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이 빅데이터 서비스를 출시한다면?

일반입력 :2012/01/12 11:20    수정: 2012/01/12 14:03

미국 인터넷서점 아마존이 자회사의 아마존웹서비스(AWS)로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수년간 적용해 검증받은 분석 도구를 대외 사업화한다면 업계에 미칠 파급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의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는 IT업계 전체에 다양한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잠재력을 갖는다. IBM, 오라클과 같은 분석 어플라이언스 보유업체와 아마존이 경쟁하고, 하둡 전문업체들이 하드웨어 회사 대신 아마존과 협력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게 될 것이란 관측이다.

최근 뉴욕타임스 블로그에 쿠엔틴 하디 기자가 올린 글이 아마존의 빅데이터 서비스 출시가능성에 대한 첫번째 예측이다. 그는 아마존이 인터넷서점을 운영하면서 사용했던 분석 기술과 노하우에 AWS의 클라우드 인프라, 서비스를 결합하면 분석플랫폼의 사업화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영국 IT매체 더레지스터는 구체적인 플랫폼 이름까지 거론했다.

■소매업 분석 노하우+기술+인프라=빅데이터 서비스

아마존은 자체적인 소매유통 분석용 시스템을 보유했다. 이 시스템은 ‘아마존 리테일 애널리틱스(ARA) 프리미엄'이란 소매업용 비즈니스 의사결정 지원시스템이다. ARA는 현재 아마존 내부에서 사용될 뿐 대외에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1995년 설립된 아마존은 미국에 인터넷서점 열풍을 일으키며 인터넷 유통업계의 선두주자로 명성을 떨쳐왔다. 이 과정에서 쌓인 고객관련 데이터에 기반한 분석 노하우가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을 것이란 추측이 가능하다.

또한, AWS의 EC2, S3 스토리지, RDS 데이터베이스(DB), 방화벽 등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역시 현재 IT업계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중이다.

지난해 한국을 방문했던 AWS의 베너 보겔스 CTO는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에 사용된 소프트웨어를 공개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아마존의 소프트웨어 투자가 대규모로 이뤄지고 있음을 강조하면서, 그를 통해 얻어진 기술력이 클라우드와 아마존의 모든 서비스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서 보면, 아마존의 IT기술력은 회사 사업을 위해 개발된 산물을 상용화할 만큼 높은 수준이다.

AWS는 이미 오픈소스 빅데이터 분석기술로 각광받는 하둡 클러스터 기반의 데이터 수집도구 ‘엘라스틱 맵리듀스’ 서비스를 제공중이다. EC2 서버와 S3 스토리지를 활용해 지난 2009년 4월 서비스를 개시했고, 옐프, 포스퀘어 등이 사용중이다.

데이터센터 자원과 사업 노하우, 자체 개발 시스템 등을 결합한 클라우드 기반 분석 플랫폼 의 탄생을 점칠 수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아마존의 지불결제 보안시스템, 사기방지 기법과 제품추천서비스가 빅데이터 서비스로 구현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여타 유통업체, 아마존 협력사 등에 유용한 수단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분석 어플라이언스 시장 급변 가능성 제기

아마존의 빅데이터 서비스는 자체적인 성과뿐 아니라 IT업계에 미칠 파급력 또한 적지 않다.

우선, 아마존과 데이터웨어하우징(DW), 분석 솔루션을 판매하는 IT업체들과 경쟁구도를 그릴 수 있다. 오라클, IBM 등 분석 어플라이언스 판매업체가 아마존의 경쟁상대다. 이들은 대부분 기업내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통한 DW, BI를 지지하는 입장이다. 아마존의 퍼블릭 클라우드와 IT업체의 어플라이언스 대결구도다.

결정적으로 IBM, 오라클의 어플라이언스는 아마존의 ARA에 접근할 수 없다. 아마존 플랫폼을 구매해 IBM ISAS 어플라이언스, 오라클 엑사리틱스에 집어넣는 것은 불가능하다. 아마존 서비스는 하드웨어를 사지 않아도 되므로, 어플라이언스 매출이 위협받게 된다.

잠재적인 아마존의 경쟁사들은 AWS를 이용한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모습이다. 아마존이 SW 마켓을 열어 서비스를 내놓아도 기존 업체들에 비해 특별히 나을 게 없다는 주장이다.

반면, 하드웨어를 갖지 않은 SAS같은 분석 솔루션업체의 입장이 달라진다. 아마존의 분석플랫폼과 자신들의 솔루션을 결합시키기 위한 시도를 꿈꾸게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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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둡 전문업체인 클라우데라, 호튼웍스, EMC 그린플럼도 아마존에 매력을 느낄 가능성이 충분하다. 이들은 하둡스택의 상용화 후 배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회사들로 AWS를 통한 확산을 노릴 수 있게 된다.

하드웨어업체에 줄을 서던 SW업체들이 아마존으로 돌아서게 되면, 광범위한 얼라이언스로 SW의 빈자리를 메워온 하드웨어 기업들이 전략수정을 해야 한다. 자체적인 분석SW 확보에 혈안이 되거나, 급진적인 전략 변화를 택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