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8 뜬다-죽는다" 엇갈리는 평가...왜?

일반입력 :2012/03/21 08:30    수정: 2012/03/21 15:37

'올하반기' 언제쯤이라던 윈도8 출시 시점이 오는 10월로 확정됐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새 운영체제(OS)를 기존 x86 PC와 ARM 기기에서 모두 돌아가게 만들 계획이다. 올여름 제조사들에게 완성판(RTM)이 넘어간다고 하니, 기술적인 준비는 이미 후반부에 돌입한 모양새다.

다만 아직 정식 출시까지 반년 이상을 앞둔 제품에 대해 업계 전문가와 신기술에 관심이 많은 사용자들은 벌써 그 성패를 판가름하기 바쁜 모습을 보인다. 특히 새로 투입된 터치스크린 중심의 사용자 인터페이스(UI)가 찬탄의 선두에 놓였다.

대체적 의견은 극단적으로 대립하는 모양이다. 일명 '메트로UI'를 앞세운 MS의 윈도8 PC 전략에 대해 한쪽은 망하기 십상이란 평가를, 다른 한쪽은 좀 더 다듬으면 시장에 큰 파괴력을 몰고올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이 논쟁의 발단은 윈도8이 보여준 메트로UI와 데스크톱의 '공생'이다. MS 입장에서 터치스크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복잡한 윈도 데스크톱 화면보다 간소화된 UI가 필요했던 게 사실이기에 이는 불가피한 선택으로 비친다. 그러나 더 잘 할 수 있었지 않느냐는 아쉬움도 뒤따른다.

문제가 되는 부분 하나는 메트로UI에 마우스와 키보드를 연결했을 때 나타난다. 윈도8은 터치스크린이 없는 상황에서도 메트로UI에 초점을 둔 조작체계를 제시한다. 여전히 다루긴 어렵지 않지만 호불호가 나뉜다. 마우스와 키보드를 연결한 메트로UI가 어색한 이유는 사용자들이 그 장치들을 더 복잡한 작업에 써온 탓으로 보인다.

어쨌든 MS는 사용자들이 기존 데스크톱 기반 작업 가운데 메트로UI 환경으로 가져올 수 있는 영역이 있다고 판단한 듯하다. 실제로 모바일 기기로 일부 업무용 또는 정보관리 소프트웨어 활용이 증가 추세다. 기존 데스크톱 기반 애플리케이션을 쓸 수 있도록 지원하면서, 간소화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메트로UI를 쓰도록 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앱 개발자들이 메트로UI에서 최적화된 터치스크린 경험을 제공하는데 집중해야 할지, 마우스와 키보드 사용 환경을 함께 보장해야 할지 불분명하다. 즉 MS가 앱개발자들에게 터치스크린과 마우스, 키보드 환경을 구분해 만들것인지에 대한 결정을 떠넘긴 듯한 인상도 준다.

또 MS가 통합을 시도한 메트로UI와 데스크톱이 조화롭지 못하다는 비판도 두드러진다. MS는 복잡했던 윈도 사용자 경험을 단순화하려고 데스크톱에서 시작단추를 빼고 PDF와 이미지 파일 등을 열기 위한 주요 내장 프로그램을 메트로UI 기반으로 바꿨다. 일상적인 작업을 메트로UI에서 하도록 유도한 것이다.

시작 단추에는 윈도 업데이트를 관리하고 새 장치를 추가하거나 프로그램을 지울 수 있는 제어판, 전체 하드디스크 용량을 확인하고 파일을 관리할 수 있는 '내 컴퓨터', 사진과 음악과 문서를 관리할 수 있는 '내 문서' 폴더, 컴퓨터를 켜고 끄는 조작, 내장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할 수 있는 바로가기 등이 뭉뚱그려져 있었다.

기존 시작단추에 모여 있던 기능들은 이제 필요한 맥락에 따라 메트로UI 곳곳으로 흩어졌다. 그 위치를 찾아 실행하면 그 아이콘이 메트로환경 대신 기존 데스크톱 영역으로 사용자를 보내버리기도 한다.

