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대니 극장입장, 커피값도… "명동을 봐"

방통위 10일 NFC 시범서비스 시작

일반입력 :2011/11/10 10:30    수정: 2011/11/10 13:21

김태정 기자

서울 명동의 모 커피전문점. 한 손님이 현금이나 신용카드 대신 휴대폰을 이른바 ‘동글이’에 스치니 간편히 계산이 끝났다. 마치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할 때와 비슷한 모습이다.

10일 명동 200여개 매장에 이 같은 근거리무선통신(NFC) 결제 시스템이 들어섰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이동통신 및 금융 업계와 야심차게 준비한 시범서비스다. 성적이 잘 나오면 내년에 전국으로 서비스 범위를 확대한다.

NFC 결제 서비스는 휴대폰 하나로 여러 장의 신용카드를 대신하는 내용이다. 지갑을 들고 다닐 필요 없이 가맹점에서라면 NFC 칩을 장착한 휴대폰으로 결제가 가능하다. 카드결제기 대신 ‘동글이’라 불리는 소형 단말기 10cm 거리에 휴대폰을 대면 결제 완료다.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한 휴대폰에 온라인으로 발급받은 전용카드 및 개인정보를 입력하면 NFC 이용 준비를 마친 것.

11월 현재 NFC 지원 휴대폰은 갤럭시S2와 베가레이서, 넥서스S2 등과 LTE 스마트폰들로 종류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앞으로 출시할 고급형 스마트폰 대부분에 NFC를 탑재한다고 휴대폰 제조사들이 강조한 상황이다.

당장 명동에는 훼미리마트와 GS25, 세븐일레븐, 바이더웨이, 롯데리아, 스타벅스, 던킨도너츠 등 200여개 매장에서 NFC 결제가 가능하다. 극장 입장이나 쿠폰 다운로드 등도 NFC 휴대폰이면 해결이다.

기자가 명동로얄호텔 앞서 명동지하상가 방향으로 명동길을 걸었본 결과 알만한 유명 매장 대부분 NFC 결제 서비스를 시작했다.

한 커피전문점에서는 주문까지 NFC 휴대폰으로 가능하다. 비치된 전자 메뉴판에 휴대폰을 올렸더니 곧바로 주문이 입력됐다. 혼잡한 점심시간에 카운터에 긴 줄을 설 필요가 없는 것이다. 커피전문점 종이 스탬프가 자동으로 휴대폰에 저장되는 프로그램도 눈에 띄었다.

시범서비스 개막 행사가 열리는 명동예술극장 입구에 도착하니 지하철 승강장과 비슷한 기기를 거쳐야만 했다. 역시 NFC 휴대폰을 살짝 스치니 문이 열렸다. 이 때 휴대폰은 기기의 신호를 받아 자동으로 진동 전환되는 등 NFC의 폭넓은 활용성을 나타냈다.

NFC를 성공시키겠다는 방통위와 업계 의지는 매우 강력하다. 성공하면 휴대폰 제조사와 이동통신, 카드사, 가맹점까지 새로운 수익원이 생김은 물론, 해외 경쟁력도 갖추게 된다. NFC가 활발한 나라는 아직 없기 때문이다. 방통위가 고심해서 멍석을 깔은 이유다.

이날 이동통신3사와 신용카드11개사 최고경영자들이 행사에 모두 참석, 기대가 상당함을 드러냈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세계에서 가장 먼저 NFC 서비스를 활성화할 것”이라며 “국가 경쟁력 강화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숙제는 아직 산적하다. 표준화를 이뤘지만 이동통신과 카드, 매장들 간 입장차이가 아직 적지 않다. 수수료를 비롯한 각자 간 수익 조절 문제다.

결제기인 ‘동글이’ 보급도 고민이다. 기업들이 아무리 좋은 시스템을 만들어도 중소상인들이 ‘동글이’를 들여놓지 않으면 NFC는 무용지물. 우선 40만개 정도를 정부에서 보급하고, 기업들도 총력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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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방통위와 이동통신3사, 카드사, 제조사 등이 함께 구성한 ‘그랜드 NFC 코리아 연합’이 중책을 맡았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구글과 비자 등 해외 거대 기업이 독자 플랫폼 선점 움직임을 강화했기에 우리도 대응이 필요하다”며 “IT와 금융을 접목한 NFC 기술에 명운이 걸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