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S, 유니파이드 스토리지 행렬 합류

일반입력 :2012/03/12 15:14    수정: 2012/03/13 11:02

히타치데이터시스템즈(HDS)가 유니파이드 스토리지 행렬에 합류한다. 올해 상반기 중 유니파이드 스토리지를 출시하고 중저가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HIS)는 네트워크 스토리지(NAS) 플랫폼을 소개하는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올 상반기 중 유니파이드 스토리지를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유니파이드 스토리지는 하나의 하드웨어에서 파이버채널(FC SAN), 이더넷(NAS), 파이버채널오버이더넷(FCoE), iSCSI 등의 프로토콜을 모두 사용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서버와 스토리지 통신 수단마다 별도로 구축해야 했던 제한을 없앤 것이다.

유니파이드 스토리지는 SAN의 안정성과 고성능, NAS의 유연성과 확장성을 결합했다는 점에서 비용 대비 효율성을 앞세운다. 스토리지 관리도 간편하고, 구축도 큰 어려움이 없다. 이같은 인기로 금융권과 공공 시장에서 유니파이드 스토리지 수요증가가 눈에 띈다.

HDS는 오랜 동안 하이엔드 SAN 스토리지 분야의 강자였다. 세계 하이엔드 SAN 스토리지 1위는 HDS다. 반면, 미드레인지 이하 시장의 경우 HDS는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NAS의 경우는 HNAS를 판매하지만 경쟁사 제품에 비해 고가인 탓에 많이 보급되지 못했다. 뒤늦게 NAS 시장 강화에 나선 HDS는 2010년 블루아크를 인수해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모습을 취했다.

양정규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대표는 “HDS는 다소 보수적이어서 유행에 따라 바로 제품을 내놓지 않고 시장 동향을 파악해 철저히 안정성 검증을 마친 뒤 출시한다”라며 “상반기 중유니파이드와 모듈러 스토리지 등 미드레인지급 제품을 국내에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태 HIS 프로페셔널서비스사업부 본부장은 “지난해와 재작년 블루아크 판매대수와 매출액은 항상 70~80%이상 해마다 성장했다”라며 “성능과 확장성은 좋지만 비싸다는 HNAS의 단점을 커버하면서 NAS시장을 확보하고, 유니파이드 스토리지 제품 을 출시해 EMC나 넷앱에 대응가능한 라인업 구축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SAN이든 NAS든 상관없다’ 스토리지 비용효율성

유니파이드 스토리지의 출발은 비용효율성이다. 기업들이 한정된 IT예산으로 낭비를 줄이고 최대 효과를 누리길 원하면서, 스토리지 업계가 대응한 방식이다.

과거 스토리지는 데이터 전송 안정성을 중시하는 주요 업무의 경우 SAN을, 안정성은 나쁘지만 빠르게 확장해야 하는 경우 NAS를 사용했다. 일반적으로 SAN은 금융, 공공 시장에서, NAS는 인터넷, 통신 시장에서 주로 사용돼왔다. 때문에 한때 스토리지업계엔 SAN이냐 NAS냐를 두고 뜨거운 논쟁이 벌어졌다.

하지만, 전세계적으로 기업이 생성하고 저장해야 하는 데이터량의 급증으로 스토리지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NAS와 같은 확장성과 비용효율성에 대한 요구가 늘어났다. 고가의 SAN 장비에 인터넷 데이터를 담기엔 너무 비쌌기 때문이다. 이에 스토리지 업계가 내놓은 해법이 SAN과 NAS를 하나의 박스로 묶는 유니파이드 스토리지였다.

유니파이드 스토리지를 처음 내놓은 회사는 넷앱이다. 네트워크 어플라이언스란 이름으로 시작했던 이 회사는 미드레인지 NAS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했다. 넷앱은 이후 EMC, HDS, IBM 등이 활동하는 SAN 시장 진출을 위해 2001년 유니파이드 스토리지를 내놨다. 데이터온탭이란 운영플랫폼을 사용하는 FAS 시리즈다.

이후 EMC도 유니파이드 스토리지 행렬에 동참했다. 클라렉스와 셀레라 제품군을 통합해 유니파이드 스토리지로 제공한 것이다. 본격적인 투자에 이어 본격적인 제품은 작년초 VNX와 VNXe란 이름으로 출시됐다.

EMC의 VNX는 출시 후 1년동안 유니파이드 스토리지 분야에서 빠르게 성장했다. 현재는 EMC와 넷앱이 관련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HP는 멀티프로토콜 스토리지로 쓰리파(3PAR)를 강조하는 모습이다. NAS인 X9000과결합해 스토리지 프로토콜을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유니파이드 대세론, 그러나…

HDS의 유니파이드 스토리지 출시 소식에 넷앱이나 EMC는 오히려 반기는 입장이다. 두 회사는 스토리지 시장에서 ‘유니파이드’ 콘셉트를 주요 흐름으로 만들기 위해 ‘적과의 동침’을 해야 했다. 유니파이드는 넷앱과 EMC가 IBM, HP, HDS의 시장을 뒤흔드는 무기였다.

HDS가 유니파이드 캠페인에 동참하게 되면, 시장 메시지는 ‘유니파이드가 대세’란 쪽으로 기울 수 있다. 그동안 비슷한 콘셉트 제품을 갖고 있으면서도 명확히 유니파이드란 말을 붙이지 않았던 HP, IBM도 태도를 바꿀 수 있는 것이다.

초점은 HDS가 출시하게 될 유니파이드 스토리지의 모습이다. 일반적으로 진정한 유니파이드 스토리지란 컨트롤러 메인보드 하나에서 모든 프로토콜을 지원해야 한다. 컨트롤러 두개를 하나의 박스로 포장해 유니파이드라 이름붙인 유사제품이 많기 때문이다.

현재 HDS는 SAN과 NAS를 하나의 박스에서 이용할 수 있지만, 메인보드는 별도인 제품을 갖고 있다. 이 회사는 이를 유니파이드라 부르진 않았다.

관련기사

또 다른 변수는 하드웨어를 넘어선 유니파이드 스토리지가 나타나기 시작했단 점이다. 하드웨어 제조업체를 구분하지 않고 하나의 스토리지 풀로 만들어 관리할 수 있는 데이터 솔루션이다. 최근 국내진출하는 액티피오는 어떤 제조업체의 스토리지든 하나로 묶어 가상화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갖고 있다.

액티피오의 솔루션은 아직 백업 등에 초점을 두고 있다. 어떻게든 하드웨어는 구축해야 한다. 하지만, 미국 벤처기업을 중심으로 오픈소스 기반 멀티프로토콜 스토리지 플랫폼이 하나둘 등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니파이드 스토리지 대세론은 여전히 판단을 보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