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걸려온 전화입니다”…보이스피싱과 전쟁

일반입력 :2011/11/21 11:18    수정: 2011/11/21 15:17

김태정 기자

이르면 내년부터 해외서 걸어온 전화를 받으면 별도 안내 메시지가 나온다. 휴대폰은 물론 인터넷 전화와 집전화도 포함이다. 국내 번호로 위장한 해외발 보이스피싱을 막겠다는 정부 정책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국제전화 발신안내와 조작번호 차단을 의무화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의결했다고 21일 밝혔다. 개정안은 이달 말 국무회의를 거쳐 이르면 내달 초 국회에 상정된다.

개정안에 따르면 통신사업자는 해외서 발신한 전화에 대해 수신자가 국제 전화임을 알 수 있도록 안내해야 한다. 휴대폰은 문자로, 문구 발신창이 없는 집 전화 혹은 인터넷 전화는 음성안내를 제공한다.

예컨대 모르는 번호로 발신된 전화를 받을 경우 “해외에서 온 전화입니다” 등의 안내를 듣고 통화를 원하지 않을 시 끊으면 된다. 통신사가 이를 위반하면 과태료 3천만원을 내야 한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006년부터 올해 7월까지 보이스피싱 피해 사례는 접수된 것만 2만9천987건, 피해액은 3천16억원에 달한다. 보이스피싱 범죄조직들은 중국 등지에서 발신번호를 조작해 한국의 금융회사와 공공기관을 가장해 전화를 건다. 기술적 차단 조치가 필요한 이유다.

이상학 방통위 통신정책기획과장은 “신고된 보이스피싱 피해액만 월 500억원에 달한다”며 “대부분 중국을 비롯한 해외 발신 전화이기에 사생활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로 개선안을 내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방통위는 해외서 걸려온 전화나 문자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전화번호를 사칭한 경우 10개 주요 통신사업자가 의무적으로 차단하라는 내용도 개정안에 포함시켰다. 10개 주요 통신사는 KT와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 외에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 등이다.

이에 따라 보이스피싱 전화를 비롯해 ‘00000’ 등으로 표시되는 스패문자 등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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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는 통신사업자가 불법 보조금 현장 조사 등을 거부 혹은 방해할 경우 1천만원까지 부과해 온 과태료 금액을 5천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규제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함이다.

통신 사업자들의 자발적인 민원서비스 경쟁 촉진을 위해 사업자의 이용자보호업무 수준을 평가, 공표하는 제도도 개정안에 포함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