풍, ‘한국 문명 DLC’를 만드는 계기로...

“한국 팬들이 문명5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며 즐겨줬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매우 놀랐습니다. 한국은 온라인 게임 시장을 이끄는 곳이기 때문에 패키지 게임이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를 보기 좋게 깬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에드 비치 선임 디자이너는 한국에서 분 문명5의 열풍이 한국 문명을 포커스로 한 DLC로 연결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한국 역사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배우게 됐으며 한국 게임 이용자들의 열정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어 좋았다고 덧붙였다.

“게임 이용자들의 열정은 저희를 춤추게 만듭니다. 문명5 확장팩도 한국 게임 이용자를 비롯해 전 세계 이용자들의 생각과 의견을 담아 만들었습니다. 저희는 항상 종교와 첩보전을 게임 속에서 그리고 싶었습니다. 스토리를 직접 만드는 문명 시리즈에서는 매우 획기적인 시도가 될 것입니다.”

문명5 확장팩 Gods & Kings는 DLC 개념이 아닌 확장팩 형태로 나왔다. 개발 당시 에드 비치 디자이너는 이야기의 제한이 없는 이 게임 속 배경에서 이용자들이 어떤 이야기를 이끌고 만들 수 있을 지를 먼저 생각했고 이 점이 확장팩을 개발하는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확장팩은 모든 시대를 바탕으로 종교와 첩보전이 펼쳐집니다. 우리는 ‘로마의 몰락’과 같이 특정 역사와 같이 시기와 장소에 맞춘 시나리오를 확장팩에 포함했습니다. 이와 반대로 실제 역사와 전혀 관계가 없는 빅토리아 시대 공상 과학 시나리오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에드 비치는 확장팩이 시대적 배경을 떠나 문명5가 가진 매력을 더욱 확대 시켜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새로운 문명이 더해진 확장팩은 시리즈가 가진 진정한 재미를 일깨워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명5에서 지도자를 선택하는 배경은 단순히 위대한 전사가 아니라 문명을 움직인 위인으로 선발했습니다. 확장팩도 이런 기조를 따라가고 있죠. 새로운 위인으로 비잔틴의 여제 테오도라, 켈트족의 보우디카 여왕, 네덜란드의 오렌지공 윌리엄, 카르타고의 여왕 디도, 마야의 파칼 대제 등이 포함됐습니다. 물론 이게 전부라고는 말하지 않겠습니다(웃음).”

■종교와 첩보전, 한국 게임 이용자 입맛에 ‘딱!’ 맞을 것

확장팩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외교 기능의 일부로 쓰였던 종교의 확장이라는 대목이다. 선지자들이 새로운 종교를 여러 지역에 퍼트리는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 이를 게임 속의 이야기에 제대로 녹여냈다는 점이 확장팩의 매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종교는 문명 시리즈가 가진 뛰어난 몰입도를 살리면서 색다른 재미를 주는 요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우린 기존 시리즈가 가진 느낌을 버리지 않으면서 종교와 첩보전을 더했습니다. 특히 첩보전은 맵에서 보여주는 형태가 아니라 다른 화면으로 옮겨 진행 됩니다.”

첩보전에 대해 에드 비치 디자이너는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용자가 선거 결과를 조작하거나 비밀 정보를 훔쳐내고 적군의 도시를 감시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기존보다 더욱 폭넓은 플레이를 할 수 있단 것이다.

“전투가 변한 것도 사실입니다. 기존과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점은 전투의 수치들이 대폭 변경됐다는 것이겠죠. 유닛들의 상성부터 형태 등이 다양하게 바뀌게 되면서 전선을 형성하고 유지, 후퇴하는 것도 좀 더 치밀해졌습니다. 문명에 강한 한국 게임 이용자들에게 큰 재미가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문명5 확장팩에는 그전에 볼 수 없던 근접 공격형 선박이 추가됐다. 이 유닛은 섬으로 구성된 맵의 전투 방식을 완전히 바꿀 수 있는 획기적인 시도다. 이를 통해 해안 도시를 공격하고 금을 약탈할 수 있으며 심지어 해안 도시를 정복하는 것도 가능하다.

■문명5 확장팩은 기존 시리즈의 매력을 한껏 살리는 계기될 것

“문명 시리즈는 여러 시대에 걸쳐 제국을 통치하고 사람들의 운명에 영향을 주는 큰 결정을 빠르게 내릴 수 있다는 점이 매력입니다. 이용자 주변의 세계를 변화시키고 결국은 전 세계를 지배할 수 있다는 것이죠. 이만큼 큰 매력이 또 있겠습니까?”

에드 비치 선임 디자이너는 확장팩이 이러한 느낌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결정과 선택에 대한 재미를 놓치지 않도록 만들었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게임 이용자들이 선택을 내린 것에 따라 매우 흥미로운 결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여러 차례 다듬었다는 것이다.

“마지막 신규 요소는 게임 이용자들이 세계 정복을 할 때 전략을 직접 보완해주는 맞춤형 보너스 세트입니다. 이 요소는 그동안 초보자나 중급 게임 이용자들이 마지막 부분까지 가기 전에 생기는 돌발 변수를 최소화 시켜줍니다.”

이 외에도 시나리오 부분도 대폭 변경됐으며 문명 시리즈의 재미를 헤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탐험’ 요소를 더해 이야기에 몰입하게 만들었다. 에드 비치는 “문명5 확장팩은 원래부터 보여주고 싶었던 최고의 모습을 담는데 성공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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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명 DLC를 만들면서 한국의 역사에 대해 많이 배웠습니다. 언젠가는 한국을 방문해 제가 만든 DLC가 얼마나 한국을 사실적으로 담아냈는지도 확인하고 싶습니다. 더 많은 문화와 사람을 만나는 것은 문명 시리즈의 개발자인 저의 임무이기도 합니다. 고맙습니다.”

한국 이용자들에게 감사드린다는 말을 끝으로 에드 비치 선임디자이너와의 인터뷰는 끝났다. 그는 한국에 문명5 확장팩을 선보일 수 있다는 점에 대해 기쁘고 이런 사실에 설렌다는 말을 남겼다. 더불어 엑스엘게임즈는 문명IP를 활용한 온라인 게임을 개발 중이라고 알려져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