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비 3만원에 9만원 효과”…이게 현실?

일반입력 :2011/12/07 15:28    수정: 2011/12/07 15:35

김태정 기자

우리나라 국민들이 월 3만원대 통신비를 들여 9만원대 ‘편익’을 얻는다는 정부 산하기관 연구 결과가 나왔다. 휴대폰 데이터를 활용한 경제·문화적 효과까지 감안했다는 설명이다.

다른 한 쪽에서는 활용도에 비해 비싼 요금제로 인해 스마트폰 이용자 불만이 늘었다는 분석을 민간조사기관이 내놓아 정부와 반대 입장에 섰다.

통신비 인하 압박으로 매출 타격을 입은 이동통신사들은 ‘3만원이 9만원 됐다’는 발표를 지지하지만 가입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방송통신위원회 산하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7일 서울 프레스센터서 공청회를 열고 우리나라 휴대폰 통신비 대비 편익이 3배 이상 높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KISDI는 통계청 자료를 인용, 지난 2분기 국내 휴대폰 통신비를 가입자당 월 3만436원으로 분석했고, 이로써 얻는 편익은 9만4천864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단순 계산으로 보면 9만4천864원에서 3만436원을 빼면 가입자당 월 6만4천428원의 ‘잉여’를 얻는다는 분석이다.

KISDI는 이 같은 편익 증가의 근거로 가입자들이 휴대폰으로 쓸 무선 데이터 서비스가 늘어났음을 제시했다. 예를 들어 은행을 찾지 않고 스마트폰으로 금융 업무를 보면서 얻는 교통비 절감효과 등이다. 휴대폰 엔터테인먼트나 쇼핑으로 간접 느끼는 편의성도 반영했다.

결국 통신비 개념에 ‘종합문화비용’을 추가, 새로운 체계를 정립하자는 것이 이날 발표의 요약본이다.

김동욱 KISDI 원장은 “통신비 부담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휴대폰 활용도가 늘어났음을 간과할 수 없다”며 “스마트폰 시대에 과거보다 훨씬 많은 편익을 누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민간에서는 활용도가 낮아 휴대폰 통신비가 아깝다는 조사결과가 이슈였다.

시장조사기관 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가 1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달 스마트폰 만족도가 51.3%로 지난해 10월 59.6% 대비 크게 낮아졌다.

중복 선택을 허용한 스마트폰 불만족 이유에 대하 전체의 76.3%가 ‘비싼 요금제’를 꼽았다. 이용 요금에 대한 불만이 여전히 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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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요금 대비 편익을 놓고 정부-이동통신사와 일반 가입자 간 생각의 차이가 여전히 크다는 설명이다. 정부의 ‘통신문화비’ 개념 정립에 난항이 예고된 이유다.

김득원 KISDI 부연구위원은 “편익 지수 산정 방식을 해외 주요 국가들과 비교해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OECD 등에 연구제안을 해 국제 공신력 있는 지수가 되도록 보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