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 vs. 우분투, 모바일-서버 전면전?

일반입력 :2011/11/03 08:10    수정: 2011/11/29 08:52

PC와 서버 시장에서 맷집을 키워온 우분투 리눅스가 내년 등장할 윈도8 운영체제(OS)의 복병이 될 전망이다. 개발사 캐노니컬이 가상화 클라우드 시장에 꾸준히 지분을 늘려온데다 오는 2014년을 상반기 완성을 목표로 '태블릿용' 우분투 리눅스를 내놓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데스크톱과 x86 기반 서버용 OS로 우분투 리눅스를 만들어왔다. 최근 서버용 우분투가 HP 클라우드 서비스용 주요 플랫폼으로 채택된데 이어 캐노니컬이 개인용 우분투를 모바일 기기와 가전용 시스템으로 확장하는 시나리오를 제시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와의 전면전을 예상케 한다.

■윈도 양동작전, 태블릿 확장-클라우드 효율화

우선 MS가 PC에서 모바일 기기, 특히 태블릿으로 발판을 넓히는 전략을 캐노니컬보다 먼저 구체화했다. MS는 지난 9월 자사 생태계에 속한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차기 윈도 플랫폼에 들어갈 신기능과 특징을 선보이는 기술 컨퍼런스를 열고 향후 계획을 일부 제시했다.

당시 MS가 선보인 '메트로 사용자 인터페이스(UI)'는 태블릿 터치스크린에 최적화시킨 조작 체계라는 인상을 남겼다. MS는 이를 기본 탑재한 윈도8을 통해 PC 사용자 기반을 붙잡는 동시에 태블릿 시장도 공략할 것이란 야심을 드러냈다. 기존 윈32, 실버라이트, 닷넷 등 PC플랫폼 개발 환경을 그대로 지원하면서 메트로UI에 특화된 애플리케이션도 개발할 수 있게 했다.

또 모든 기능을 품은 '풀OS'로써는 처음으로 ARM 코어 프로세서를 지원한다고 예고했다. x86, x64 하드웨어에 더해 ARM 환경에서 돌아가는 윈도 애플리케이션이 나올 전망이다. 덕분에 다른 태블릿 경쟁자들의 하드웨어 사양과도 견줄 수 있게 됐다. 다만 같은 세대의 서버용 OS인 '윈도 서버 8'은 ARM칩을 지원하지 않는다.

윈도 서버 8은 MS가 클라우드 공략 시나리오를 한단계 진화시켜 내놓은 플랫폼으로 평가된다. 대규모 멀티테넌트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리하기 위해 가상화, 네트워킹, 클러스터링, 스토지 영역에 필요한 신기능을 대거 투입했다.

가상화 하이퍼바이저 기능도 업그레이드했다. 가상 데스크톱 환경(VDI)의 사용자 경험(UX)을 높이기 위한 성능 개선과 관리 효율성을 위한 디스크 관리 및 보안기술이 주목을 받았다. 이 서버 가상화 기술은 클라이언트용 윈도8에도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상화 기반으로 애플리케이션 호환성을 지원하거나, 클라이언트와 서버를 아우르는 소프트웨어 개발 업무와 엔터프라이즈 IT관리자의 숙제에 따른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결국 MS는 윈도8과 윈도서버8을 통해 PC와 기업용 서버 시스템에서 태블릿과 가상화 기반 클라우드 인프라쪽으로의 역량을 더 키우려는 모양새다. 이는 캐노니컬의 우분투 리눅스가 모바일 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한편으로는 HP나 델 등 x86서버 제조사들과 리눅스 클라우드 서버 구축 전략을 실현해온 모습과도 겹쳐 보인다.

■우분투, 모바일플랫폼-리눅스클라우드 공략 가속

지난달 정식 공개된 우분투 11.10 버전이 클라이언트와 클라우드를 아우르는 개방형 플랫폼으로 소개됐다.

캐노니컬은 데스크톱용 리눅스 사용자들에게 새로운 UI를 제시하면서 모바일 UX를 PC 환경의 연장선으로 가져갈 전망이다. 회사는 우분투 11.10 버전을 통해 상반기 나온 11.04 버전이 선보인 3D 기반 유니티(Unity) 인터페이스 지원범위를 2D까지 확장했다. 구형 그래픽 장치뿐 아니라 모바일에 널리 적용된 저전력 컴퓨팅 플랫폼 ARM에서도 니를 쓸 수 있도록 했다.

우분투 서버 버전은 운영, 개발 전문가들이 클라우드 인프라를 도입하는데 필요한 설치, 관리, 통합 도구가 포함돼 있다. 우선 시스템 관리 프레임워크 '주주'가 클라우드 환경에서 애플리케이션 실행, 서비스 배포와 전체 구성상의 조화를 담당하는 기술로 소개됐다. 여러 클라우드 서비스 환경과 분산 워크로드 운영기술 '하둡' 설치를 단순화시켜 준다는 게 캐노니컬측 설명이다.

또 서비스형 인프라(IaaS) 기술 '오픈스택'이 우분투 서버 11.10 버전의 클라우드 인프라 구성요소로 포함됐다. 캐노니컬은 자체 개발한 경량 가상화 기술 '리눅스 컨테이너(LXC)'를 통해 OS에 더 통합하고 오픈스택에도 LXC 지원을 기술프리뷰 상태로 추가했다. LXC 말고도 레드햇이 주도하는 '커널기반 가상머신(KVM)'과 시트릭스의 '젠(Xen)'에 투자함으로써 여러 하드웨어 플랫폼을 함께 운영할 수 있는 클라우드 솔루션을 제시한다.

오픈스택은 나사, 랙스페이스, 시트릭스, 인텔 등 70여개 IT업체가 모여 오픈소스 클라우드 컴퓨팅 솔루션을 만드는 프로젝트이자 협력체다. 우분투 서버는 11.10 버전 공개와 동시에 오픈스택 표준OS가운데 하나로 채택됐다. x86 서버 제조사 HP가 제공하는 클라우드서비스에서도 지원 우선순위가 높은 플랫폼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열렸다.

캐노니컬 우분투 서버와 MS 윈도서버8 플랫폼간 최대 차이점은 우분투 서버가 ARM 아키텍처를 지원한다는 점이다. 캐노니컬은 ARM칩 지원을 기술 프리뷰로 선보이면서 '리눅스, 아파치, 마이SQL, PHP(LAMP) 스택'과 같은 주요 서버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기술을 마련했다. 윈도서버8과 달리 우분투 서버는 x86과 ARM 아키텍처를 선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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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1일(현지시각) 영미권 외신 보도에 따르면 HP도 저전력 ARM서버 출시와 함께 시장 주류로 앉히기 위한 '문샷'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HP와 AMD, ARM홀딩스, 칼세다, 캐노니컬, 레드햇이 손잡은 문샷 프로젝트는 서버 기술연구진, 개발플랫폼, 생태계, 3개 축으로 구성된다. HP는 ARM뿐아니라 향후 인텔 아톰, 저전력 제온 프로세서와 AMD 저전력 x86칩까지 아우를 수 있는 '레드스톤' 서버를 소개했다.

인텔이 기존 x86과 유닉스 서버 플랫폼 부문에서 HP와 긴밀하게 협력해온 관계를 재정립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윈도서버8을 준비하며 클라우드 생태계 확장에 속도를 내려는 MS와의 파트너십은 한층 공고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