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LTE→3G 추진…경쟁사들 ‘분통’

일반입력 :2011/12/21 09:55    수정: 2011/12/21 16:08

김태정 기자

KT가 4세대 ‘롱텀에볼루션(LTE)’ 스마트폰의 3G 개통을 상당기간 이어갈 전망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통신시장 성장을 저해한다며 반발하는 상황.

LTE 시장 진입이 언제일지 모르는 KT 입장으로는 선택 여지가 없는 자구책인데, 파장 규모에 관심이 모였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LTE 시장 진입 전까지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의 최신 LTE 스마트폰을 3G로 계속 개통할 계획을 검토 중이다.

KT가 LTE를 시작하려면 2G 종료가 필수다. 현재 2G 이용자들이 쓰는 1.8㎓ 주파수 대역을 LTE용으로 내세웠기 때문. 2G 이용자들이 빠져줘야 LTE 개통이 가능하다. 방송통신위원회는 KT의 2G 종료를 승인했지만 법원이 제동을 걸었다. 지난 7일 서울행정지방법원이 KT 2G 가입자 900여명의 ‘2G 서비스 폐지를 승인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인 것.

KT는 즉각 항고에 나섰지만 아직 법원절차 일정도 나오지 않아 애만 태우는 모습이다. 내년 초 항고심에서 패하면 LTE 진입이 더 멀어진다.

때문에 ‘갤럭시 노트’와 ‘갤럭시S2 HD LTE’, ‘베가 LTE M’ 등 LTE 스마트폰들을 내달 20일까지 3G로 개통한다는 강수를 뒀고, 법원 일정에 따라 연장할 가능성도 검토 중인 것. LTE 태블릿의 3G 개통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내년 1~2월 LTE 스마트폰 신제품이 쏟아질 때에도 2G 종료를 못하면, 가입자 유치를 위해 3G 개통 전략을 연장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KT 입장이다.

현실화되면 내년 초 최신 LTE 스마트폰을 KT는 3G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LTE로 가입자를 받게 된다. 3G 대비 요금이 비싸고 아직 전국망이 없는 LTE 진영에게는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KT 관계자는 “아직 항고 일정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 LTE 시작 시점도 예측이 어렵다”며 “고객 선택권 확대 차원에서도 LTE 스마트폰의 3G 개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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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5개월 만에 가입자 수 100만명을 돌파하는 등 잘 나가는 LTE에 KT가 제동을 걸었다는 비판이다.

두 회사 관계자들은 “LTE 단말기를 3G로 개통하는 것은 차세대 통신 성장 촉진에 역행하는 행위”라며 “KT가 향후 LTE를 시작할 때에도 이번 전략이 자충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