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MS, 중견ERP 정조준…"유연성 차별화"

일반입력 :2012/02/17 09:42    수정: 2012/02/17 13:21

마이크로소프트(MS)가 전사적 자원 관리(ERP) 신제품을 통해 국내 중견기업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올해부터 한국MS가 다이나믹스ERP 최신판으로 강화된 유연성, 기존 MS 기술과의 통합성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지난해말 출시된 다이나믹스AX2012 버전이 최근 국내 주요 사례를 확보하면서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향후 국내 선보일 클라우드 전략과 맞물리는 양상에 업계 관심이 쏠린다.

다이나믹스AX는 직원수 20~500명사이쯤 되는 중견기업용 ERP 솔루션이다. MS가 지난 2000년대초 인수한 유럽 ERP업체 '아삽타'의 기술에서 출발했다. 윈도 서버 운영체제(OS), 셰어포인트 포털, 익스체인지 메일시스템, SQL서버 데이터베이스(DB), 비즈토크 서버 문서교환시스템과 연결된다. 개발환경은 닷넷프레임워크와 비주얼스튜디오다. 클라이언트 영역은 오피스 제품군과 연동된다.

회사측에 따르면 전세계 중견ERP 시장 점유율 25%를 차지하며 유럽 중견시장 1위에 달한다. 국내서도 씨티은행과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등을 고객사로 뒀다.

한국MS는 지난해 8월 선보인 최신판 다이나믹스AX2012가 기존 기술뿐 아니라 신제품들과 더 긴밀한 통합성을 제공한다고 강조한다. 경쟁사대비 가격 측면의 유연성도 갖춰 시장 환경에 민감하고 발빠르게 대응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로써 SAP, 오라클처럼 대기업 시장을 장악한 대형 ERP 업체들이나 영림원, 더존비즈온 등 국내 중소시장 기반을 딛고 중견 시장 진출을 바라보는 기업들보다 앞선 경쟁력을 제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최근 한국MS 다이나믹스ERP 담당자 김지현 부장은 국내서 SAP같은 대기업용 ERP 회사와 더존, 영림원같은 중소ERP 업체 관심이 그 사이에 낀 중견시장으로 수렴되는 상황이라며 경쟁을 예견했다. 그는 다이나믹스 전체 고객중 25%, AX 사용자 33%가 조직내에서 다른 ERP 솔루션을 병행 사용한다며 이같은 2계층 전략으로 직원 500명 이상 규모의 대기업 대상 사업도 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MS는 자사 ERP제품의 약점 '시장 인지도'를 끌어올리고 비즈니스솔루션에 기반한 성장동력을 다져갈 계획이다. 다이나믹스ERP가 사업자간 경계를 그려온 국내 시장에 그 이름처럼 '역동적'인 변수로 작용할지가 관건이다.

■단일 플랫폼 통합성

우선 다이나믹스AX2012가 MS 전체 제품과 맞물려 안정적인 통합성을 제공한다는 점이 차별화 요소로 제시된다. 한창 개발중인 MS 계열 서버 인프라와 클라이언트 기술도 연관돼 있다.

김 부장은 이달초 다이나믹스ERP를 쓰는 기업들은 비주얼스튜디오로 ERP용 솔루션을 만들 수 있고 사내 관리자들이 직접 소스코드 수정도 가능하다며 오피스, SQL서버, 셰어포인트 등과 ERP가 상호최적화돼있기 때문에 단일 개발사 기술로 구성된 플랫폼간 통합성이 최대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본사가 다이나믹스ERP 업그레이드에 이어 윈도서버8과 SQL서버2012, 비주얼스튜디오 새버전 등을 개발중인 것은 우연이 아니다. 인프라 기술인 서버, DB, 포털, 메시징 시스템과 클라이언트 기술인 윈도, 오피스 그리고 개발툴 등이 MS ERP 전략의 한 축을 이룬다.

이에 기존 인프라 환경에 MS 윈도서버, SQL DB, 셰어포인트 포털 등을 써온 기업들이라면 다이나믹스를 도입해 그 이점을 강화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추가 개발 없이 ERP 데이터를 엑셀 화면에서 고치거나 목록 형식의 업무 담당자 명단을 관리, 도표로 된 워크플로우를 끌어다놓기 방식으로 만들기, 셰어포인트 기반 대시보드로 지원되는 기본 협업 기능 등이 그런 예다.

김 부장은 다이나믹스ERP는 다른 MS 제품들과 연동돼 가치를 더한다는 점이 차별화 요소라며 ERP와 다른 MS기술이 함께 개선돼가며 경쟁사 ERP솔루션의 유지보수, 업그레이드보다 더 큰 가치를 만들어준다고 주장했다.

