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반도체! 한국 실력 재확인

일반입력 :2011/10/29 09:16    수정: 2011/10/29 12:48

송주영 기자

우리나라 반도체 업체가 3분기 실적을 통해 우위를 재확인했다.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은 전년 동기 대비와 전분기 대비 각각 영업이익이 악화되긴 했어도 경쟁사, 시황 대비 괜찮은 실적을 거뒀다.

28일 삼성전자는 3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반도체 매출액 9조4천800억원, 영업이익 1조5천9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올해 상승세가 꾸준한 시스템LSI가 포함된 실적이긴 하지만 메모리 분야도 업계에서는 유일하게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증권업계는 분석했다.

전날 실적 발표한 하이닉스는 매출액 2조7천580억원, 영업손실 2천770억원을 나타내 적자 전환했지만 해외업체 실적과 비교하면 괜찮은 실적이다.

일본 D램업체 엘피다는 3분기 매출액 641억엔(한화 약 9천355억원), 영업적자 447억엔(한화 약 6천523억원)을 기록하며 영업손실률이 70%를 기록했다.

타이완 업체 실적은 더 심각하다. 난야테크놀로지는 3분기 매출액 73억대만달러(한화 약 2천703억원)에 영업손실 98억대만달러(한화 약 3천628억원)으로 영업손실이 매출액을 초과했다. 이노테라도 매출액 89억대만달러(한화 약 3천295억원)에 영업손실 69억대만달러(한화 약 2천555억원)가 발생했다.

■삼성전자 10분기 연속 흑자 달성

D램 시황 악화는 모두가 함께 겪는 공통된 상황이다. 해외 경쟁사와의 실적 격차는 우리나라 반도체 업체 체력이 얼마나 강해졌는가를 보여준다.

삼성전자는 3분기 메모리 업계 중 홀로 영업이익까지 냈다. 지난 2009년 2분기 흑자로 전환한 후 10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미세공정, 출하량 조정 등에서 전략이 앞섰다. 컨퍼런스 콜을 통해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김명건 삼성전자 IR팀 상무는 “연말까지 D램 30나노급 이하 50% 수준을 달성하고 낸드는 연말까지 20나노급 이하가 70%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닉스도 D램 30나노급이 3분기 기준 20% 수준에 달했다. 김민철 하이닉스 CFO는 “공정전환을 비교적 차질없이 진행했고 어느 공정보다 빠르게 전환이 이뤄져 연말이면 30나노급이 40% 수준에 도달하고 연내 20나노급 개발도 완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이닉스 낸드플래시는 20나노급 공정이 3분기 70%대까지 올라갔으며 연말까지 70% 후반대 비중까지 늘어날 예정이다.

이와 비교할 때 난야는 아직까지도 50나노급 D램 비중이 50%, 이노테라는 30%로 공정전환에서 우리나라 업체와 차이가 많이 난다. 엘피다가 20나노급 D램 계획을 발표한 적은 있으나 아직까지 양산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타이완 업체 자금수혈 나서

적자가 지속되면서 후발 주자인 타이완 등 해외 경쟁사들은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 난야, 이노테라 등은 자금 수혈에 나선 상태다. 난야는 모회사인 플라스틱그룹을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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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17일 열릴 주주총회를 통해 유상증자 여부가 확정될 예정이다. 성공하지 못하면 난야의 어려움은 지속될 전망이다. 반면 이노테라는 이번달 초 신주발행을 통해 우선 자금을 확보해 숨통은 트인 상태다.

타이완 반도체 업계는 어려움 속에 정부 지원을 꾸준히 요청하고 있다. 최근에는 타이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TSMC 모리스 창 CEO가 나서 “타이완 정부는 한국이나 미국처럼 반도체 업체를 소중히 여기지 않는다”는 불만을 터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