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애플에 고작(?) 1억원 특허배상 요구

일반입력 :2012/02/03 13:57    수정: 2012/02/04 09:15

남혜현 기자

삼성전자가 3G통신 특허 침해를 이유로 애플 측에 1억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그러나 애플은 이에 대해 손해배상액이 너무 터무니없다며 맞섰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매출액은 165조원, 애플은 143조원이다.

삼성전자는 3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특허침해 소송 심리에서 애플 아이폰4가 자사 통신 특허 5건을 침해하고 있다며 이에 대해 1억원의 배상금을 지불하라고 주장했다.

삼성전자측은 그간 아이폰3GS, 아이폰4, 아이패드가 삼성 특허를 침해한 것을 근거로 손해배상을 청구했지만 이를 아이폰4로 한정한다며 애플이 침해한 개별 특허건에 대해 각각 2천만원씩 지급하길 요청한다고 말했다.

삼성이 손해배상 청구 대상을 아이폰4로 한정한 것은 단말기 종류가 많아질 수록 실제 손해액을 계산하기 어려워진다는 현실적 요인을 감안한 것이다.

애플은 이날 아이폰3GS, 아이폰4, 아이패드 등 단말기가 각각 어떤 특허를 위반하는 지 별개청구하고, 또 실제로 그 개별 특허로 얼마나 손실을 입었는지 어떻게 산정할 것이냐며 기준이 되는 근거가 없기 때문에 만약 삼성이 이겨 애플이 항소하더라도 변론하기 어려워질 것이라 주장했다.

삼성측은 이같은 주장을 받아 들여 손해배상 청구 대상을 아이폰4로 한정했다

손해배상액에 대한 논쟁도 오갔다. 애플은 삼성이 손해배상액을 산정하는 근거로 '단말기' 판매가격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실제 특허 침해가 있을 수도 있는 부품 기여도만 한정해 손해배상액을 계산해야 한다는 것이다.

애플측 변호인은 삼성 특허가 들어 있는 부분인 모뎀의 가격은 아무리 비싸도 2만원을 넘지 않으며 이는 전체 단말기 가격 중 2.9%에 해당한다며 삼성 특허 4건이 전체 표준특허에서 차지하는 비중인 0.2%를 곱했을 때 그 비중은 0.0058%에 불과한데 삼성은 과도하게 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삼성의 주장처럼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며 설사 그 주장을 받아들인다고 하더라도 삼성 측이 요구하는 손해배상액은 터무니 없이 많은 금액이라고 반박했다.

삼성이 애플을 고립시키기 위한 '왕따 전략'이라는 주장도 폈다. 삼성 표준특허가 '공정하고 합리적이고 비차별적으로' 제공되어야 할 '프랜드(FRAND)'원칙을 채택하고 있는 만큼, 과도한 로열티는 경쟁사 죽이기로 해석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삼성 변호인단은 이에 대해 FRAND 원칙을 적용하는 것은 기술 사용 전후로 진지하게 로열티 산정과 관련한 협상이 있을 때다며 애플은 지금도 이에 대해 진지한 태도로 임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애플이 주장한 모뎀 가격과 특허 비중에 대해선 수치가 사실과 다르다고 일축했다. 또 애플도 디자인 특허에서 단말기 가격을 기준으로 손해배상액을 청구하고 있다며 업계에서는 부품가가 아닌 단말기 가격으로 손해배상액을 내는 것이 기준으로 통용된다고 덧붙였다.

기술 관련 논쟁도 지속됐다. 삼성은 자사 통신 데이터 전송 기술이 국내 이동통신사가 단말기 제조업체에 요구하는 필수 조건이므로 애플도 이를 사용한 것이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애플은 국내선 전혀 사용하지 않는 기술이며, 사용하지도 않는데 단순히 능력을 갖췄다고 판매금지까지 가야하는 건 지나친 해석이다라며 또 이동통신사에서 요구하는 조건은 그만큼의 성능일 뿐, 꼭 삼성 기술을 써야 하는 것은 아니며 애플 역시 그 기술을 쓰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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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이에 대해 지금 당장 해당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느냐는 논점이 아니다라며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맞받았다.

차기 심리는 오는 4월 6일 속행된다. 삼성이 애플측에 제기한 특허침해 소송은 한 차례 심리를 더 진행한 후 판결이 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