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미래 투영 '첨단 데이터센터' 열풍

일반입력 :2011/12/24 18:51    수정: 2011/12/25 13:02

김효정·김우용 기자 기자

IT업계에 클라우드와 가상화 바람이 불면서 데이터센터에 대한 관심도가 전에 없이 높아졌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주요 IT기업들은 자체적인 데이터센터 건립에 열을 올리고 있다. 클라우드 이슈에 앞장서고, 동시에 고객을 위한 베스트 프랙티스를 직접 만드는 모습이다. 이제 IT를 통해 이뤄지는 모든 서비스는 클라우드 컴퓨팅과 전용 데이터센터가 기본이다. 즉 모든 기업 활동의 핵심역량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앞으로 IT의 미래는 첨단 데이터센터에 접목된 기술을 통해 점칠 수 있을 것이다.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는 하드웨어(HW), 소프트웨어(SW) 등에 걸친 IT 신기술의 총집합체다. 개인별 리스크를 한곳에 집중시킨 것인 만큼 죽지 않는 고품질 서비스가 데이터센터의 최종 목표다.

클라우드는 인프라를 가상화하고 인프라와 SW, 플랫폼 등을 인터넷 접속으로 이용하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수많은 사용자가 한 곳에 집중된 데이터센터에 접속하는 만큼 인프라 안정성은 필수적이다.

이에 2011년 한 해, IT서비스 업체들과 IT솔루션 기업들은 원활한 클라우드 환경 구축을 위한 전폭적인 지원에 나섰다. 구성요소별로 첨단기술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으며, 자사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해 클라우드에 뛰어들었다.

■IT서비스 빅3-KT, 데이터센터 경쟁 돌입

국내 IT인프라 구축을 책임지고 있는 IT서비스 업계는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구축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중이다. 기존 IT아웃소싱의 한계에서 벗어나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에서 차세대 수익원을 마련해야 하는 시대적 요구가 반영된 결과다.

삼성SDS, LG CNS, SK C&C 등 빅3가 클라우드 컴퓨팅 시대를 대비해 데이터센터 구축 및 기술력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더 이상 값비싼 장비를 구입하지 않고도 효율적인 전산실 운영을 원하는 고객을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삼성SDS는 2007년부터 IaaS 서비스인 ‘유즈플렉스’를 그룹사에 제공한데 이어, 2009년 10월 ICT 수원센터에 클라우드컴퓨팅센터를 오픈했다. 수원센터는 1만2천평의 대규모 IDC로, 매년 3천억원 내외의 투자가 지속되고 있다. 삼성SDS는 현재 수원센터를 통해 삼성전자의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인 'S클라우드(가칭)'를 준비 중이다.

특히 삼성SDS는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전용 데이터센터 규모를 확대 중이며, SBC(Server Based Computing) 기반의 PC가상화 서비스를 통해, 삼성그룹은 물론 일반 기업에 스마트 오피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끊임 없는 연구개발을 통해 토종 클라우드 기술력 확보에 앞장서고 있다. LG CNS는 부산시에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기로 했다. 부산-진해 경제자유구역 내 미음지구에 구축될 LG CNS의 데이터센터는 1만1천700평의 부지에 연면적 4만평 규모로 조성된다. 서버 7만2천대를 운영할 수 있는 초대형 데이터센터로 내년 12월 완공될 예정이며, 일본 및 글로벌 인터넷 기업을 비롯한 국내외 고객을 대상으로 클라우드 서비스와 재난복구 서비스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SK C&C는 현재 서울의 보라매 데이터센터, 대전 대덕 데이터센터, 일산 데이터센터 등 3개 지역에 데이터센터를 운영 중이다. SK C&C는 여기에 더해 경기도 판교 지역에 2천235억원을 투자해 연구개발과 교육센터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복합 IT서비스 센터 건립을 추진 중이다.

