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벤처가 칼퇴근? 어디길래

일반입력 :2012/01/30 11:50    수정: 2012/01/30 14:23

전하나 기자

야근, 월화수목금금금. 벤처 하면 자연스레 떠올리게 되는 풍경이다. 그러나 10시에 출근해 저녁 6시 ‘칼퇴’하는 벤처가 있다. 그것도 법인 설립한지 이제 갓 1년 된 신생벤처다.

소셜게임 개발사 맙크리트의 우상진 대표는 “업무에 물리적인 시간을 많이 투입한다고 해서 더 창의성있는 작품이 나오진 않는다”며 특별한 조직문화를 소개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연말 애플 앱스토어가 휴무에 돌입한 10일 동안에도 함께 쉬는 방법을 택했다. 앱 검수·등록은 물론 개발사 관리 페이지 접속도 차단되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발을 동동 굴렀다는 다른 개발사들과 사뭇 대조적인 모습이다. 신생벤처답지 않게 통 큰 여유마저 느껴진다.

이 회사의 대표 작품이 바로 인기 게임 ‘뿌까 레스토랑’이다. 이 게임은 사용자가 직접 자신의 게임 속 레스토랑을 경영하는 내용으로 나오자마자 단숨에 인기를 얻었다. 지난해 5월 글로벌 앱스토어에 출시된 뒤 곧바로 남미 일부와 아시아, 중동 등 11개 국가에서 인기순위 10위권 안에 진입한 것이다. 현재까지 전세계 다운로드수만 210만건에 달한다.

자신감이 붙은 맙크리트는 지난해 8월, 당시만 해도 앱스토어 게임 카테고리는 개방되지 않은데다 모바일 소셜게임 장르는 더욱 생소했던 한국 시장에 뿌까 레스토랑을 선보였다. 그리고 출시 반년이 되가는 지금 이 게임은 전체 인기순위 10위권 밖을 한번도 벗어나지 않으며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았다.

우 대표는 “뿌까 레스토랑의 일일이용자(DAU)는 평균 17만명, 월이용자(MAU)는 65만명에 이른다”며 “무엇보다 자랑하고 싶은 것은 이용자 평가를 반영한 별점지수 5개를 놓친 적 없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같은 성과 비결로 맙크리트의 조직문화를 꼽았다. 우 대표는 “개발자들이 자유롭게 게임을 만들다보니 실제 게임 이용자 입장에서 고민한다”며 “이러한 애정이 자연스럽게 게임에 반영된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압박받지 않고 게임을 즐기면서 만든 것이 좋은 성과를 거둔 원동력이란 설명이다. 맙크리트가 게임 출시 이후 한달에 한차례 이상 꾸준히 업데이트를 진행해올 수 있었던 힘도 이 같은 배경에 있다.

여기에 한류 캐릭터 ‘뿌까’라는 브랜드 파워도 더해졌다. 그는 “실제 뿌까의 콘셉트가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짜장소녀인데, 이를 캐릭터로 삼으니 게임에 대한 몰입도가 높아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게임에는 뿌까 외에도 뿌까의 연인 가루나 장뚱, 칭, 우워 등 원작의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캐릭터의 인지도를 쉽게 활용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이 게임은 위치기반서비스(LBS)를 접목해 동네 레스토랑을 보여주기도 하고 게임에 등장하는 요리들의 실제 레시피를 제공하는 등의 독특한 시도로도 주목받았다. 증강 현실을 이용해 주변에 있는 이용자들을 찾거나 가장 레벨이 높은 이용자 순위를 비교하는 재미도 쏠쏠하다는 평가다.

그렇다면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첫 발을 뗀 맙크리트의 목표 지점은 어디일까. 우 대표는 “초기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선점한 만큼 지속적으로 간판 타이틀을 늘려나가 모바일 소셜게임의 선두주자로 평가받고 싶다”며 “올해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도 더욱 공고히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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맙크리트는 올해 신규 게임 4종을 더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뿌까 레스토랑이 20대부터 30대 중반 여성 이용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면 새로 선보일 작품들은 남성 이용자를 포함해 보다 다양한 연령층을 포용하는 스펙트럼의 게임성을 담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스머프, 스누피, 슈렉 등을 주인공으로 하는 소셜게임들을 보니 토종 캐릭터IP를 활용한 소셜게임 라인업을 갖고 싶다는 욕심도 생긴다”며 “무엇보다 맙크리트만의 특별한 색깔과 정체성을 시장에서 확고한 브랜드로 자리잡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