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코, UCS 3.0 출시하며 엷은 미소

일반입력 :2012/03/14 11:25

시스코시스템즈가 x86서버 유니파이드컴퓨팅시스템(UCS) 3세대 제품을 출시했다. 최근 모든 서버업체들이 가상화와 클라우드를 강조하는 가운데, 2009년부터 가상화를 UCS 전면에 내걸었던 시스코는 3년 만에 옅은 미소를 지었다.

시스코는 13일 UCS 3세대 플랫폼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일명 UCS 3.0으로도 불리는 신제품은 한층 강화된 네트워크 통합, 컴퓨팅, 가상화 및 관리 기능을 앞세웠다.

시스코 UCS 3세대는 인텔 제온 프로세서 E5-2600 제품군을 탑재했다. 기존 UCS 서버에 비해 메모리 용량은 8배, 입출력(I/O)은 4배로 늘려 서버 밀도와 효율을 높였다.

■메모리 늘리고, I/O 대역폭은 80기가까지

시스코는 블레이드 서버 1대와 랙 마운트 서버 2대를 UCS 포트폴리오에 추가했다. CPU 코어, 캐시가 늘었고, 메모리 용량이 768GB까지 확장가능하다.

블레이드 서버인 UCS B200 M3는 하프 블레이드 폼 팩터로 24개 DIMM 슬롯을 자랑한다. NIC과 HBA를 합친 통합IO카드는 80기가비트의 I/O 대역폭을 제공한다.

랙 서버인 UCS C220 M3는 웹서비스와 분산 데이터베이스 등의 워크로드 처리를 위한 1RU 서버다.C240M3는 다양한 스토리지 집중형 인프라의 워크로드를 위한 2RU 서버다.

이와 함께 시스코 UCS 매니저는 통합 패브릭 기술을 통해 단일 도메인 내에서 블레이드와 랙마운트 서버를 통합 관리할 수 있게 됐다. 시스코는 올해 하반기 중 단일 데이터센터뿐 아니라 전세계 데이터센터의 UCS를 한번에 관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다중 UCS 도메인에 대한 중앙 관리 기능으로 대규모 UCS 클라우드 환경의 자동화와 오케스트레이션을 구현하겠다는 것이다.

시스코 UCS 통합I/O 모듈 2204XP는 워크로드 폭증을 처리할 수 있도록 각 섀시에 80Gbps 및 160Gbps의 옵션을 제공한다. 모듈은 포트 채널 설정 기능도 제공한다. 이는 모든 포트에 걸쳐 로드밸런싱을 가능하게 해 보다 높은 링크 활용 및 대역폭을 통해 효율과 복원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UCS 6296UP 패브릭 인터커넥트는 UCS 패브릭의 스위칭 용량을 960Gbps에서 1.92Tbps로 두 배 증가시켰다. 엔드투엔드 대기시간을 40%까지 줄여 애플리케이션 성능을 향상시킨다. 패브릭 인터커넥트는 통합 포트에 따른 인프라 민첩성과 에너지 효율 향상은 물론 포트당 와트를 최대 36%만큼 낮춰준다고 회사측은 강조했다.

■델, IBM, HP “가상화, 클라우드” 시스코 웃다

시스코 UCS는 네트워크 기술인 패브릭을 활용하는 x86서버다. 2009년 이더넷과 파이버채널 카드를 통합한 I/O카드를 탑재하고, 메모리 탑재용량을 최대로 높여 등장했다.

시스코의 UCS 콘셉트는 가상화와 네트워크를 강조한다. I/O 통합은 파이버채널오버이더넷(FCoE)를 활용하면서, 물리적인 네트워크 연결을 단순화하면서, 고대역폭을 제공하게 했다. 극대화된 메모리 용량은 하나의 물리적 서버에서 더 많은 가상머신(VM)과 가상데스크톱(VDI)를 생성할 수 있게 한다.

이는 네트워크에 익숙하지 않은 서버 담당자들에겐 생소한 얘기였다. 사업 초기 UCS의 개념을 이해시키는데만 모든 역량을 투입해야 했을 정도다. 하지만, 가상화와 클라우드가 대세로 떠오르면서 UCS의 콘셉트가 빛을 보기 시작했다.

