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TV시장 진출, 순탄치 않은 이유는?

일반입력 :2011/12/09 14:52    수정: 2011/12/10 11:02

남혜현 기자

내년 IT 시장의 화두로 ‘TV’가 떠오르면서 애플이 선보일 완제품TV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사양과 기능에 대한 전망 외에 성공 여부를 둘러싼 갑론을박도 한창이다.

美지디넷은 최근 애플이 내년 말까지 32인치와 55인치를 포함한 완제품TV를 공개할 것이란 보도를 한 후, 이 같은 제품 라인업이 기존 TV시장에서 큰 경쟁력을 갖지 못할 것으로 분석했다.

IT외신들과 시장조사업체들은 올해 애플 TV 세트와 관련된 수많은 전망을 쏟아냈다. 최근엔 호주 IT전문사이트 스마트하우스가 일본 주요 TV제조업체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이 32인치에서 55인치에 이르는 3가지 화면 크기 제품을 준비 중이며 여기에 아이패드와 같은 A6 프로세서를 탑재할 것이란 구체적인 내용을 보도하기도 했다.

업계는 그간 애플TV의 파괴력이 상당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이폰·아이패드가 이미 전세계적으로 수천만대 이상 판매된 데다 아이튠스라는 강력한 콘텐츠 생태계가 결합된 만큼, 이같은 환경이 완제품 TV와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보일 것이란 예측이다.

그러나 美지디넷은 TV 시장이 충분히 포화상태라는 점을 지적했다. 수많은 TV제조업체들이 해마다 프리미엄 제품을 내놓고 있지만 극심한 가격 경쟁력에 이윤이 상당히 떨어진 상태라는 것이다.

외신은 TV의 가격경쟁이 심해지면서 이윤이 낮은 제품군이 됐다며 사람들은 더 이상 TV를 흥미로워 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애플이 그간 품목별로 단일 제품을 고가에 내놨다는 점도 TV시장에서 불리한 요소로 언급했다. 소비자들이 TV를 구매할 때 가격과 크기를 고려하게 되는데, 선택의 다양성을 애플TV가 제공하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다.

美지디넷은 소비자들은 가격을 비롯해 이 제품이 내 방안에 딱 맞는 크기인가를 고려한다며 TV제조업체들이 수십가지 화면 크기의 TV를 내놓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애플TV와 경쟁하게 될 도시바의 경우 LCD TV 라인업이 20가지에 달한다. 화면 크기도 22인치에서 55인치까지 다양하다. 삼성전자 LED TV도 22인치에서 65인치까지 총 21종의 제품이 출시됐다.

기대를 모았던 구글TV가 흥행에 실패한 것도 애플에 악재란 설명이다. 구글은 올해 소니, 로지텍 등과 손잡고 스마트TV를 내놨다. 그러나 주요 협력사인 로지텍은 올해 1억달러의 손해만 떠안은채 구글TV용 셋톱박스 생산을 중단했다.

그러나 업계에선 애플TV에 대한 기대도 상존한다. 아이폰이 스마트폰을, 아이패드가 태블릿 시장을 만들어 낸 것처럼 애플TV가 이 시장을 크게 키울 수 있을 것이란 기대심리다.

특히 故스티브 잡스 애플 CEO가 생전에 자체 TV 개발 의지를 보였던 만큼, 사용 편의성을 강화한 애플TV가 소비자에 호으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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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 CEO 타계 직후 발간된 공식 전기에도 애플의 완제품TV에 대한 열망은 고스란히 드러났다. 전기에서 잡스는 나는 완벽하게 사용하기 쉬운 통합 텔레비전 세트를 만들어내고 싶다”며 “아이클라우드를 통해 끊임없이 모든 디바이스와 동기화가 되는 것을 구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용자들이 더 이상 DVD플레이어나 케이블 채널을 이용하기 위해 복잡한 리모컨을 만지작거릴 필요가 없다며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단순한 사용자 환경을 갖출 것이고, 결과적으로 나는 그것을 잘 해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