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잘나가는 토종 애니…“정부 지원 한몫”

일반입력 :2011/11/06 15:30    수정: 2011/11/06 16:01

전하나 기자

한국 창작 애니메이션들이 해외에서 연일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국산 애니메이션들이 스크린은 물론 TV 방영으로 해외 안방 극장까지 점령하고 있다.

먼저 부즈클럽과 EBS가 공동 제작한 ‘캐니멀’이 대만 어린이 채널 요요 TV에서 시청률 1위를 기록해 주목받고 있다. 지난 8월 29일 방영을 시작한 지 두 달 만의 쾌거다.

캐니멀은 깡통 모양의 개와 고양이, 펭귄 등 주인공들의 좌충우돌 모험담을 그린 작품이다. ‘월레스와 그로밋’, ‘치킨 런’ 등을 만든 영국 아드만 스튜디오가 시나리오와 음악 작업에 참여, 제작 단계에서부터 업계의 시선을 한몸에 받았다.

대만에선 TV 방영 전부터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입소문 마케팅을 펼쳤으며 지난 달에는 대만 대형 백화점 ‘나이스 쇼핑몰’에서 오프라인 이벤트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캐니멀은 최근 호주의 대표적인 공영 방송사인 ABC2 채널에서도 방영을 시작했다. 오는 28일부터는 디즈니 아시아 채널을 통해 선보여질 예정이다.

이 외에도 브루나이, 캄보디아, 동티모르, 인도네시아, 라오스, 말레이시아, 몽골, 미얀마, 팔라우, 뉴기니,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등 총 14개국 방영이 확정됐다.

부즈클럽 관계자는 이 같은 성과 요인을 “대사 없는 이야기 진행, 슬랩스틱 코미디 장르 표방이 장점으로 부각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국산 애니메이션 최초로 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새로운 흥행 역사를 쓴 ‘마당을 나온 암탉’ 역시 중국 내 3천여개 스크린 개봉으로 화제를 모았다. 중국 전역 8천 5백여개 스크린 중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현재까지 벌어들인 돈은 약 400만 위안(한화 약 8억원) 가량으로 집계된다. 이는 당초 기대에는 못미치는 흥행 성적이지만 이와 별개로 관객과 평단의 호평에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국산 애니메이션 브랜드의 절대 강자로 불리는 ‘뽀로로’도 중국으로 세를 확장한다. 뽀로로와 친구들이 어려운 역경 속에서 슈퍼썰매 대회에 출전, 고군분투 하는 내용의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 ‘뽀로로의 슈퍼썰매 대모험’은 내년 하반기 한국과 중국에서 동시 개봉될 예정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을 비롯한 국내 투자는 모두 끝났으며 중국에서만 22억원을 투자받은 상황이다.

팡고엔터토이먼트의 ‘꾸루꾸루와 친구들’은 지난 2007년 중국 최초의 3D입체 퍼펫 애니메이션으로 CC-TV에 방영된 이후 차이나필름그룹으로부터 제안을 받아 영화로 제작, 내년 초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인도·대만·프랑스·싱가폴 등 12개 국가의 방송 채널에 판매되기도 했다.

이렇게 국산 창작 애니메이션들이 지속적으로 해외 진출 성과를 거두고 있는 배경에는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한몫하고 있다.

일례로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애니메이션 후속시즌 제작지원, 스마트시장형 단편파일럿 애니메이션 제작지원, 글로벌 애니메이션 본편 발굴지원, 한중애니메이션 공동제작지원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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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도 최근 애니메이션 산업 관련 내년도 예산에 40억원을 투입 ▲글로벌 애니메이션 공동제작 ▲유통 및 홍보 활성화 ▲산학 협력 프로젝트 ▲우수 학생·단편 애니메이션 페스티벌 개최 등을 지원하겠다고 공표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한국 애니메이션 산업이 자생력을 갖추기 전까지는 정부와 지자체 진흥기관의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며 “특히 정부 지원이 투자금을 유치하기 어려운 콘텐츠산업 분야에서 민간투자를 얻어내는 데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