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지상파 못 보는 방송대란 언제까지?

일반입력 :2012/01/16 17:16    수정: 2012/01/16 17:20

지상파방송-케이블 간 재송신 협상이 끝내 타결점을 찾지 못하면서, ‘KBS2 아날로그방송(SD) 중단’이란 사상 초유의 파국을 맞게 됐다.

그동안 지상파와 위성방송, 케이블TV 간 재송신 협상 결렬로 디지털방송(HD)이 중단된 적은 있지만, 아날로그방송이 중단된 적은 처음이다.

16일 케이블업계는 오후 2시부터 ‘KBS2’ 방송중단 안내자막을 내보낸데 이어, 한 시간 뒤인 3시부터 KBS2의 디지털과 아날로그방송 송출을 완전 중단했다.

오후 4시 현재 업계 1위인 티브로드를 비롯해 CJ헬로비전과 현대HCN은 KBS2의 디지털과 아날로그방송 송출을, 씨앤앰은 디지털방송과 아날로그방송의 광고 송출을 중단한 상태다. CMB는 준비가 되는 대로 송출을 중단키로 했다.

이에 따라, 케이블TV를 통해 지상파방송을 시청하는 약 1천500만가구의 상당수가 KBS2 시청이 불가능해졌으며, MBC, SBS의 추가 송출 중단이 이뤄질 경우 이용자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앞서 케이블TV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광화문 방송통신위원회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신료로 운영되는 KBS가 공영방송임에도 재송신 유료화에 앞장서 시청자들에게 이중삼중의 부담을 주고 있다”며 “오후 3시부터 KBS2의 방송을 중단한다”고 예고했다.■방통위 뭐했나?

지상파와 케이블 간 재송신 논쟁은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지난 3년여 동안 반복돼 온 방송계의 고질병이다.

특히 재작년 연말 협상 결렬로 케이블업계의 방송 송출 중단 직전까지 상황이 악화되자 1년여 동안 방통위가 중재에 나섰던 사안이다. 그럼에도 끝내 방송 송출 중단의 파국을 맞게 된 것은 주무부처인 방통위의 무능력으로 볼 수밖에 없다.

더욱이 방통위는 지난달 케이블의 HD방송 송출 중단이 현실화되자 홍성규 방통위 부위원장을 중재자로 양측의 추가 협상을 권고했으나, 2차례의 협장 기한 연장에도 불구하고 끝내 협상은 타결되지 않았다.

방통위는 이날 방송중단이 재현되자 부랴부랴 오후 5시 긴급 위원회를 열기로 하고 제재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방송업계 한 관계자는 “방통위가 지난해 초부터 1년간 지상파 재송신 제도개선만 현실화시켰어도 오늘과 같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종편의 연착륙을 위해 지상파와 케이블을 재송신 카드로 압박하면서 시간을 끌어온 것이 결국 화를 불렀다”고 말했다.

■극적 합의 vs. MBC·SBS 추가 중단

케이블 측은 지난해 10월 법원의 판결로 CJ헬로비전이 지상파에 지불해야 할 간접강제 이행금이 100억원 넘게 쌓인 만큼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사실상 아날로그방송 중단이라는 배수의 진을 친 셈이다.

때문에 공영방송인 KBS의 방송을 우선 중단했지만 지상파와의 협상 여부에 따라 MBC, SBS의 추가 송출 중단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지상파와 케이블 간 극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설 연휴 동안 대다수의 국민들이 지상파방송을 시청할 수 없는 초유의 사태가 현실화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일단 현재까지는 협상 타결의 가능성이 높지 않다. 방송 송출 중단에도 불구하고 양측의 긴급한 움직임도 감지되지 않고 있는 상태다. 특히 지상파가 가입자당 280원의 재송신 대가 요구에서 한 발도 물러서지 않고 있어 실마리가 풀릴 기미마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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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케이블은 지상파에 가입자당 재송신 대가 산정의 적정성을 판단하자며 저작권위원회에 평가를 의뢰했지만 지상파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최근 재송신 대가에서 양보안을 제시했지만 거부된 상태다.

케이블 관계자는 “송출 중단에도 불구하고 협상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예정대로 KBS에 이어, MBC, SBS의 송출을 추가로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