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심의, 애플·구글 하는데…SKT·KT는?

일반입력 :2011/11/07 11:04    수정: 2011/11/07 15:17

전하나 기자

지난주 애플이 국내 앱스토어 게임 카테고리를 전격 개방한데 이어 구글 안드로이드 마켓의 게임 카테고리도 곧 열릴 전망이다. 반면 국내 오픈마켓 사업자인 SK텔레콤, KT는 자율심의에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이들 이동통신사업자가 운영 중인 T스토어, 올레마켓은 여전히 게임물등급위원회 사전심의를 통한 게임물을 서비스하고 있다. 해당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는 “처음부터 정식적으로 게임물을 서비스하지 않았던 애플, 구글과 달리 국내 사업자는 이미 안정적으로 게임을 유통하고 있기 때문에 등급분류에 대한 행정 절차와 사후관리에 대한 책임을 구태여 떠안기 부담스러워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픈마켓 자율심의를 골자로 한 게임산업진흥에관한법률은 전병헌 의원(민주당)이 지난 2010년 대표 발의한 것으로 국회서 표류하다 올 3월에야 처리됐다. 이는 사업자에게 등급분류 권한을 부여해 게임물 콘텐츠의 유통 활성화를 도모하겠다는 취지로 마련됐으나 최근까지 큰 성과를 보지 못했다.

현재 국내 사업자는 기존 심의 업무를 그대로 가져오는 한편 자체 등급분류한 게임물을 유통한 후에는 게임위에 신고해야 하기 때문에 이중부담이라며 곤혹스러운 모습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전심의 비용, 사후관리 책임이 민간 업체로 옮겨온 것일 뿐 규제의 근간이 바뀐 것은 없다”고 볼멘소리를 냈다.

더군다나 게임위 기준 위반 여부에 따라 행정처분을 받을 수 있어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주장도 나온다. 동일한 콘텐츠임에도 불구하고 사업자마다 각기 다른 방침으로 등급이 달라질 수 있는 점 역시 문제라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그간 이통사들은 국내 사업자 ‘역차별’도 우려했다.

이들 사업자는 통합 기구에 게임 검수 업무를 맡기는 방안도 타진했으나 ‘위탁이나 대행은 자율이라는 대의에 어긋난다’는 정부 기조에 부딪혀 무산되기도 했다. 이후 자율심의 준비 ‘시늉’만 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국내 이통사업자들로 인해 입법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는 비판이 거센 상황. 특히 국내법에 반발했던 해외 사업자들도 전향적 자세를 취하는 것을 볼 때 이통사들이 폐쇄적인 국내 정책규제 완화에 힘을 보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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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그동안 해외 사업자들이 독자적인 게임 서비스를 하지 않았던 덕분에 국내 이통사들이 수혜를 입어온 것 또한 사실. SK텔레콤 뿐만 아니라 KT, LG유플러스 가입자도 이용할 수 있어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T스토어는 최근 가입자 1천만명을 돌파, 거래액이 600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전병헌 의원은 “시장 지배사업자인 SK텔레콤과 KT는 자사 마켓 매출 감소가 우려돼 입법 과정에서부터 역차별을 주장해 왔다”면서 “새로운 시대의 흐름에 순응하는 것이 더 큰 매출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것을 인지하고 자율심의 협의에 적극 임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