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비 앞둔 '카오스 온라인', 대어 낚을까?

일반입력 :2011/12/01 15:48    수정: 2011/12/01 15:54

김동현

외부에서 보는 입장에서는 잘 모르겠지만 내부 관계자들 입장에서는 이번 주말이 인생 최대의 고비가 아닐까 싶다. 카오스 온라인 개발사 네오액트의 지난 5년에 대한 성적표를 엿볼 수 있는 첫 주말이기 때문이다.

게임 업체에서 첫 주말은 게임에 대한 정확한 반응을 엿볼 수 있다는 점과 가장 많은 문제점이 발생하는 시기라서 매우 중요한 날로 손꼽힌다. 대부분의 동시 접속자 반응 역시 이때쯤 제대로 나온다. 그래서 첫 주말에 대한 개발자들의 인식은 두려움 그 자체다.

세시소프트-넥슨-네오액트 3사가 공동으로 퍼블리싱하는 카오스 온라인은 동시 접속자 1만 명을 훌쩍 넘기며 지난달 29일 공개 서비스 첫 시작을 호평으로 마무리했다. 하지만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첫 주말의 행보가 아직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안심하기는 이르다.

카오스 온라인은 AOS 장르(역할수행게임과 전략 장르를 혼합한 게임)의 시작을 알린 워크래프트3 모드(Mod) 중 하나인 카오스를 온라인화 시킨 게임이다. 당시 카오스 개발자가 직접 개발팀에 속해 원작과 가장 흡사한 재미를 주며, 방대한 게임 콘텐츠가 눈길을 끈다.

사실 작년까지만 해도 카오스 온라인의 행보는 나름 순탄해보였다. 법적인 문제도 모두 해결됐고 다소 늦어지긴 했지만 각종 테스트에서 호평을 이끌어내며 승승장구했기 때문이다. 올해 역시 초반에 e스포츠 연습까지 모두 완수하면서 “이제 오픈하면 돼!”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었다.

하지만 작년 7월 해외 대작 ‘리그 오브 레전드’의 국내 입성이 가시화가 되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당시 늦어도 여름 내에는 결과를 보일 것이라는 카오스 온라인은 이것저것 수정하다가 결국 올해 11월까지 공개 서비스를 연기하면서 속병을 앓아왔다.

결국 이 둘의 대결은 올해 연말 또 하나의 키워드가 됐다. ‘다윗과 골리앗’. 이제 공개 서비스를 시작한 다윗 카오스 온라인이 3천 만 명에 육박하는 회원을 보유한 골리앗 리그 오브 레전드를 상대하게 됐으니 말이다. 이 치열한 싸움의 윤곽이 드러나는 것이 이번 주말이다.

전문가들은 리그 오브 레전드의 승리를 예상하고 있다. 말이 좋아 변수지 솔직히 말하면 리그 오브 레전드의 압승으로 끝날 것으로 보인다. 네오액트가 엄청난 물량으로 밀어 붙이는 라이엇게임즈를 감당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그만큼 이 싸움은 승산이 별로 없다.

그러나 누구나 예측하는 결과대로 흘러간다면 게임 시장 내 실패작이 나올 일은 거의 없지 않을까. 불리하다 싶으면 그만 두면 되니깐 말이다. 5년간의 내공, 그리고 도타의 시작을 알린 카오스를 배경에 둔 카오스 온라인이 리그 오브 레전드의 뒤통수를 칠 수도 있다는 것.

그만큼 카오스 온라인의 재미는 좋은 편이다. 실제로 공개 첫날 랙 문제와 점검 문제를 겪으면서 이용자들의 불만을 사기도 했지만 게임에 대한 평가는 나쁘지 않았다. 밸런스 문제 역시 아직까지는 전체적으로 양호한 수준이다.

이제 변수는 리그 오브 레전드에 달렸다. 이 게임의 공개 서비스 일정이 확정되고 북미 서버 내 약 50만 명에 달하는 국내 회원들의 계정이 무료로 국내 서버로 이전될 경우, 그리고 리그 오브 레전드의 e스포츠가 시작된다면 경쟁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

내일 당장 첫 주말을 맞이하는 카오스 온라인이 해야 할 일은 많다. 게임 밸런스 다듬기부터 서버-클라이언트 안정화, 대대적인 주말 프로모션 등 이용자 사로잡기에 나서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아님 첫 주말을 실패로 날릴 경우 이 게임이 거대한 괴물에게 잡혀 먹히는 것은 시간문제가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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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반대로 ‘대어’ 리그 오브 레전드와의 승부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낸다면 해외 시장 진출부터 여러 측면에서 유리함이 생긴다. 그만큼 대어다. 카오스 온라인이 오래 걸린 것만큼 조급하게 진행해 일을 그르치지 않길 전문가들은 바라고 있다.

한 e스포츠 게임 관계자는 “카오스 온라인의 e스포츠가 빠른 시일 내 나오는 것은 그리 좋지 않다”며 “오히려 오랜 시간 다듬은 만큼 충분히 준비한 후 밀어 붙이는 모습을 보이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