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과 게임 연관성 따져보니

일반입력 :2012/02/15 16:51    수정: 2012/02/15 16:56

전하나 기자

게임이 청소년의 공격성 분출 창구로 안전하게 기능할 수 있단 주장이 나왔다.

대구카톨릭대병원 최태영 교수는 1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청소년과 게임문화, 어떻게 볼 것인가’ 토론회 주제발표자로 참석해 “컴퓨터게임은 청소년 발달과 적응 과정에서 동적 평형을 유지하려는 노력을 반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 교수에 따르면 청소년들은 게임을 즐기면서 공격성을 분출하고 행위에 대한 즉각적인 피드백을 통해 성취감을 높일 수 있다.

또한 게임을 잘하기 위해선 시각·운동 협응력이 요구되는데 이러한 능력은 일반적으로 연습을 거듭할수록 늘어나기 때문에 게임을 통해 통제력도 경험할 수 있단 설명이다.

때문에 최 교수는 “게임은 청소년기의 주요과제인 경쟁, 성취, 대인관계에서의 갈등을 안전하고 반복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했다.

최근들어 거듭 불거지고 있는 게임과 학교폭력의 상관성 논란에 대해서도 그는 유보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최 교수는 “학교폭력은 비단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세계 모든 국가가 겪고 있는 문제지만 아직까지 원인과 발생 원인 매커니즘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폭력물을 볼수록 공격성이 증가한다’ 등의 연구 결과가 나와 있지만 이를 일반화할 수 있는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는 것이다. 그는 “모든 연구는 방법론적인 결함이 있을 뿐 아니라 무엇보다 기존 연구들의 통계적 파워가 부족하다”며 “현재로선 ‘과격한 소아 청소년일수록 폭력 수위가 낮은 게임 및 TV를 시청해야 한다’는 것을 만족시키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폭력성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게임중독은 게임콘텐츠 자체의 특성으로 인한 몰입감이 원인이 될 수도 있지만 지나친 생존 경쟁, 대안 놀이 문화 부족, 부모 양육 태도, 낮은 자존감 등 사회환경·가정환경·심리적 요인을 두루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미디어와 폭력성의 연관 관계를 다각적으로 분석해야 한다는 주장은 이어졌다. 경기대학교 언론미디어학과 송종길 교수는 “미디어와 폭력성의 연관 관계는 분명하지만 인간의 행위를 하나의 요인으로 설명할 수 없듯 그 관련성은 단순하지 않다”며 “구조적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이어 “현재 많은 언론 보도와 학계 연구가 다각적 관점 없이 마녀사냥식으로 게임의 부정적 역할만을 다루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며 “게임이 청소년의 (학교)폭력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체계적이고 장기적 연구가 절실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학교폭력이라는 개념 자체에 대한 사회적 합의부터 재논의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연세대 교육대학원 오승호 박사는 “폭력 행동까지 나아갈 때에는 폭력성 외에도 여러 요인이 있다”며 “학교폭력 역시 가정양육태도, 또래집단 폭력성, 대중매체나 사이버 폭력경험, 학교성적 등 다양한 요인을 통해 규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