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거대 플랫폼화 되는 아파치 웹 서버 vs 젊고 가벼운 경쟁자

전문가 칼럼입력 :2012/03/06 08:00

권희웅
권희웅

6년 만에 메이저 업데이트가 이루어졌는데! 너무 조용한 것 아닌가? 최근 2.4 버전이 출시된 아파치 웹 서버에 대한 이야기다. 아피치 웹 서버는 명실공히 웹 서버 1등 주자다. 2005년 2.2 출시 이후 거의 6년 만에 2.4 버전이 출시된 아파치 웹 서버는 오랜 기간 뜸들인 만큼 변화의 폭이 상당하다.

가장 크게 눈에 띄는 것은 아파치의 기능적 스펙트럼이 넓어지는 동시에 정교해 지고 성능도 좋아졌다는 것이다. 이중 최근 IT 산업의 트렌드와 연관지어 주목해 볼 부문으로 HTTP 프록시와 캐싱 기능 개선을 꼽을 수 있다. 이는 네트워크 업체들의 ADC(Application Delivery Controller) 전용 장비가 제공하는 웹 가속 영역을 포함하는 기능들이다. 아마 클라우드 컴퓨팅 시대가 현실화 되면서 일어나고 있는 네트워크 단에서의 트래픽 폭주와 병목 현상 발생 등에 대한 효율적인 처리에 대한 고민이 이번 아파치 2.4에 담겨있지 않나 싶다.

 

아파치 2.4에 포함된 HTTP 프록시와 캐싱은 거의 전용 솔루션에 비견할만큼 큰 폭의 성장이 이루어 졌다. 이와 관련해 주목할 부문은 아파치 그룹의 인큐베이터 프로젝트 중 아파치 트래픽 서버(Apache Traffic Sever)와 아파치 웹 서버 간의 관계다.

아파치 트래픽 서버는 아직까지는 그다지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향후에 스퀴드(Squid)와 같은 캐시 서버에 정면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아파치 웹 서버는 웹 서버가 주된 기능이며, 부가 기능으로 HTTP 프록시와 캐싱이 있는 반면에 아파치 트래픽 서버는 HTTP 프록시와 캐싱이 주요 기능이며 여타의 캐시 서버보다 높은 성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현재 야후가 이를 이용하여 클라우드 컴퓨팅 영역에서 로드밸런싱, 라우팅 및 보안 기능 등과 더불어 웹 사이트를 가속하는 형태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참고로 아파치 트래픽 서버는 원래는 잉크토미에서 만든 상용 트래픽 서버였고, 야후가 2003년에 잉크토미를 인수하면서 야후에서 지속적으로 개선해 사용하여 왔던 것을 아파치 재단에 기증한 것이다.

아파치 웹 서버가 자체적으로 웹 가속 기능 등을 강화시키는 와중에 아파치 트래픽 서버가 인큐베이터 프로젝트로 등록된 것을 어떻게 봐야 할까? 아마도 이 두 프로젝트는 경쟁을 한다기 보다 상호 보완적인 방향으로 발전할 것 같다. 설명하자면 아파치 웹 서버와 스퀴드 조합의 구성을 아파치 웹 서버와 아파치 트래픽 서버의 연동으로도 할 수 있게 되는 그런 관계로 말이다.

아파치 웹 서버가 유연성 높은 플랫폼이 되가면서 목격되는 현상이 하나 더 있다. 여기저기서 젋고 가벼운 경쟁자들의 도전을 받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번 2.4의 각종 기능 개선을 관통하는 키워드가 성능이 된 것도 거대 플랫폼화 되어 가는 아파치가 사방의 젊은 경쟁자들로부터의 도전을 풀어가기 위해 알게모르게 큰 힘을 들이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 아닐까?

■아파치 경쟁자로 떠오른 'NGiNX'

현재 아파치와 경쟁 구도를 가져가는 대표적인 주자로 바로 NGiNX(엔진엑스)이다. 넷크래프트(Netcraft)의 자료에 따르면 엔진엑스는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독보적인 점유율의 아파치 웹 서버와 마이크로소프트 IIS의 뒤를 이어 3위에 랭크되어 있으며 2위와의 격차는 매우 적은 상태다. 그리고, IIS는 점차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에 엔진엑스는 꾸준히 점유율이 상승을 하고 있어 향후 몇 년 내에 확고한 2위의 위치를 잡을 것으로 예측해 볼 수 있다.

관련기사

이러한 결과뿐만 아니라 엔진엑스는 이미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웹 서버로 아파치 웹 서버에 비하면 한 체급 아래지만(코드 라인 수 등을 감안했을 때 좀 가벼운~) 웹 서버와 프록시 서버 등의 역할을 할 때 그 성능만큼은 이미 정평이 나있으며, 모듈화 구조로 아파치 웹 서버와 같은 유연성과 확장성에 대한 장점이 있어 아파치의 점유율을 빠르게 빼앗을 가능성이 있는 신흥 강자다. 아피치와 같은 길을 가지만 서로 목적지가 다를 수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서로 신경쓰이는 것은 사실이다. 2.4 버전 출시와 때를 같이해 아피치와 엔진엑스 간 성능 비교 자료가 바로 올라왔을 정도다.

아파치 웹 서버가 방대한 코드 규모로 플랫폼화 되어 가는 것은 이미 기정 사실이다. 온프레미스 환경에서의 웹 서버를 넘어 이제 클라우드 환경까지 수용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되어 가고 있다. 이런 진화 로드맵의 특징상 아파치는 다양한 부문에서 전용 솔루션들과의 경쟁 또는 상호 보완 관계를 형성해 갈 것으로 보인다. 웹 서버의 플랫폼화 조류 속에서 향후 기술의 발전 방향이 어떻게 잡혀갈지! 우리가 아파치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권희웅 IT컬럼니스트

리눅스 커널을 들여다 보고 개발을 해온지 어언 십수년, 현재 네트워크 장비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개발을 고민하고 있으며, 리눅스 및 커널 네트워킹과 시스템의 작동 원리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