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회 항의전화만 8만7천통...무슨 일?

일반입력 :2011/11/21 10:50    수정: 2011/11/21 11:16

김희연 기자

블로그와 트위터를 합친 형태로 ‘세상에서 가장 쉬운 블로그’를 표방하는 서비스 텀블러 이용자들이 미국 의회가 추진 중인 ‘온라인 불법복제 금지법(SOPA, Stop Online Piracy Act)’에 반기를 들고 나섰다. 텀블러가 이용자들과 힘을 합쳐 함께 인터넷 사업자들에게 강력한 제재를 가하는 SOPA 반대 운동에 나선 것이다.

18일(현지시간) 씨넷뉴스는 텀블러가 지난 15일 미국 하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SOPA에 항의하기 위해 8만7천834통의 이용자 항의 전화를 했다고 보도했다. 텀블러 측은 이용자들이 평균 53초 간 의회에 항의 전화를 지속했으며, 최장 31분 간 진행된 건도 있다고 밝혔다. 전체 통화시간만 1천292시간에 달한다.

텀블러는 블로그를 통해 “어제 우리는 역사적인 업적을 남겼다”면서 “인터넷의 자유를 보호하기 위한 8만7천834통에 항의 전화로 의회도 우리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인터넷 이용자는 물론 주요 인터넷 업체들이 거세게 항의하고 있는 SOPA는 영화나 음악과 같은 불법복제 파일 거래를 막는 것을 목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법안이다.

만일 저작권이 있는 파일을 불법적으로 거래할 경우에 인터넷서비스제공자(ISP)들에게 해당 사이트 접속 금지를 명령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신용카드나 페이팔 같은 결제 서비스 접속까지도 차단 가능하다. 그만큼 사업자들에 대한 정부의 제재가 강력해진다는 이야기다.

구글, 페이스북, 이베이 등과 같은 주요 인터넷 업체들은 ‘말도 안된다’는 반응이다. 이와 같은 강력한 인터넷 규제 법안 때문에 업계가 추진해 온 혁신과 일자리 창출은 물론 산업의 발전을 저해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러한 거센 항의에도 사법 위원회 멜린 루터 대변인은 “이번 법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번 기회에 정부의 검열을 위한 수문(Floodgates)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그러나 반대 이견을 가진 의원들도 있다. 씨넷뉴스는 미국 공화당 소속의 대럴 이사 의원은 “SOPA는 너무 극단적인 법안”이라면서 “이번 법안이 하원에게 어떤 기회를 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으며, 너무나 단순하고도 위험한 우리의 리더십으로 많은 영역을 침해할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SOPA 이외에도 현재 상원에 상정돼 있는 지적재산권 보호법 역시 미국 인터넷 업계의 거센 항의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