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 따르자니 '효율' 울고...기업들 고민

일반입력 :2011/10/27 08:37    수정: 2011/10/27 14:49

김희연 기자

#유명 온라인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모㉖씨는 요즘 강화된 회사 보안 정책 때문에 고민이다. 대외교류 업무가 많은 부서에서 근무하다보니 외부에 전달해야하는 문서나 파일들이 많은 이 씨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사내 보안 강화로 인해 늘어난 작업들 때문에 업무 시간도 배로 늘어났다. 불편함을 호소하는 직원들도 한둘이 아니다.

#전 업무 영역으로 보안 강화가 확대되면서 금융업계 종사자인 김모㉝씨는 숨통이 막힐 지경이다. 이동식저장장치(USB) 사용금지는 물론 웹 보안까지 강화돼 업무 중 필요한 정보를 검색할 때도 사이트가 차단되는 등 불편함이 이만저만 아니다. 업무를 처리하는 프로그램이나 전산시스템 등 역시 보안 강화가 이뤄지면서 성능이 느려졌다. 이 때문에 시간이 생명인 금융권 종사자들은 피가 마를 지경이라고까지 표현했다.

정보의 가치가 높아지면서 기업들이 보안 강화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그러나 내부 직원들의 불만토로에 고민에 빠졌다. 보안 정책을 따르자니 업무 효율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의견이 쇄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안절차 간소화 요령 생겨나...형식상 보안

직원들의 가장 큰 불만은 문서나 파일, 그리고 웹 사이트 차단 같은 보안 요소다. 기업이 기밀문서나 중요파일들에 암호화를 적용하면서 외부교류 업무가 많은 직원들이 불편함이 커졌다.

온라인 회사에 근무 중인 이 씨는 “매번 별도 승인을 받아 문서작업을 하다 보니 불편해서 아예 이를 사용하지 않도록 허가해주는 비밀번호가 공공연하게 공유될 정도”라며 “내부 문서나 파일 보안의 중요성을 다 알고 있지만 업무의 특성이나 효율을 고려하지 않고 적용하다보니 형식상의 보안뿐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씨 역시 외부로 전달해야하는 문서는 매번 암호화를 푸는 작업을 해야만 해 똑같은 일을 처리하는데도 기존보다 훨씬 많은 절차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다른 직원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때문에 보안절차를 간소화하는 요령같은 것들도 생겨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금융권에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관계자들은 보안을 위해 솔루션 도입 등의 정책 강화는 필수지만 현실적인 한계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로 인해 금융권에서 일하는 내부 직원들의 성토도 만만치 않다.

금융권 종사자 김 씨는 “주식 등의 금전거래가 이뤄지는 금융권의 경우, 업무 효율성은 곧 고객들의 손실로도 직결되기 때문에 매우 민감한 부분이다”라면서 “이를 고려한 보안 조치가 필요한데 금융권이 준수해야하는 보안 규정과 현실의 괴리가 매우 큰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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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보안에 대한 업무 효율성 부재에 대한 문제는 이전부터 지적돼 왔다. 보안과 효율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에는 기술적인 한계점이 꾸준히 거론돼 왔기 때문이다.

금융권의 한 보안 전문가는 “지속적으로 효율성 문제가 지적되면서 각 금융사에 환경요인 분석을 통한 보안을 적용하기 위해 보안 컨설팅을 받고 있다”며 “또한 내부 직원들의 의견도 수렴해 이를 개선하기 위한 작업을 꾸준히 진행 중이지만 단 시간에 이를 개선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