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소셜 벤처 열기 ‘뜨겁네’

일반입력 :2011/11/21 09:22    수정: 2011/11/21 19:10

전하나 기자

“소셜게임에서 가장 효과적인 신규 유저 확보 방법은 뭘까요?(김동신 파프리카랩 대표)”

“소셜게임 시장이 ‘레드오션’이라고들 하는데 아직 ‘크림슨 오션(핏빛 바다)’는 아닙니다.(이영일 컴투스 부사장)”

지난 19일, 서울 중구 SK T타워. 30여개 소셜·모바일 게임업계 스타트업 기업들이 한 데 모였다. 이들은 각기 5분~15분씩 자사의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아침 9시부터 저녁 7시까지 이어진 숨가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250여명의 참석자 중 먼저 자리를 뜨는 사람이 없었다. 제 2회 소셜게임 스타트업 쇼케이스 현장이다.

이날 소셜게임 업체들은 함께 활로를 모색했다. 기성 온라인 게임사들이 ‘무한경쟁’ 시대에 돌입한 것과 무척 대조되는 모습이다. 파프리카랩, 라이포인터렉티브, 로드컴플릿, 플라스콘, 리니웍스, 선데이토즈, 트리플스튜디오 등 유망 스타트업 기업들이 대거 참석했다. 최근 웹 1세대에서 소셜 1세대로 변신한 업계의 어른, 허진호 전 인기협 회장(크레이지피쉬 대표)도 행사 내내 이들과 함께 했다.

행사는 투자자와 바이어를 대상으로 하는 젊은 기업들의 ‘오디션’ 분위기도 연출됐다. NHN, 컴투스, 게임빌, SK컴즈 등 메이저 개발사나 퍼블리싱 회사 임직원들은 스타트업들의 경연과 같은 발표를 경청하는가 하면 자신들의 회사의 비전을 설명하고 이들 스타트업에 ‘구애’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기조발제자로 나선 이영일 컴투스 부사장은 “컴투스는 초기 시장부터 해외 시장에 진출했고 꾸준히 성장해오면서 다져놓은 유저풀과 퍼블리싱 노하우가 있다”며 스타트업 개발사에 든든한 파트너를 자처했다.

NHN 채유라 스마트폰게임사업그룹장도 “모바일 시장에서 한게임은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수준이지만, PC에서의 서비스 경험을 토대로 한 경쟁력이 분명하다”면서 “이를 기반으로 더 많은 개발사들과 뜻을 함께하고 싶다”고 말했다.

SK 커뮤니케이션즈 신원석 오픈소셜 사업팀장은 “싸이월드 앱스토어의 당면 과제가 국내 소셜 게임 시장의 성장 기반 마련”이라며 전보다 더 적극적인 마케팅, 기술 지원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행사의 주인공인 스타트업 기업들도 사업 성공에 대한 실질적 고민과 아이디어를 공유했다. YES(Young Entrepreneur Society)포럼 의장이기도 한 김동신 파프리카랩 대표는 주제발표를 통해 자사에서 개발한 ‘앱점프(Appjump)’를 소개했다.

앱점프는 이미 페이스북 내에서 신규 유저 유입 수단으로 검증받고 있는 ‘applifier’, ‘appstrip’와 같은 크로스 프로모션 툴. 클릭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소셜게임이 많이 가입해 뭉칠수록 혜택이 늘어난다. 타사도 수수료 없이 사용 가능하다는 것이 핵심이다.

김 대표는 “이를 싸이월드, 네이버 등 국내 플랫폼에 우선 적용하면 더 많은 개발사들이 시장으로 들어오고 게임 내 이용자의 체류시간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 파트너사를 늘려가면서 해당 툴을 모두에게 좋은 비즈니스 모델로 자리잡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행사는 1인 기업인 와일드카드 컨설팅이 기획하고 후원기업과 자원 봉사자들들의 참여로 진행돼 더욱 의미를 더한다. 한국 회사 뿐 아니라 일본의 그리, 휴머니티 저팬, 미국의 Kontagent 등 해외 기업의 참여도 눈에 띄었다.

발표 세션 외에 네트워크 파티도 점심에 이어 저녁 시간까지 계속됐다. 행사에 참석한 이들은 편하고 자유롭게 대화하면서 공감대를 확인하고 교류의 장을 넓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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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상 와일드카드 컨설팅 대표는 “소셜게임 업계는 플랫폼이나 크로스프로모션을 통해 유저풀을 공유하는 것이 일반적이다보니 일종의 동료 의식이 있다”며 “이번 쇼케이스를 통해 단순히 좋은 게임을 만드는 것에 대한 고민 뿐 아니라 함께 수익성을 증대하고 해외 진출에 대한 역량을 키우자는 파트너십을 이야기하게 된 점이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또 “앞으로 소셜게임 스타트업 쇼케이스를 국제적 행사로 키워나가고 싶고 이를 위해선 스타트업들의 얼라이언스(연대)를 확고히 하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