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 KISDI “글로벌 기업 싸워 이기려면...”

“글로벌 사업자들이 빠르게 국내에 진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어떻게 견뎌내느냐가 관건이다. 국내 기업이 보유한 하드웨어 경쟁력 바탕으로 글로벌 사업자와의 전략적 제휴를 펼쳐야 한다.”

김동욱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원장은 2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방송통신위원회 주최 ‘2012 방송·통신 산업전망 컨퍼런스’에서 올해 국내 방송통신 산업을 전망하면서 이 같이 말했다.

김 원장은 “국내 방송통신 생산은 전년대비 2.9% 증가한 약 150조원으로 전망되고 방송통신 서비스 매출도 전년대비 4.5% 증가한 약 68조원에 이를 것”이라며 “4세대 롱텀에볼루션(LTE) 스마트폰이 확산되면서 데이터 매출이 증가하고 이동통신 서비스의 가입자당매출(ARPU) 감소세가 둔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올해 방송통신 분야에 획기적인 붐이 일어나진 않지만 전반적인 산업 추세는 나쁘진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오는 7월 개최되는 런던올림픽은 방송과 통신 분야의 공통적인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런던올림픽 특수로 방송 광고가 호조세를 보이고 LED, 3D, 스마트TV 등 프리미엄 제품의 수요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세계 경기침체와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해외 생산 확대로 수출 증가율이 둔화세를 보일 것이란 점은 부정적인 요인으로 꼽혔다.김 원장은 우리나라가 가진 세계적 수준의 네트워크 인프라와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하드웨어 부품 및 휴대전화·스마트TV 등 기기부문에서 가진 강점을 경쟁우위로 꼽았다. 하지만 콘텐츠와 소프트웨어(SW) 부문에서는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이 약하고 국내 시장에 안주하려는 측면이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동영상, 앱스토어 등 분야에서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ICT 기업들의 글로벌화가 가속화되고 플랫폼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위협요인이다.

김 원장은 “그럼에도 해당 분야에 관심이 많은 우수한 젊은 인력을 확보하고 있고 이 분야가 미래 먹거리라는 공감대를 가지고 있다는 점은 다행”이라면서 “글로벌 사업자들이 빠르게 국내에 진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어떻게 견뎌내고 이들과 어떻게 제휴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한 정책과제로는 콘텐츠-플랫폼-네트워크-기기(CPND)를 이어주는 수평적 생태계를 조기에 조성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콘텐츠와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균형발전도 중요한 과제로 꼽았다.

그는 “벤처의 인력들이 유지되고 자금난도 해결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지원할 필요 있다”면서 “국내 기업이 보유한 하드웨어 경쟁력 바탕으로 한 해외 기업들과의 기술제휴 및 사업협력을 촉진시키기 위한 제도개선에도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