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삼성 전쟁, 양쪽 주장 들어보니...

일반입력 :2012/02/10 09:58    수정: 2012/02/10 10:07

정윤희, 남혜현 기자

KT가 10일 오전 9시부터 삼성 스마트TV 애플리케이션 접속 제한을 강행하자 삼성전자도 발끈했다. 서로 접촉할 의지가 없었다며 상대방을 탓하는 모양새다.

KT는 전날인 9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전자 스마트TV에 대해 인터넷 접속제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스마트TV가 망을 무단으로 점유해 사용하는데다, 트래픽 과부하를 유발해 통신망을 블랙아웃(black out) 시킬 수 있다는 것이 이유다.

그러나 접속 제한 대상은 가전 2사 중 삼성전자로만 한정됐다. LG전자가 접속제한 대상에서 제외된 것은 KT와 망 대가에 대해 협상하려는 의지를 보였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KT는 LG전자와 달리 삼성전자는 전혀 대화에 참여할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KT는 지난해 수차례 통신사업자연합회를 통해 스마트TV 사업자와 해당 사안에 대해 논의를 하려 했으나 삼성전자가 이를 회피했다고 주장했다.

김효실 KT스마트네트워크전략TFT 상무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최근 나오는 이머징 디바이스나 서비스의 경우 통신망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것이 대부분임에도 불구하고 통신망에 대해서는 모르는척 하는 ‘공유재의 비극화’가 진행되고 있다”며 “생태계 전체가 공멸하는 상황으로 가기 전에 이를 막자는 뜻에서 이러한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접속 제한을 예정대로 강행한 것도 삼성전자측이 전혀 대화의지를 나타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KT는 강조했다.

KT는 10일 오전 8시경 삼성전자측에 전화를 걸어 입장을 물었다며 삼성 측에서는 협상할 생각이 없고 포털사이트 등과 함께 망중립성 포럼에서 논의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에 삼성은 소극적이라는 것은 KT의 이야기일 뿐이라 반박하는 입장이다. 지난해 6월부터 방통위에서 주관한 협의체를 통해 매월 한 차례씩 망중립성 포럼에 참여해 왔다는 것.

삼성전자 관계자는 포럼이 진행되는 와중에 KT가 속한 통신연합회가 삼성전자를 따로 불러내 망분담금을 논의하자고 하더라라며 방통위 주관 협의체가 망운영 정책을 결정하고 나면 그 다음에 그 문제를 이야기하자는 의견을 냈는데 이를 소극적이라 말하는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KT가 갑작스레 스마트TV 접속제한을 발표한 날짜에도 의구심을 표했다. 올해 방송통신위원회가 망중립성과 관련 별도 위원회를 신설하고 오는 15일부터 본격적인 논의를 하기로 예정된 상황에서 KT가 급작스레 앱스토어 차단이란 초강수를 들고나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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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관계자는 방통위 주도의 망중립성 포럼을 통해 지난해부터 우리 입장을 통신업체에 이야기를 해왔고 또 협의를 해왔던 상황에서 KT가 돈 얘기를 꺼낸 것이라며 협의체 이야기가 마무리 된 후에 분담금 이야기를 하자고 말했는데 소비자 피해가 있을 수 있음에도 KT가 이를 강행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삼성전자가) 별도로 입장을 발표하게 될 수 있다며 KT가 대화로 풀자는데, 정말 그럴 의지가 있었다면 일이 이렇게 커지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