기업들이 보통 시스템을 구축시 현장에서 여러 업체간 솔루션끼리 맞닿는 부분은 별도 개발 작업이 필요하다. 그 과정이나 실제 사용중에 문제가 생길 때 결국 서드파티의 개입이 많이 요구된다. 도입 기간이 길어지고 이후 업무 효율성이 떨어지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때문에 현업에서 ERP는 'SAP', DB는 '오라클', 생산성툴은 'MS오피스', 서버 시스템은 '제각각'인 경우 등 여러 개발사 기술을 도입시 단점이란 게 MS의 지적이다.

■유연한 가격, 산업별 최적화

다이나믹스AX2012는 세분화된 가격제도, 라이선스 체계를 도입해 유연한 도입, 사용비용을 구성할 수 있게 했다.

우선 설치형 솔루션은 기존 동시접속자수 기반 라이선스를 명시적 사용자수 기반으로 바꿨다. 또 전체 사용자에 동일한 가격을 매기는 게 아니라 권한이 다른 업무별 사용자 가격이 설정됐다. 최고 권한 사용자 가격은 기존보다 비싸지만 조직내 대다수가 쓰게 될 개인용 가격은 훨씬 저렴하다는 게 한국MS측 주장이다.

이와 별개로 다이나믹스AX2012 버전부터 파트너의 데이터센터를 통한 ERP 호스팅 서비스도 제공된다. 다소 부담될 수 있는 라이선스 방식이 아니라 기간제 정액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로도 쓸 수 있다는 얘기다.

한국MS에 따르면 국내 중견ERP 시장은 다양한 가격체계와 더불어 시장 특성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을 요구하는 추세다. 특히 제조부문 수출 상승으로 제조부문 사업자들이 꾸준한 성장을 거두는 가운데 기술적 여건에 투자하려는 의지가 올랐다는 분석이다.

김 부장은 제조업체의 경우를 예로 들면 갑자기 생산라인을 바꾸거나 출시 직전의 제품에 수정을 가할 때 빠른 의사결정과 안정적인 업무프로세스 개선이 함께 요구된다며 이때문에 시스템통합(SI) 사업으로 특수하게 최적화한 제품보단 유연성이 높은 표준적 시스템을 원한다고 설명했다.

MS는 5개 시장부문별 ERP 모듈을 제공한다. 최근 성과가 두드러진 제조, 유통, 소매, 3개 산업군에 더해 공공부문과 서비스산업으로 시장을 구분하고 있다. 지난 2010년과 2011년새 발생한 국내 ERP 매출 90%가 이쪽에 몰렸다는 설명이다. 다만 공공부문 가운데 학교 등 교육부문 도입사례가 지난해 업그레이드 시기를 맞아 확 뛰어오른 점이 눈길을 끈다.

■기업솔루션 공세, 클라우드 가속 전초전

MS는 클라이언트, 서버 OS와 업무용 소프트웨어(SW)뿐 아니라 다이나믹스ERP를 통한 비즈니스솔루션 시장에도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다이나믹스ERP를 개발하는 본사 인력은 1천700여명, 이를 위한 R&D투자규모는 전체 9조원 가운데 1조2천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다이나믹스AX2012는 서비스 형태로 진화하는 SW 트렌드에도 대응한다. 설치형 ERP의 클라이언트 화면과 웹기반 인터페이스를 동일하게 맞춰 상호 구분이 어려울 정도다. 향후 업그레이드 계획에 따르면 클라우드 기반 ERP를 제공하는 시나리오도 마련돼 있다. MS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인 윈도 애저 기반으로 다이나믹스ERP가 오피스365, 고객관계관리(CRM) 등 서비스와 맞물려 돌아갈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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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그 계획은 실행되고 있다. MS ERP 제품군 가운데 소기업을 겨냥한 '다이나믹스NAV' 차기 버전 코드명 'NAV7'은 올해말쯤 윈도 애저 기반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미국 지디넷은 MS가 지난해 결정한대로 ERP 제품군 4가지를 모두 윈도 애저에서 돌릴 계획이며, 그 사용자들을 느릿하지만 확실하게 클라우드로 데려가고 있다고 이달초 전했다.

MS가 국내 비즈니스 솔루션 시장에서도 이같은 비전을 충실히 이행해 나간다면 MS는 거대한 클라우드 SaaS 사업자로 거듭날 수 있게 된다. 이미 회사는 지난해말 국내서 오피스365를 출시했으며 올초 윈도 애저도 내놓을 것이라고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