이에 대해 2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하나는 사용자들의 윈도 경험을 훨씬 단순화시킴으로써 원하는 작업을 하는 것에 집중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기존 사용자들의 윈도 사용 습관을 강제로 바꾸고 개별적인 운영체제(OS) 조작을 제한하는 것이다.

MS가 새 UI로 다루기 어려운 복잡한 작업을 기존 데스크톱 경험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구분했다고 볼 수도 있고, 전반적으로 메트로UI를 충분히 통합하지 못했다고 볼 수도 있다. 이 판단은 결국 윈도8 사용자가 얼마나 복잡한 작업을 요구하느냐에 달렸다. MS가 아예 전체 윈도 시스템 기능을 메트로UI로 치환시켰다면 어떤 사용자는 쓸데없이 복잡한 것을 넣어뒀다고 불평할 수도 있는 노릇이다.

이미 하반기 윈도8 출시를 앞두고 여러 매체와 사용자들이 컨슈머프리뷰 버전에 대한 감상과 의견을 남긴 바 있다. 앞서 흘러나온 불만과 칭찬가운데 두드러진 내용을 정리해 봤다.

■윈도8, 뭘 잘못했는지 알려주마

우선 윈도8이 과거 윈도 비스타보다도 더 PC 시장의 냉정한 외면을 받을 것이란 시각이 있다. 지디넷 블로거 아드리안 킹슬리 휴즈가 윈도8을 놓고 MS의 '최대 도박'이라 표현하며 실패론을 제기한 게 지난 12일이다.

그는 윈도8이 아예 플랫폼 전반에 '메트로' 특성을 더 드러내든지, 이를 자제하고 기존 윈도7처럼 보이든지 하는게 더 나았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현재 윈도8 컨슈머프리뷰를 사용중인 그는 데스크톱 클래식모드만 쓸 방법이 있었다면 메트로UI는 거들떠보지도 않았을 거라고 강조한다. 이렇듯 MS가 윈도8 메트로UI를 터치스크린 중심의 태블릿 환경에서뿐아니라 기존 데스크톱PC 환경에서도 유용하다고 강조한 태도를 정면 비판한다.

킹슬리 휴즈가 꼽은 윈도8 클라이언트의 문제점은 ▲메트로UI를 끄고 기존(클래식) 데스크톱을 쓸 수 있는 방법이 없고 ▲그렇게 강제된 메트로UI가 항상 유용한 것도 아니며 ▲동작음성인식 센서 '키넥트' 지원이 미비하고 ▲곳곳에 비효율적인 모습이 발견되고 ▲라이브타일이 썩 유용하지 않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더불어 대화면 시스템에서 메트로UI는 엄청난 공간 낭비와 효율적이지 못한 애플리케이션 배열 방식 때문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그는 까놓고 말해 앞서 윈도8을 일부러 깎아내린 측면도 있지만 태블릿 단말기에서만큼은 꽤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최종판이 나올때까지 MS가 약간 조화롭지 않은 부분들을 다듬어낼지 어떨진 몰라도 윈도8이 어쨌든 레드몬드(MS 본사 소재지)에서 나온 최고의 태블릿용 OS가 될 듯싶다고 썼다.

이어 하지만 새 PC 또는 새 OS를 팔아야할 상황 어느쪽이든 터치 기능은 중요한 요소가 되지 못할 것이라며 MS 바깥의 몇몇 파워유저들이나 내가 볼 때 개인 소비자나 기업 시장 어느쪽이든 터치 기능을 요하는 PC 수요는 적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어쩌면 윈도8이 모든 사람에게 모든 것을 제공하려 하느라 모든 국면에 실패할 수도 있다는 느낌이 든다며 윈도8은 (꽤 성공한) 윈도7의 필수요소들과 휴대폰 플랫폼 윈도폰에서 가져온 메트로UI를 나사로(억지로) 연결한 '프랑켄슈타인' 괴물처럼 쓰기 거북하다고 혹평했다.