최근 인텔의 제온 E5 출시와 함께 서버업체 상위 5개사 모두 앞다퉈 차세대 x86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연이은 출시행사에서 HP, IBM, 델, 후지쯔 등은 너도나도 가상화와 IO 대역폭 향상을 강조하는 모습이었다. 메모리용량도 768GB까지 확장할 수 있게 했다.

이에 시스코코리아 관계자들은 “가상화와 네트워크를 강조했을 때 코웃음치던 서버업체들이 이제 시스코를 따라하고 있다”라며 “하지만 선도적인 위치에 선 시스코 UCS는 여전히 한발 앞서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시스코는 최근 가트너, IDC 등의 분기별 서버시장 보고서에서 블레이드 서버 분야 세계3위로 언급된다. 가트너 매직쿼드런트에서 시스코는 델에 앞서있다.

국내의 경우도 시스코코리아는 빠르게 UCS사업을 안착시키고 있다. 시스코코리아의 국내 x86서버 점유율은 3%대다. 시스코가 2소켓과 4소켓 서버만 판매하고 있다는 점과 경쟁사들이 모든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10~15%대 점유율을 차지한다고 볼 수 있다.

시스코UCS는 LG CNS, CJ시스템즈, 수자원공사, 네오위즈게임즈, KT 등에 공급됐고, 최근엔 더존비즈온의 SaaS 인프라로 채택됐다. 더존비즈온(대표 김용우)은 지난 1월부터 시작한 세무회계사무소 대상 클라우드 서비스 ‘스마트텍스오에스(Smart TaxOS)’에 UCS와 넥서스를 채택했다.

더존비즈온은 패키지 형태의 기업경영 정보화 솔루션인 ‘아이플러스(iPLUS)’를 가상화 기술 기반의 클라우드 서비스로 제공하면서 애플리케이션 가상화 환경을 시스코 UCS와 넥서스, VM웨어 V스피어, 넷앱 스토리지를 묶은 플렉스포드(FlexPod)를 도입했다.

■시스코, 마냥 웃을 수는 없는 상황

HP, IBM, 델 등 상위권 업체들의 최근 움직임을 기술적 차원에서 시스코를 따라한다고 보긴 어렵다. 다만, 메시지의 초점이 가상화와 네트워크에 더욱 맞춰졌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메모리 용량을 늘리는 작업은 인텔 CPU의 발전과 함께 빠르게 실현되고 있다.

무엇보다, 기존 x86 서버시장의 강자들이 시스코와 동일한 메시지를 던진다는 점은 절대 시스코에게 마냥 웃을 상황은 아니다. 오히려, 가상화에 특화됐다는 시스코 UCS의 이미지가 흐릿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시스코 UCS는 3세대를 맞이하면서 좀 더 네트워크를 강조하고 있다. 가상화 트렌드가 클라우드로 이어지면서, 데이터센터 인프라의 유연성과, 확장성, 관리 측면이 네트워크 차원에서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을 싣고 있는 것이다.

원거리 데이터센터 관리, VM 무중단 마이그레이션, 오케스트레이션 자동화 등이 시스코에서 강조되고 있다. 이 작업의 핵심이 네트워크란 게 시스코의 주장이다.

서버업체들도 네트워크 중요성을 무시하지 않는다. 최근 네트워크분야의 화두인 ‘오픈플로’는 서버, 스토리지, L2-L3 네트워크, 보안 등에 걸쳐 오케스트레이션 자동화를 목표로 한다. HP, IBM 등이 오픈플로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오픈플로 네트워크 기능을 발판삼아 x86서버와 네트워크를 통합시키고 있다.

시스코 UCS의 주력제품인 블레이드 서버시장이 한국전체 x86 중 10%에 불과하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블레이드 시장이 가상화 확산으로 증가추세지만, 여전히 세계 3위 블레이드 서버업체란 이름표는 현 시장 규모에서 빛을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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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버시장의 기존 강자들의 전체 점유율이 큰 변동을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시스코는 아직 서버업계의 초보자다. 국내 채널망이나 파트너 지원체계도 타사에 비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스코코리아 측은 “작년 채널 다지기에 집중했다면, 올해는 대기업 시장과 볼륨 시장 모두의 체제를 공고히 다지는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