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 2012]삼성-LG 필기戰, 중국폰 지워질 판

일반입력 :2012/02/27 16:00    수정: 2012/02/27 17:42

바르셀로나(스페인)=김태정 기자

<바르셀로나(스페인)=김태정 기자>삼성전자와 LG전자가 화면에 직접 필기하는 스마트 기기로 격돌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2’의 핵심 관전 포인트다.

한국산 타도를 외치며 나름대로 신제품을 준비한 ZTE와 화웨이 등 중국 부스는 ‘패스트 팔로워(선두를 재빠르게 뒤쫓는 후발 업체)’의 한계를 느낀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27일(현지시간) MWC 개막과 함께 ‘갤럭시노트10.1(인치)’를 주력으로 공개했다. 전작 ‘갤럭시노트5.3(인치)’가 진화한 제품으로 애플 ‘아이패드3’ 견제 임무도 맡았다. 갤럭시노트10.1은 화면을 둘로 나눠 한 쪽은 ‘S펜’이라는 별도 펜을 이용한 필기, 나머지는 웹 서핑과 동영상 재생 등이 가능한 ‘멀티태스킹’ 특징이다. 태블릿 반쪽에 띄운 웹페이지를 보며 다른 반쪽에 받아 적는 시연이 MWC서 인기를 끌었다.

도형을 디지털 수식으로 변환, 보정과 복잡한 공학으로의 풀이도 눈길을 끈다. 이공계 산업과 교육용으로 활용도가 높음은 물론, 필기 기능의 발전이 주목되는 부분이다.

이에 맞서 LG전자는 5인치 스마트폰 ‘옵티머스뷰’를 공개했다. 역시 화면에 직접 필기 기능을 전진 배치했고, 펜뿐만 아니라 손가락도 인식한다는 것이 갤럭시노트 시리즈와의 차별점이다. 급할 때는 손가락, 세밀한 작업에는 펜을 쓰면 활용도가 더 커진다.

5인치 IPS 디스플레이는 A4용지, 아이패드 등과 같은 4:3 비율로 ‘독서가 편한 스마트폰’을 지향한다. LG전자의 새로운 실험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다른 기술로 경쟁 중이지만 ‘필기’가 새로운 모바일 주류로 부상했음은 함께 강조했다. 국산 스마트 기기 제조 기술이 만들어낸 시장이다. 성공 가능성은 높으면서도 애플이 들어서지 않은 분야라는 점도 이들의 기대심을 키웠다.

신종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앞으로 스마트 기기는 펜 기술을 탑재한 것과 그 외로 나뉠 것”이라며 “단호하게 말해서 전자펜 방식 스마트 기기는 성공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박종석 LG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본부장도 “옵티머스뷰가 태블릿 역할을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새로운 시장을 만들었다는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MWC에서 삼성-LG 옆에 위치한 중국 ZTE와 화웨이 부스는 쿼드코어 스마트폰이 주력이다. 쿼드코어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4개를 가동, 연산속도를 올린 기술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스마트폰 탑재에 진작 성공했다.

삼성전자는 쿼드코어 탑재 ‘갤럭시S3’를 하반기 애플 ‘아이폰5’와의 경쟁에 대비해 감췄다. LG전자는 쿼드코어 ‘옵티머스4X HD’를 MWC에 공개했지만 주력은 옵티머스뷰임을 분명히 했다.

관련기사

결국 하드웨어 기능은 여유롭게 갖춘 삼상전자와 LG전자가 ‘필기’라는 시장을 창출, 중국산 도발에 제대로 대응했다는 게 MWC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방심이 금물임은 당연하지만 MWC 현장서만큼은 격차를 제대로 보이겠다고 국내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익명을 요구한 중화권 제조사 관계자는 “중국산은 아직 저가 스마트폰이 주류여서 고급형 시장서는 갈 길이 멀다”며 “한국 제조사들과의 직접 비교는 아직 어렵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