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E 그물 촘촘히 짠다”…4G 달인 시나리오

정해석 인스프리트 DCN 사업본부 이사

일반입력 :2011/12/05 09:08    수정: 2011/12/06 08:34

김태정 기자

“대표 자랑거리요? LTE 원천기술이 핵심이죠.”

대형 이동통신사나 휴대폰 제조사 얘기가 아니다. 중견 벤처 ‘인스프리트’의 자랑이기에 더 흥미롭다. 잘 나가는 벤처가 원천기술을 키웠다는 게 놀라운 일은 아니지만 내용이 ‘롱텀에볼루션(LTE)’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차세대 이동통신 대표로 떠오른 LTE를 놓고 전 세계 공룡들의 주도권 싸움이 한창인 가운데 인스프리트는 스스로의 전문 분야를 제대로 판 토종기업으로 꼽힌다. 이 회사 ‘데이터 컨버전스 네트워크(DCN)’ 담당 정해석 이사도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기술 노하우는 최고라고 자신합니다. 상품화 전략만 키우면 해외서도 통해요. 처음부터 쉬운 길 대신 원천기술 확보에 매진했던 것이 낸 결과입니다.”

인스프리트는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이 필요로 하는 LTE 지능화 솔루션을 개발해왔다. 쉽게 말하자면 LTE가 더 잘 터지도록 네트워크 그물망을 촘촘히 짠다는 설명. 예컨대 이 회사가 자랑하는 ‘데이터 과부하 제어 솔루션(Access Network Discovery & Selection Function)은 휴대폰이 접속한 망들 간 트래픽 부하 분산을 수행한다.

또, 불필요한 전력 소비를 줄이면서 휴대폰이 LTE 망을 빠르게 찾도록 돕는다. 데이터 전송 품질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 한 마디로 LTE용 데이터 교통정리 도구다.

비슷한 솔루션은 3G를 비롯한 기존 이동통신망에도 많이 깔렸으나 LTE 대상으로는 아직 흔치 않다. 때문에 완성 전부터 알만한 이동통신사들이 큰 관심을 보였다.

고용량 데이터 처리용으로는 ‘EPDG(Enhanced Packet Data Gateway)’를 내세웠다. 패킷을 알아서 분석해 유해 데이터를 차단하고, 보안과 인증까지 제공한다. 역시 LTE에 철저히 맞춤화 한 솔루션이다.

LTE 시작 단계부터 데이터 네트워크 과부하가 고민인 이동통신사들에게는 확실히 구미가 당기는 제안이들이 인스프리트에서 나왔다.

“오늘날의 데이터 폭증은 이 바닥 누구나 예상한 일이에요. 다만 대안으로 LTE가 떠오를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많았죠. 회사 차원에서 이 사업에 결단이 필요했었다는 뜻입니다.”

‘에이스’들만 설명했지만 이 회사 네트워크 솔루션은 수십개이며 해외 공룡들 이상 전문성을 갖췄다고 정 이사는 강조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통화와 데이터 전송을 원활케 해주는 일꾼들이다.

자연스럽게 미래, 가까이는 내년 사업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시장이 커지는 만큼 경쟁자도 늘어나고 인스프리트도 항상 긴장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게다가 우리나라서 찾는 먹거리 규모는 한계가 분명하다. LTE 솔루션 공급처가 이동통신 3사뿐이니 미래를 고민하는 것이 당연하다.

“해외 공룡들이 100점이라면 국내 대기업들에게는 개인적으로 80점 정도 주겠습니다. 일단 시장 규모가 작은 것이 사실이니까요. 우리 같은 기업들이 크려면 해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습니다. 해외서는 보유 기술의 양이 아니라 질로 승부할 예정입니다. 몇 가지 대표 기술을 내세워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펴야죠.”

국내서는 역시 LTE 망 품질 개선이 주력 사업이다. LTE가 내년 하반기 읍과 면까지 깔린 뒤에도 촘촘한 3G와 비교해 서비스 불가 지역이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해결책으로 팸토 수요가 늘어난다는 전망이 힘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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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E 전국망 시대가 열려도 접속 불가지역이 상당할 전망입니다. 음성까지 LTE로 가면(현재는 데이터만 LTE) 망 품질 문제가 더 불거지겠죠. 이동통신사들이 어떤 대책을 세울지 모르겠지만 가정용과 기업용 팸토를 해결책으로 제시할 예정입니다.”

흔히 이동통신 네트워크의 가시성, 지능화 등 어려운 얘기들을 하지만 정리하면 간단하다. 고품질 통화 및 데이터 전송을 싼 가격에 보장하는 것. 일반인들은 대부분 모르고 쓰지만 뒷단에는 엔지니어들의 땀과 고민이 쌓여있다. LTE 시대를 맞이해 토종 통신 엔지니어들을 전보다 더 응원하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