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결산]갤럭시-아이폰-LTE 별의 전쟁

➁스마트폰 2천만 돌파…모바일 인터넷 ‘활짝’

일반입력 :2011/12/16 10:09    수정: 2011/12/22 10:21

김태정 기자

대한민국 스마트폰 가입자가 2천만명을 넘어섰다. 삼성전자는 처음으로 애플보다 많은 스마트폰 분기 판매량을 기록했다. 4세대 이동통신 ‘롱텀에볼루션(LTE)’도 시작 5개월 만에 100만 가입자 돌파를 앞뒀다. 신묘년(辛卯年) 스마트 빅뱅의 요약본이다.

2000년대 초 닷컴 열풍 이상의 열기가 IT 업계를 흔든 한해였다. 스마트 빅뱅이 경제, 사회, 문화, 정계까지 판을 바꿨다.

우선, 지난 10월에 당초 예고가 됐으면서도 놀라운 기록이 나왔다. 우리나라 인구 4천800만명 가운데 2천만명 이상이 스마트폰 가입자다. 경제활동인구로만 따지면 전체의 80%에 달한다.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 수는 올해 3월 1천만명을 넘어서더니, 또 다시 불과 6개월 만에 1천만명을 더하고, 3천만명을 향해 진격 중이다. 인구수 대비로는 세계적인 진기록이다. 지난 2009년 11월 애플 아이폰이 국내에 들어올 때 보였던 스마트폰 회의론은 종적을 감췄다. 스마트폰 없이는 대화가 어렵다는 얘기가 과장이 아니다.

대표적 변화는 ‘소통의 속도’가 획기적으로 빨라졌다는 것. 지난 두 차례 선거에서 이뤄졌던 실시간 투표 인증과 독려가 주요 사례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카카오톡 등은 메이저 언론 이상의 파워를 장착했다.

이 같은 흥행을 애플이 아닌 한국 기업이 주도했다는 부분도 의미가 남다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최강 자리를 차지했다. 추상적 의미가 아니라 구체적 수치에 따른 내용이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삼성전자 3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이 2천780만대로 애플(1천710만대)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고 발표했다. 아이폰-옴니아 시절에는 상상이 어렵던 장면이지만 결국 삼성전자가 해냈다. ‘애플 신화는 끝났다’고 전문가들이 확언하는 이유다.

삼성전자의 질주를 막으려고 애플은 법정 공방을 시작했다. 갤럭시S와 갤럭시탭 등 삼성전자 주요 제품들이 아이폰 디자인을 무단 도용했다며 전 세계적인 소송 공세를 펼치는 모습이다. 호주서는 일정 기간 갤럽시탭 판매 금지 명령을 받아내는 등 공격이 매섭다.

이에 맞서 삼성전자도 통신기술 특허를 무기로 법정 맞대응에 나섰다. 아이폰 판매금지까지는 아직 성사시키지 못했지만 장기전을 예상하고 법무 역량을 결집시켰다.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이 “애플의 이익침해 행동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례적으로 공격적 메시지를 던진 것도 화제였다.

LG전자는 스마트폰 대응이 늦어 3분기까지 휴대폰 부문 누적적자 9천913억원을 기록했다. 구본준 부회장의 ‘독한 LG’ 만들기 전략에 따라 쏟아내는 신제품들에 기대를 걸었다. 역전 기회를 반드시 만들겠다는 의지가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

4분기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 팬택 등이 LTE 스마트폰을 쏟아내며 아이폰4S를 압박했다. LTE 가입자 100만명을 넘긴 가운데 아이폰4S는 제 힘을 내지 못했다. 출시 후 1개월 동안 개통량 50만대를 못 넘기는 등 전작들 대비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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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별개로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영면은 전 세계를 강타한 빅뉴스였다. 애도 물결을 타고 공식 전기가 미국서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애플의 경쟁사들이 고인을 앞 다퉈 애도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결국 애플은 잡스 없는 회사의 정체성 확립, 한국 휴대폰 기업들은 LTE를 비롯한 신시장 장악력 키우기가 내년 최대 숙제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