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했더니 TV가 안나와요?"

일반입력 :2011/12/21 15:42    수정: 2011/12/22 08:42

정현정 기자

디지털 전환 시범지역으로 지정돼 지난해 1월 디지털 방송으로 완전 전환한 전남 강진에서 수많은 가구가 TV를 보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전남 강진에서 '채널 재배치'를 시범 실시한 결과 지상파 방송을 직접 수신하는 가구 중 90% 이상이 TV를 보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DTV코리아 관계자는 정확한 수치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15일 이후 TV를 보지 못한 가구를 전체 직접 수신 세대의 90%로 추정해도 1천가구가 넘는다면서 채널 재배치 이후 6일이 지난 20일까지도 이런 상황이 종식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전환이 끝난 지역의 송·중계소는 전파를 송출하기 위해 종전에 2~69번까지 사용하던 채널을 14~51번까지만 사용하도록 채널을 재배치해야 한다. 전남 강진의 경우 지난 15일 오전 6시를 기해 시행에 들어갔다.

중계소에서 사용하는 채널이 바뀌면 지상파TV를 직접 수신하는 가정에서도 채널을 재설정해야 시청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사실을 모르거나 안다고 해도 리모컨 조작에 익숙치 않은 노인들이 대부분이라 채널 재설정 방법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가정에서 TV채널을 재설정해야 한다는 사실을 뉴스나 자막을 통해 알리고 안내문을 띄웠지만 이 사실을 모르는 시청자가 많았다. 채널재배치 이후에는 자원봉사자로 2인 1조로 11개팀을 구성해 지원에 나섰지만 요령을 충분히 습득하지 않은 데다 인원도 부족해 역부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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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는 전남 강진의 경우 가정에서 채널을 재배치하는 방법이 비교적 쉬웠음에도 이러한 사태가 발생한 점에 비춰 전국적으로 디지털 전환이 이뤄지는 내년에는 엄청난 혼란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했다.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충분한 채널 재배치 기간을 가지고 적극적인 홍보 및 안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DTV코리아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 중계소에 디지털 중계기를 한 대 더 추가로 설치해 시청자가 채널을 재설정할 수 있는 기간을 최장 6개월까지 충분히 확보해 시청자의 불편의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이에 반해 우리는 TV 자막, 안내문, 현수막에 등에 의존한 것이 전부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