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도 벤처 붐은 계속된다

일반입력 :2011/12/31 11:00    수정: 2011/12/31 23:16

전하나 기자

최근 노정석 아블라컴퍼니 대표는 한국 스톤브릿지캐피탈, 미국 인사이트벤처파트너스와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패스트트랙아시아(Fast Track Asia)’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신현성 티켓몬스터 사장도 뜻을 함께 하기로 했다.

아블라컴퍼니는 이제 설립된 지 갓 1년된 스타트업이지만 이 회사의 대표인 노정석 씨는 벤처 1세대로 통한다. 지난 1997년 보안회사 ‘인젠’을 창업해 코스닥에 상장시켰고 2005년에는 블로그 회사 ‘테터앤컴퍼니’를 세웠다. 테터앤컴퍼니는 한국 벤처 최초로 구글에 매각돼 성공적인 M&A사례로 꼽히기도 한다.

이렇게 성공 경험이 있는 창업자들이 벤처캐피털과 의기투합해 후배 창업자들을 돕겠다고 나서자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올 한해 벤처 붐이 불었지만 시장이 갈수록 조직화되고 진입장벽이 높아지는 탓에 내년에는 열기가 한풀 꺾일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던 중이기 때문이다.

패스트트랙아시아는 스타트업 투자 뿐 아니라 IT, 재무회계, 인사, 마케팅 등 체계적으로 인프라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법인 설립을 앞두고 인큐베이터를 통해 설립될 벤처의 공동창업자 및 CEO를 공개 모집 중이다.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을 통해 후배 벤처들을 적극 만나고 있는 선배들은 또 있다.

권도균 전 이니시스 대표, 이택경 다음 창업자 등이 만든 프라이머는 1년에 10곳가량의 스타트업을 선정해 지원하는 ‘엔턴십(enternship)’을 운영 중이다. 프라이머는 가장 초기 단계에 있는 스타트업 기업을 엄선해 6개월 간 경영, 법률, 마케팅, 기술, 시장 현황에 대한 교육과 세미나를 지원해준다.

지난해 9월 출범한 ‘YES(Young Entrepreneur Society) 포럼’은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젊은 벤처 CEO들의 모임이다. 일종의 스타트업 기업의 연대라고 볼 수 있다. YES는 실리콘 밸리와의 교류 등을 강화하고 기업가와 업계의 인재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사업기회에 대한 다양한 컨퍼런스를 주최하면서 지속적으로 교류의 폭을 넓혀나갈 예정이다.

그런가하면 사내 인큐베이팅을 가동시킨 몇몇 기업들도 눈에 띈다. KTH는 총 40여명 규모의 사내 6개 스타트업 팀을 키우고 있다. 이들 팀은 현재 10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지금은 NHN 한게임 자회사인 오렌지크루에 인수된 게임크루도 KTH의 초기 인큐베이팅 파트너였다.

이미 성과를 거둔 팀도 있다. 앱스토리는 모바일 소셜게임 ‘헬로 씨푸드’를 론칭하고 반년도 안돼 ‘헬로 카푸치노’를 추가 론칭했다. 처음 3명으로 KTH에 들어왔던 앱스토리는 게임 개발 과정에서 7명으로 불어났다. 이후 KTH가 내놓을 ‘헬로’ 시리즈의 소셜게임 프로젝트 역시 나머지 팀에서 나눠 제작키로 했다.

인크로스 자회사인 플레이빈도 몇몇 소규모 게임 개발업체를 발굴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단순 비용투자뿐 만 아니라 사무공간 지원, 마케팅 및 경영 컨설팅 등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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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한국은 미국 등 IT선진국에 비해 벤처 생태계가 열악하다는 우려를 받아왔다. 때문에 이 같은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사례가 늘어나는 것이 생태계를 보다 건강히 하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전문가는 “자본도 없고 경험도 없는 스타트업들에겐 창업 초기 단계부터 투자는 물론 조언을 해주는 선배들이 있다는 것부터가 큰 경쟁력 된다”며 “창업에 대한 시행착오를 줄여나가다 보면 내년에는 보다 안정적인 벤처 생태계 구축이 가능해질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