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WD-히타치 인수합병 제동

일반입력 :2011/12/26 12:03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생산업체인 웨스턴디지털코퍼레이션과 비비티테크놀로지엘티디(히타치GST) 인수 합병에 제동이 걸린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6일 웨스턴디지털과 히타치GST 기업 결합은 허용하되 3.5인치 부문 주요 자산 매각을 명하는 구조적 시정조치를 부과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데스크톱용과 가전용에 쓰이는 3.5인치 HDD 가격인상 또는 공급량 축소 등의 경쟁 제한 가능성이 크다고 파악해 시정조치를 부과했다고 이유를 들었다. 웨스턴디지털의 경쟁자인 히타치GST가 흡수되면서 가격경쟁이나 신제품 출시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공정위는 “경쟁 제한이 우려되는 시장에서 사업자수 감소로 구매자가 선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대폭 축소된다”며 “다수 공급원 전략을 유지해온 대량 구매자들에게는 최소 3개 사업자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시정 조치 주요 내용은 ▲3.5인치 HDD 생산 관련 지식재산권 사용권 부여를 포함한 자산 매각 ▲매각 대상 영업과 관련된 자산 이전 ▲자산 매각 이후 3년간 핵심부품 공급의무 ▲매각대상 영업과 관련된 각종 계약 이전 협조 의무 등이다.

공정위는 외국기업 사이 인수합병의 경우 시정조치 집행력 확보가 관건이라며 외국 경쟁당국인 미국, EU, 일본 등과 국제공조 적극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단순 정보 교환을 넘어 시장획정단계에서 시정조치 수준 및 일정 조율에 초점을 둔 포괄적 공조를 추진한다.

이에 따라 초기 단계에서는 실무담당자간 정보 교환을 통해 협조하고 이후 상대방 경쟁당국을 직접 방문해 심도 있는 협의를 이끌어낼 예정이다.

관련기사

공정위 관계자는 “외국기업간 인수합병에 대해 공정거래법 제7조 경쟁제한적 기업결합 규정을 적용 조치한 첫 사례”라며 “한 국가만의 조치로는 실요성 확보가 어려운 글로벌 인수합병에 대해 국제공조를 적극적으로 주도한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또 “피인수자의 3.5인치 HDD 생산 관련 주요자산을 매각하도록 해 공급자의 시장 지배력이 강화되는 것을 방지하고, 국내 구매자들이 기업 결함으로 받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