■윈도8은 게임체인저…아이패드와 다르다

정반대 의견도 있다. 지난 16일 미국 CNN머니 데이비드 골드먼은 윈도8 컨슈머프리뷰 사용 소감으로 '게임체인저'라는 평가를 내렸고 소비자용 단말기 리뷰를 다루는 인도 IT블로그 기즈모와치의 압둘 바히드는 약 3개월전 '윈도8을 게임체인저로 만드는 10가지 쿨한 기능'을 정리했다.

우선 데이비드 골드먼은 사용자 관점에서 윈도8 컨슈머프리뷰를 통해 접한 메트로UI를 극찬했다. 윈도8이 아이패드 대항마로서가 아니라 PC시장을 혁신하기 위한 해법으로, 완벽하진 않지만 완성 단계에 도달했다는 평가다. 그 예시로 메트로UI가 과거 윈도 비스타를 만든 것과 같은 회사의 작품같지 않다며 우아하게 디자인된 앱, 매우 단순한 내비게이션, 직관적인 조작법에 방점을 직었다. 내장된 검색 기능과 빠른 시동 속도 등을 칭찬하고 다만 첫 화면의 '시작(Start)'란 문구는 실용성이 떨어진다고 언급했다.

그에 따르면 윈도8 시작화면의 메트로UI는 웹브라우징, 이메일, 사진공유, 소셜네트워킹, 캐주얼게이밍같은 일상적 작업에 적합하다. '라이브타일'은 PC 자체를 앱스토어로 인식케 할 정도로 편리해 아이패드만큼 쓰기 쉽게 느껴진다. 다만 애플 아이패드 전략과 MS의 윈도8에 대한 접근은 근본적으로 달랐다. 애플은 그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맞물리게 만드는 방향을 추구하는 반면 MS는 모든 기기 환경을 포괄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설계한다는 점에서 상반된다는 설명이다.

골드먼은 아이패드로 대표되고 있는 태블릿이 '차세대 PC'의 위상을 얻어가는 모습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주요 생산성 업무를 MS 오피스같은 툴과 기존 PC에서 돌아가는 콘텐츠 작업도구로 처리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파일 관리, 문서 편집 등 아이패드로 평범하게 처리하기 어려울 수 있는 작업들은 윈도8에서 기존 윈도7을 닮은 화면을 통해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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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기즈모와치의 바히드가 주목한 윈도8 기능은 일반사용자를 위한 터치 환경 외에도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기업 관리자를 위한 특성과 아직 완전히 활용하기 어려운 MS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를 포함한다.

그 10가지는 ▲태블릿과 PC 모두를 지원하며 윈도폰 후속 버전을 통해 모바일과 태블릿, PC간 애플리케이션 호환성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점 ▲뛰어난 터치 경험을 제공하는 메트로UI를 통해 태블릿과 노트북에 유연하게 적용된다는 점 ▲기업사용자의 경우 기존 윈도 업무환경과 호환성이 보장된다는 점 ▲'하이퍼V' 3.0버전을 기본 내장해 강화된 가상화 지원과 시스템 보호 성능을 보인다는 점 ▲OS와 네트워크 설계구조를 바꿔 네트워크관리 효율을 높인 점 ▲대화면이나 HDTV같은 외부 디스플레이 연결이 기본 지원되는 점 ▲윈도7에 비해 줄어든 시스템 성능 부담 ▲HTML, 자바스크립트, CSS같은 웹기술로 PC와 ARM 환경을 한번에 아우르는 앱개발 ▲윈도라이브 계정으로 사용자 최신 상태를 저장하고 설치된 애플리케이션을 간편하게 보관할 수 있는 클라우드 통합 기능 ▲HTML5와 CSS3 등 최신 웹기술을 지원하는 인터넷익스플로러(IE)10 버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