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E가입자 늘수록 커져가는 한숨...왜?

일반입력 :2012/02/06 15:52    수정: 2012/02/07 15:11

정윤희 기자

이동통신3사가 저마다 지난해 4분기와 연간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3사 모두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4세대 롱텀에볼루션(4G LTE) 가입자의 증가로 인해 매출은 늘고 있지만, 마케팅 경쟁과 네트워크 투자 등으로 인한 비용 증가에 저마다 몸살을 앓고 있다.

때문에 통신사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는 추세다. 연말까지 LTE 가입자가 1천3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에 따른 마케팅 경쟁과 망구축이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SK텔레콤 LTE 가입자는 100만명을 돌파했으며 LG유플러스는 약 80만명, KT는 약 10만명 수준이다.

여기에 올해부터는 요금인하 효과도 1분기부터 반영되는 등 통신사 입장에서는 악재가 산적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통신사들이 콘텐츠를 주축으로 하는 비통신 부문에 적극적으로 눈을 돌리는 이유다.

■LTE 투자 ‘천정부지’…ARPU 지속 감소

SK텔레콤은 올해 2조3천억원에 달하는 설비투자(CAPEX) 비용을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KT는 이보다 많은 3조5천억원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이다. 통신사 중 가장 먼저 84개시 LTE 전국망을 구축한 LG유플러스는 9천556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통신3사가 내놓은 CAPEX 비용은 대부분 LTE 네트워크 구축에 들어간다. LG유플러스는 내달 중으로 읍, 면, 군까지 커버하는 전국망을, SK텔레콤과 KT는 오는 4월까지 84개시 전국망을 구축하겠다고 공언했다.

통신사들의 수익 지표인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도 마찬가지다. 통신3사는 하나같이 오는 하반기 경 ARPU의 증가를 예상했지만 바람대로 될지는 미지수다.

지난해 스마트폰이 급속히 확산되면서 데이터 매출을 통한 ARPU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감소했다. SK텔레콤은 2분기 연속 ARPU가 감소했으며 KT는 6분기 연속 내리막길이다. 다만 LG유플러스만 LTE 가입자 확산에 힘입어 3분기 연속 늘어났다.

증권가에서는 투자가 마무리 된 후에도 최소한 올해 3분기까지는 통신사들의 실적악화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홍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LTE 가입자 유치 경쟁과 양대 선거를 앞둔 통신 요금 인하 압박 등으로 당분간 통신업체들에 대한 부정적인 실적 전망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LTE 넘어 비통신 경쟁 ‘꿈틀’

때문에 통신사들이 비통신 부문에 눈을 돌리는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통신3사는 LTE 관련 투자계획을 내놓는 동시에 저마다 비통신 분야를 공략할 뜻을 밝혔다.

가장 먼저 SK텔레콤은 자회사 SK플래닛을 통해 콘텐츠, 커머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이밖에도 서울대병원과 손잡고 헬스케어 합작사 ‘헬스커넥트주식회사’를 설립하는가 하면, 하이닉스 인수를 통한 반도체 사업 진출 등도 꾀하고 있다.

하성민 SK텔레콤 대표는 “SK플래닛 등과 제휴를 통한 LTE 에코시스템을 확대, 특화 서비스를 선보임으로써 지속적으로 마켓리더십을 가져 가겠다”며 “하이닉스 역시 경영안정화와 시너지 창출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목표를 내놨다.

KT 역시 콘텐츠 사업을 적극 공략한다. 이미 통신과 비통신 부문 매출 비율을 5대5로 가져가겠다는 목표도 밝힌 상태다.

우선 자회사 유스트림코리아를 통해 한류콘텐츠의 글로벌 시장 공략을 지원한다. 유스트림은 SNS와 결합한 인터넷 생방송 서비스다. 아울러 애플 아이튠즈와 유사한 모델인 음악서비스 ‘지니’를 내놨으며 B2B 클라우드 시장 공략도 가속화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이상철 부회장이 직접 ‘탈통신’을 외치고 나섰다. LG유플러스는 지난달 23일 카쉐어링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카쉐어링 사업의 기술 선진화를 통해 기업통신 플랫폼 시장 등 신규 시장 창출에 나서겠다는 목적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최근 유무선 부문에서 얻을 수 있는 수익은 거의 한계에 봉착했다는 인식이 팽배해져있다”며 “이러한 고민 때문에 3사 모두 비통신 부문에 관심을 가지고 접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KT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22조원, 영업이익 1조9천573억원, 당기순이익 1조4천42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8.1%, 당기순익은 7.8% 늘어난 수치다. 영업이익은 4.5%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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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실적을 발표한 SK텔레콤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15조9천449억원, 영업이익 2조1천350억원, 순이익 1조5천82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2.2% 증가했으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6.3%, 10.4% 줄었다.

LG유플러스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8.9% 증가한 9조2천514억원이었으며, 당기순이익은 85.7% 줄어든 80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2천836억9천578만원으로, 이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56.5% 감소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