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마케팅 조직에 애플제품 금지령?

일반입력 :2012/03/21 14:55    수정: 2012/03/21 17:10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서 흘러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문건이 직원들에게 애플 제품 구매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눈길을 끈다. 향후 MS가 구매 대금 지원이 아니라 제품 사용 자체를 제한할 가능성도 있어 주목된다.

미국 지디넷은 20일(현지시각) 유출된 것으로 추정되는 메일 내용을 인용 보도하며, MS가 마케팅 세일즈 조직에 맥, 아이패드 단말기 결제비용을 청구하지 말라고 공지했다면 과연 영리한 것일지 무의미한 조치일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지디넷에 해당 문건을 전달한 제보자는 해당 정책이 지난주 나온 것이라고 밝혔다.

그 문건에 따르면 MS가 애플 단말기 구입 금지령을 적용한 부서는 '세일즈 마케팅 서비스 그룹(SMSG)'이다. 이 조직은 이름 그대로 MS에서 세일즈, 마케팅, 서비스, IT 운영을 담당한다. SMSG 구성원들이 맥 컴퓨터나 아이패드를 구입할 때 청구한 비용은 회사 방침상 결재되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 회사 소개내용을 보면 전세계 직원가운데 SMSG부서에 해당하는 사람이 4만6천여명에 이른다고 돼있다. 이는 일반 소비자 대응업무 담당자와 기업 세일즈, 서비스, 지원 담당자를 아우른다.

지난 14일 보내진 메일의 발신자는 알레인 크로지어 MS SMSG 최고재무책임자(CFO)로 표기돼 있다. 이 메일에서 크로지어 CFO는 다음주부터 미국에서 (업무지원을 위한) 표준 구매절차 '존스카탈로그' 항목가운데 애플 제품에 대한 지원을 중단할 것이라며 미국외 지역에서는 해당 재무조달 팀에 이 지침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디넷은 MS측에 이 내용의 진위여부를 확인해달라고 요청했으나 회사는 그에 대한 답변을 거부했다. 사실일수도 아닐 수도 있다는 얘기다. 물론 사실로 받아들일만한 정황은 충분해 보인다.

우선 MS는 지난 2009년부터 아이폰, 블랙베리, 팜 단말기같은 경쟁사 스마트폰과 그 요금제를 쓰는 직원에게 해당 비용을 지원하지 않았다. 대신 지난 2010년부터 직원들에게 무료 윈도폰을 나눠줬다. 애플이 지난 2007년 직원들에게 아이폰을 나눠준 것과 같은 조치다.

이번에 MS가 맥과 아이패드 구매 승인을 금지한 것은 윈도8 출시 일정이 다가왔기 때문일 수도 있다. 윈도8은 PC와 태블릿을 모두 겨냥해 만든 운영체제(OS)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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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디넷은 현재 MS가 직원들에게 윈도폰이나 윈도PC만을 쓰도록 강제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다만 유출 문건 말미에 언급된 내용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수위가 낮은' 것이다. 향후 사용 제한의 강도를 높여나갈 수 있다는 암시로도 읽힌다.

지디넷 블로거 마리 조 폴리는 실제로 애플 제품 사용 금지 조치가 내려질 경우 이는 MS에게 현명한 선택이라며 사실 여태 이런 방침을 적용하지 않았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