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동욱 지사장 "미국 시장서 컴투스 모르면 간첩"

일반입력 :2011/11/14 11:28    수정: 2011/11/19 09:30

전하나 기자

지난 10일부터 13일까지 부산서 열린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 ‘지스타 2011’의 화두는 단연 모바일게임이었다. 그 가운데 모바일 게임업체로는 최초 단독 부스로 출전한 컴투스가 뜨거운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았다. 과연 컴투스의 전성기라 할 만했다.

지난 11일 지스타 현장에서 만난 임동욱 컴투스USA 지사장은 “모바일이 대세가 됐다는 것을 실감했다”며 “특히 컴투스가 우리나라 모바일게임 시장의 선두주자일 뿐 아니라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이미지를 굳힌 것 같아 기쁘다”는 소회를 밝혔다.

임 지사장은 지난 2006년 1인 지사형태로 LA에 자리잡고 있던 컴투스로 파견, 2009년 12월 이를 실리콘밸리에 법인으로 세우는 과정까지 컴투스의 성장기를 쭉 지켜봤다.

“말 그대로 아무도 컴투스를 모르던 시기부터 시작했죠. 미국 4대 통신사에 컴투스 게임을 봐달라고 사정해도 아무도 쳐다봐주지 않던 시절 말입니다. 당시엔 시장 자체가 작다보니 통신사는 브랜드 위주로 관리할 수밖에 없었고, 우리 게임은 아무리 좋다고 해도 네임밸류가 없으니까 어려울 수밖에 없었죠. 그렇지만 그냥 포기했다면 지금의 컴투스는 없었을 겁니다.”

포기하지 않고 끝없이(?) 고생한 결과는 달콤했다. 최근 발표된 컴투스의 3분기 총 매출 91억원 중 60%가 해외에서 거둔 성과인 것. 물론 컴투스는 미국 외 일본과 중국 법인도 운영하고 있지만 시장 규모와 실적은 미국 법인이 월등히 높다.

“번번히 어려움에 부딪치자 전략을 바꿔보자고 생각했죠. 우리의 재밌는 게임을 알리기 위해선 브랜드 상승이 급선무였으니까요. 그래서 디즈니와 손잡았었죠.”

2008년 디즈니와 계약해 만든 일반폰용 디즈니 게임퍼레이드, 디즈니 퍼즐 패밀리 등은 컴투스의 인지도를 대폭 높여준 계기가 됐다.

“기존의 미니게임천국, 퍼즐 패밀리와 같은 게임이지만 디즈니 캐릭터를 활용한 아이템을 넣어서 선보였더니 반응이 폭발적이었습니다. 이들 게임을 내놓은 후에 1년 동안 만나주지 않았던 버라이즌 통신사 직원들이 찾아와 다른 게임들을 달라고 했을 정도였으니까요. 현지 문화 접목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됐죠.”

기회는 연이어 찾아왔다. 애플이 2008년 앱스토어를 오픈한 것이다. 컴투스는 애플 아이폰의 터치UI를 고스란히 게임 방식으로 구현한 RPG ‘이노티아 연대기’를 선보여 단번에 유료 게임 1위 자리를 꿰찼다.

“이노티아가 1위를 기록하고 나서 애플도 놀라 자신들이 앱스토어 순위에 추천하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1위를 하게 된 거냐고 물어왔죠. 우리도 어안이 벙벙하기는 마찬가지였지만 게임 하나에는 자신감이 차고 넘쳤죠. 애플은 특히 아이폰 기능을 가장 잘 활용한 게임으로 무척 흡족해했습니다. 때문에 이후 관계 역시 돈독해질 수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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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성공도 이어졌다. 미국 내 컴투스의 입지를 단단하고 확고히 다지게 한 것은 ‘홈런배틀3D’. 이 게임은 애플의 각별한 신뢰를 바탕으로 미 전역에 방영되는 애플 아이폰 TV광고에 소개됐고 2009년 6월 출시 직후 5주 연속 앱스토어 내 1위를 차지, 인기 돌풍을 일으켰다. 현재까지 전세계 누적 네트워크 대전 수만 2억8천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 미국 모바일 시장에서 컴투스를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오랫동안 조용히 길을 개척해온 결과죠. 한국과 마찬가지로 미국도 메이저 게임사들이 속속 모바일 시장으로 진출하고 있는데 걱정은 하지 않습니다. 그간 쌓아온 내공과 컴투스만의 색깔을 유지하면서 계속 공격적으로 방어할 겁니다. 글로벌 1등, 당연히 자신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