통신사인 KT는 가장 활발하게 클라우드에 대응하고 있다. KT의 퍼블릭 클라우드인 유클라우드 비즈는 한국형 아마존웹서비스를 기치에 걸고 작년 출범했다. 바탕은 충남 천안에 위치한 클라우드 데이터센터(CDC)다. CDC는 1998년 저궤도 위성사업을 위해 구축된 곳으로, 당사업의 중단으로 방치됐다가 리모델링으로 클라우드 전용 데이터센터로 변신했다. 3만2천평 규모의 부지에 840평의 건물에 고집적 설계를 통해 3만6천개의 가상서버(VM)을 운영할 수 있게 했다.

KT는 또한 경남 김해시에 日 소프트뱅크와 합작사를 통해 데이터센터를 건립했다. 김해 데이터센터는 일본 기업에게 클라우드 서비스와 서버 위탁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HP-오라클-IBM,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 기업 변모 중

데이터센터를 구성하는 하드웨어는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등이다. 이들 HW업체들은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용 첨단 제품들을 잇따라 출시하며 치열한 영역다툼을 하고 있다. HP, 오라클, IBM, 델, EMC, 넷앱, 시스코시스템즈 등 외국계 벤더가 강력한 성능을 지원한다.

이들 주요 IT벤더들 역시 데이터센터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에 진출을 선언한 HP는 '하드웨어 기반의 서비스 회사'로의 변모를 꿈꾸고 있다. HP는 IBM이 컴퓨팅 제조업체에서 IT서비스 업체로 변신했던 것과 비슷한 길을 걷겠다는 것이다.

특히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의 핵심 HW라 할 수 있는 x86 서버 1위 업체로 다양한 사업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KT와 삼성전자 등 굵직한 클라우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HP는 프로라이언트 제품군을 전면에 내세운다. HP 서버 제품의 오랜 노하우를 담은 프로라이언트 서버는 유연성, 내구성, 가용성, 에너지효율성에서 성능을 인정받고 있다.

이 중 가장 많이 도입되는 제품은 2U 랙마운트 제품인 프로라이언트 DL380 시리즈와 BL460c 시리즈다. 인텔 제온 프로세서를 기반으로 가상화와 클라우드에 적합한 유연성을 제공한다. 네트워크 가상화 기술인 버추얼커넥트를 통해 IO를 통합하고, 쉽게 인프라를 확장할 수 있다. 대규모 인프라를 쉽게 관리할 수 있는 매니지먼트 솔루션인 ‘HP 인사이트 컨트롤’도 강점이다.

오라클은 지난 10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오픈월드 2011' 행사를 개최하고 퍼블릭 클라우드 진출 선언을 했다. '엑사' 시리즈를 통해 그 동안 '하드웨어+소프트웨어'가 결합된 엔지니어드 시스템을 기반으로 클라우드 컴퓨팅을 제공한다고 밝혀왔던 오라클로서는 그야말로 파격적인 행보다. 이를 위해서는 당연히 전용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오라클은 한국에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설립할 계획을 갖고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 중인 글로벌 IT벤더 중에 한국에 전용 데이터센터를 설립하기로 한 것은 이 회사가 처음이다. 시설을 새로 구축하는 형태는 아니겠지만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출범과 함께 강력한 시너지 효과가 예상된다.

IBM 역시 클라우드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적지 않은 준비를 하고 있다. 특히 중국에 2016년 아시아 지역 최고 규모의 클라우드 스토리지 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스토리지·네트워크 업체도 '뜬다'

스토리지는 데이터센터 확장에 따른 숨은 화두다. 가상머신(VM)이 늘어나고 운영 애플리케이션이 다양해지면서 스토리지의 규모 확장은 필수적이다. 여기에 가상화 플랫폼과 밀접하게 통신하기 위한 기술도 필요하다.

