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시티’ 소셜게임 한류시대 개막

일반입력 :2012/02/14 10:19    수정: 2012/02/14 16:21

전하나 기자

“지난해 매출 40억 중 반 이상이 해외에서 거둔 것입니다.”

토종 소셜게임이 한류 붐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2010년 10월 네이트에 첫 선을 보인 뒤 출시 5개월이 채 안돼 100만 회원을 달성한 ‘패션시티’가 주인공이다.

패션시티의 개발사 노크노크는 지난해 대만, 일본 등에 잇따라 진출하며 이들 시장에 빠르게 침투했다. 대만에선 현지 탑5 게임의 격차를 벌려놓으며 소셜게임 부문 1위를 차지하는 쾌거를 거두기도 했다. 현재 태국, 터키 등과도 수출계약을 위한 막바지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 회사는 올해 중국 시장 개척에도 적극 나선다. 오는 3월 큐큐(QQ)를 시작으로 시나 웨이보(Sina Weibo), 렌렌(Renren) 등 중국의 주요 SNS 플랫폼을 차례차례 공략한단 계획이다.

박시진 노크노크 대표는 “중국 소셜게임 시장은 2013년 5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블루오션”이라며 “최근 중국 현지 유력 퍼블리셔와 패션시티와 이후의 라인업을 두고 110만불(10억원) 이상의 전략적 제휴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패션시티의 성공이 있기까지 박 대표도 시련을 겪었다. 박 대표는 이전에 나비야엔터테인먼트에서 ‘바닐라캣’이라는 프로젝트의 총책임자로 일한 바 있다. 바닐라캣은 의상과 액세서리를 이용해 자신만의 패션 코드를 연출하는 내용으로 패션샵 경영게임 패션시티의 원형이 된 작품이다.

당시로선 여성을 타깃으로 한 최초이자 유일한 게임이었다. 실제 여성 이용자가 85%에 달했다. 그러나 신선한 시도로 주목받은 이 게임은 결국 생소함을 극복하지 못하고 서비스를 접어야 했다.

박 대표는 “해외에선 바닐라캣과 유사한 형태의 게임이 장르로서 자리잡고 성공한 사례가 있었지만 한국은 아직 시장이 만들어지기도 전이었다”고 실패 원인을 분석했다. 소셜게임이라는 개념도 이에 대한 수요도 분명하지 않던 시기 너무 앞서갔단 얘기다.

그러던 중 2009년 심상치않은 기류가 그의 눈에 포착됐다. 바로 페이스북 열풍이었다.

“바닐라캣 같은 경우 게임 위에 소셜플랫폼을 구현하는 구조였어요. 그러다보니 게임을 하기 위해 들어온 이용자가 스스로 이를 활용해야 했죠. 그런데 이용자가 여기에 익숙하지 않다 보니 ‘소셜’이라는 경험 자체를 확장하기가 쉽지 않았어요. 그런데 페이스북은 그 자체로 소셜플랫폼을 제공하잖아요. 게임을 그 위에 얹기만 하면 되는 거였으니 이거다 싶었죠.”

소셜게임의 성공 가능성을 보고 다시 창업에 뛰어든 남편에게 힘을 보탠 것은 부인이었다. 당시 넥슨별에서 프로젝트 캐릭터 파트장으로 일하던 부인 주지희씨는 남편의 모험에 동행하기로 결심하고 창업 파트너가 돼 주었다.

이들의 두려움은 크지 않았다. 성공에 대한 믿음이 컸기 때문이다. 실패의 경험은 새로운 도전의 동력이 됐다. 구로역 근처 작은 오피스텔에서 부인은 그림을 그렸고 남편은 코딩을 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패션시티다.

“바닐라캣으로 겪은 시행착오는 오히려 달콤한 교훈이 됐습니다. 게다가 우리에겐 여성 특유의 끈끈한 유대감과 커뮤니티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소셜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국내에선 누구보다 높다는 자신감과 기술적 기반이 있었으니까요.”

노크노크는 지금까지의 해외 성장 여세를 몰아 이달 말부터 본격적인 페이스북 마케팅에 돌입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페이스북이 레드오션이라고들 하지만 여전히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는 시장임은 분명하다”며 “영어권 외에도 중국 번체, 터키, 태국 및 동남아, 유럽, 남미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크노크는 현재 모바일로의 진입도 앞두고 있다. 우선 내달 중 패션시티의 모바일 버전이 한게임을 통해 출시될 예정이다. 해당 게임 제작에만 1년여 넘는 시간이 투입됐단 설명이다. 그는 “PC만큼의 방대한 콘텐츠와 완성도를 갖췄으니 입소문만 더해지면 인기돌풍을 이어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관련기사

이 외에도 올해 출격을 기다리는 노크노크 라인업은 모바일게임 4종, PC게임 3종이 더 있다. 기획단계를 통과해 개발을 앞두고 있는 작품 포트폴리오 역시 다양하다. 인력도 지속적으로 늘려 올해 말에는 100명까지 충원해 조직의 위상도 강화할 방침이다.

“새로운 성공을 위한 준비는 끝났습니다. 이제부터 ‘언제 이렇게 무섭게 준비했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속도를 내 노크노크만의 양질의 게임을 완제품으로 퍼부을 겁니다. 소셜게임 한류 열풍, 노크노크가 시작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