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같지만 다르게" HTML5 대응 차별화 전략

일반입력 :2012/01/14 09:42

HTML5 기술이 전통적인 PC 운용체계(OS) 역할 일부를 떠안으면서 윈도 입지가 줄어들 전망이 짙어 간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앞서 자사 브라우저를 통해 발빠르게 웹기술을 지원하기로 약속해 실행중이다. 더불어 최근 유명 게임 '컷더로프'를 HTML5 기반으로 재설계해 온라인 서비스로 내놓은 사례를 통해 강화된 웹 대응 전략을 제시했다. 그 내용에 HTML5로 넘어간 웹앱 실행 환경에서도 고유한 OS 역할을 보여줄 수 있다는 암시를 담아 귀추가 주목된다.

구글, 애플 등 PC 플랫폼에서 윈도만큼 장악력을 갖지 못한 경쟁사들은 자사 브라우저로 OS 기능을 대체할 기세로 HTML5를 지원하고 있다. 이대로 주요 웹브라우저가 HTML5를 정의된대로 모두 구현한다면 사실상 웹서비스 이용 환경에서 차별화할만한 요소는 거의 사라져버린다. 단순한 사용자 선호, 웹사이트 처리 속도, GPU 가속이나 멀티미디어 지원 성능, 지원되는 부가기능 정도로 브라우저 시장이 판가름날 수 있는 셈이다. 처음부터 시장 점유율이 높은 OS가 없었던 브라우저 업체들은 환영하겠지만 MS에겐 입이 바싹 타들어갈 일이다.

이에 따른 MS의 선택은? 브라우저와 OS와의 연계성 강화다. 과거 액티브X 플러그인같은 비표준 기술에 의존한다는 게 아니다. 회사가 이달초 선보인 인기게임 '컷더로프'는 웹표준에 기반하면서 빠른 그래픽 처리에 초점을 맞춰 개발된 인터넷 익스플로러(IE) 9 버전에 타사 브라우저 대비 차별화된 요소를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컷더로프는 주인공인 작은 초록색 괴물 '옴놈(OmNom)'에게 사탕을 먹이기 위해 거기 연결된 줄을 게이머가 손가락으로 요령껏 끊어내는 일종의 퍼즐 게임이다. 한때 앵그리버드를 제치고 애플 앱스토어 유료 앱 1순위에 올랐으며, 앵그리버드처럼 안드로이드 마켓에 무료 배포된 사례로 이름을 알렸다. 현재까지 6천만번 이상 다운로드됐다.

이달초 등장한 PC브라우저용 컷더로프(http://www.cuttherope.ie/)는 모든 HTML5 표준 지원 브라우저에서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웹 게임이다. MS 설명에 따르면 이는 캔버스를 이용한 그래픽 표현과 브라우저 기반 비디오와 오디오, CSS3 기능으로 꾸민 디자인과 웹오픈폰트포맷(WOFF) 글꼴 적용과 사용자 정의 커서 등 여러 요소에 IE9로 지원 가능한 HTML5 기술을 최대로 활용했다. 또 윈도7에서 IE9는 그래픽 처리 성능을 높이기 위해 GPU가속을 쓰기 때문에 앱에서 경험하는 것 이상의 '풍부한 사용자 경험'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회사측은 강조했다.

전체 25개 레벨로 제공될 예정이지만, 이를 모두 즐기려면 IE9 브라우저로 돌려야 한다고 MS측은 밝혔다. 게임 안에서 특정 단계 이상 진행하려면 IE9와 윈도7 고유기능인 '작업표시줄에 아이콘 고정'을 써야 한다. 이로써 진입 가능한 게임 내용은 기존 모바일 버전에서 즐길 수 없는 새로운 버전이라고 한다. 실제 게임 페이지 가운데 '픽셀랩'과 '젭토랩' 개발자들이 함께 컷더로프 모바일 앱을 웹으로 구현한 경험을 소개한 내용(http://www.cuttherope.ie/dev/)도 있다.

한국MS 마케팅 오퍼레이션즈 구예진 부장은 “차세대 웹표준인 HTML5를 지원하고 웹브라우저 중에 가장 빠른 그래픽 처리를 보여주는 IE9 상에서 사용자들이 컷더로프 게임을 통해 재미있고, 풍부한 웹을 경험하기 바란다며 개발자들에게는 이 웹버전 게임이 HTML5를 활용하여 어떻게 놀라운 사용자 경험을 형성 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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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측은 이 게임을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 소비자가전쇼(CES)에서도 윈도8 태블릿 시연을 위해 선보인 바 있다. 윈도7과 IE9에 최적화시켰지만, HTML5 기술에 기반하기에 윈도8용 앱으로 쉽게 확장시킬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윈도8 태블릿 환경을 겨냥한 '메트로스타일' 앱은 HTML5과 자바스크립트 기술만으로 만들 수 있다. 윈도8 태블릿은 사실상 웹개발자를 앱개발자로 끌어안을 수 있는 플랫폼인 셈이다. MS가 발빠른 HTML5 기술 지원을 예고한 대상은 단지 브라우저 수준에서가 아니라 향후 선보일 모바일 플랫폼 자체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