클라우드와 함께 급부상한 곳은 넷앱이다. 넷앱은 스토리지 운영체제인 ‘데이터 온탭(ONTAP)’을 통해 하이엔드, 미드레인지, 엔트리급의 플랫폼을 단일화했다. 유니파이드 스토리지를 기치로 걸고 NAS, SAN 환경을 쉽게 혼용할 수 있도록 했다. 압축제거와 플래시캐시를 활용해 데이터 관리 속도도 극대화했다.

기존 강자 EMC는 VM웨어 V스피어와의 통합이 장점이다. VM웨어의 v스토리지 API를 EMC 스토리지에 최적화시켜 관리 편의성을 높였다. VNX 시리즈는 FAST를 통해 기존보다 3배의 성능과 효율성을 얻을 수 있으며, 유니스피어를 통해 3배로 간편해진 관리 기능을 제공한다. 500개의 가상 데스크톱을 8분 내에 부팅할 수 있다.

특히 빅데이터 시대를 맞이해 지난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바 있는 EMC는 자사의 '규모의 경제'를 십분 활용해 클라우드 분야에서 지속적인 발전을 기대하고 있다. 김경진 한국EMC 대표는 클라우드 컴퓨팅과 빅데이터를 위한 공격적인 투자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다며 고객이 클라우드 컴퓨팅과 데이터 활용을 통해 비즈니스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기술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라고 말했다.

네트워크 장비는 오랜 강자 시스코시스템즈가 변함없는 인기를 얻고 있다. 시스코는 데이터센터용 제품인 넥서스 스위치를 통해 클라우드 가속에 앞장서고 있다. 클라우드의 근간이 네트워킹인 만큼 서버, 스토리지, 애플리케이션까지의 구조적인 접근을 목표로 한다.

유니파이드 패브릭, 패브릭패스, VM-FEX 등으로 유기적이고 대규모의 데이터센터 네트워킹을 구현할 수 있다. 여기에 보더리스 네트워크로 유선과 무선망의 연동을 강화했다. VM웨어, 시트릭스, MS 등의 하이퍼바이저 제품과 원활한 결합을 지원한다.

■MS-VM웨어, 클라우드 솔루션 핵심 사업자로 부각

대표적인 SW 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MS)는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에서 높은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 2012년 1분기에 자사의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 '윈도 애저' 국내 출시가 계획돼 있다. 공식발표는 없었지만 애플의 아이클라우드가 윈도 애저에서 운영되고 있다는 소문은 MS의 위상을 미뤄 짐작케 한다.

또한 KT와 함께 발표한 '올레 오피스365'는 MS가 한국에서 본격 추진하는 클라우드 비즈니스로, 향후 MS의 기업용 클라우드 서비스 확대를 위한 척후병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고객들은 이를 통해 별도의 IT인프라나 소프트웨어를 구매하지 않고도 스마트워크 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

게다가 MS는 한국을 포함한 동북아시아 지역에 데이터센터 건립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데, 이 데이터센터는 해당 지역에 MS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용도로 사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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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시대를 맞이해 가장 뜬 업체는 VM웨어다. 클라우드의 핵심 기술 중 하나가 가상화인 만큼 이 분야 1위 업체인 VM웨어의 솔루션은 이미 필수요소가 된 상태다. 이에 맞춰 VM웨어도 가상화 솔루션 업체라는 타이틀에서 벗어나 클라우드 컴퓨팅 선도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8월 이 회사는 연례 고객 컨퍼런스 'VM월드 2011'에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위한 다양한 v클라우드 서비스를 공식 발표했다. 이 중 'v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글로벌 커넥트'는 다양한 국가별 클라우드 서비스를 하나의 클라우드 서비스처럼 이용토록 하는 것으로 참가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외에도 클라우드의 가시성과 가용성, 효율성을 보장하는 관리 전략을 통해 고객 및 협력사들로부터 꾸준한 러브콜을 받고 있다.

김효정·김우용 기자 기자hjkim@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