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지속의 지름길…'글로벌 N스크린'

아카마이, 글로벌 CDN 플랫폼 이용

일반입력 :2011/10/17 14:38    수정: 2011/10/18 12:22

[보스톤(미국)=김우용 기자]한국의 방송업계가 N스크린 열풍으로 뜨겁다. 미국에서 시작된 TV에브리웨어가 국내서도 본격적인 바람을 타는 모습. 세계적으로 한국의 콘텐츠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 드라마, 영화, K-POP 등이 국가를 막론하고 인기를 끈다. N스크린만 적절히 활용한다면 높은 수익을 얻을 시장 조건은 마련됐다.

그러나 실제 상황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시청자는 즐거운 반면, 콘텐츠 업계는 투자대비 수익확보 여부로 여전히 고민중이다. 한류 역시 여러 장애물에 막혀 콘텐츠 사업은 지지부진하다.

최근 MBC는 아이폰과 아이패드로 실시간 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푹(pooq)’을 선보였다. 지상파 MBC채널과 케이블TV 계열사 채널의 실시간 방송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채널교환계약을 통해 SBS의 실시간 방송도 제공한다.

푹은 현재 애플의 국내 앱스토어 상위권을 달리며 인기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HD급 화질을 통해 DMB보다 빠르면서도 고품질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점이 인기요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지상파 방송사 애플리케이션의 가장 큰 약점은 국내에 한정된 이용범위다. MBC의 푹은 해외에서 이용할 수 없다. 저작권 문제에 따른 조치지만, 시장 자체를 한국 내로 축소해버린 셈이다.

세계적으로 한류가 불고 있는 점을 떠올리면 아쉬운 대목이다. 세계적으로 한국의 동영상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해외교포를 벗어나 급격히 증가하는 상황을 이용하지 못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카마이, 고품질 콘텐츠 해외로 전송해야...

이런 가운데,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미국 보스턴에서 CDN업체 아카마이가 개최한 ‘아카마이 엣지2011’에서 회사 측이 강조한 ‘스케일’이란 말은 흥미롭다. 고품질 콘텐츠를 해외로 고속 전송함으로써 방송사의 수익확대를 도모해야 한다는 설명이었다.

데이비드 케니 아카마이 사장은 “아카마이는 인텔리전트 플랫폼을 통해 미디어업계에 스케일을 제공한다”라며 “커넥티드 디바이스에 고품질의 비디오를 언제 어디서, 어떤 기기서도 볼 수 있는 TV에브리웨어 시대를 이끌고 있다”라고 말했다.

아카마이의 CDN 서비스인 인텔리전트 플랫폼은 캐싱, TCP 최적화, 라우팅, 다이나믹 스트리밍, 모바일 최적화, 보안, 모니터링, 분석 등의 광범위한 서비스를 포함했다. 이 플랫폼은 전세계에 구축된 약 10만대 규모의 서버와 1천곳 이상의 데이터센터에 설치된 아카마이 엣지 서버 네트워크에 기반해 세계로 콘텐츠를 전송한다.

이 플랫폼은 HD네트워크와 아이덴티티 서비스를 포함하고 있다. HD 네트워크는 CP가 맡긴 원본 콘텐츠를 사용자의 디바이스 사양 및 동영상 포맷, 접속 네트워크 상황에 최적화시켜 고화질 동영상을 전송한다. 아이덴티티 서비스는 사용자 인증을 아카마이 엣지서버에서 수행해 싱글사인온을 구현한다.

한류와 N스크린을 연결해 수익을 창출하는 아이디어는 판로 확보부터다. 광범위한 인프라와 고성능 플랫폼을 바탕으로 아카마이의 전송서비스는 콘텐츠의 저장장소를 무의미하게 만든다. 즉, 한국에 동영상 콘텐츠를 모두 저장하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전송하면 세계를 대상으로 한 판로는 확보된다.

■미디어, 테크놀로지 업계와 상호작용 필요

아카마이 엣지2011 첫날 기조연설자로 나선 조나단 밀러 뉴스코퍼레이션 디지털미디어그룹 회장은 “미국의 경우 과거 지역별로 미디어가 있었지만, 이제 구글이나 애플같은 완전히 글로벌 지향적인 유통채널을 가진 회사들이 활약하고 있다”라며 “미디어 회사는 테크놀로지 회사들과 상호작용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DVD는 클라우드로 제공되고, 콘텐츠가 제작되면 소비자가 바로 찾아서 즐길 수 있게 됐다”라며 “구글로 검색하고 인터넷을 통해 싸고 빨리 구할 수 있는 세상에서 미디어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기회를 얻는데 새로운 배급 전략을 세워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이는 콘텐츠에 대한 소비자의 접근 방식이 근본적으로 변화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한국과 달리 해외 시청자는 고품질 콘텐츠에 기꺼이 돈을 지불할 용의를 갖고 있다. NFL 생중계 스트리밍 서비스의 경우 40달러를 내야 하는데 엄청난 수입을 거둬들인다.

다음으로 소비자가 원하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다. 어떤 콘텐츠를 이용하고 싶어하는지 적절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

조나단 밀러 회장은 채널을 묶어서 가입자 기반으로 월 정액제를 받는 번들링 방식을 구식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오버더탑(OTP) 배포방식을 통해 원하는 소비자에게 맞춰 빨리 제공하는 서비스를 마련하고, 타깃화된 공급을 해야 한다”라며 “고객이 스스로 원하는 콘텐츠를 구체적으로 밝힐 것인데, 이를 제대로 파악해서 빠르게 제공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아카마이는 이를 위해 동영상 전송서비스에 대한 분석도구를 제공한다. 사용자가 어떤 콘텐츠를 접속하고, 얼마나 이용하는지, 접속 시간대, 이용패턴 등에 대한 분석정보를 통해 배급전략을 적절히 수립할 수 있다. 일종의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I)를 제공하는 것이다.

데이비드 케니 아카마이 사장은 “아카마이는 미디어 애널리틱스 리포트를 통해 전세계 고객들의 트래픽이 어느 정도이고. 지역별 사용량 정보를 제공한다”라며 “콘텐츠 사업자는 소비자가 기꺼이 돈을 지불할 용의를 가진 콘텐츠를 알아내 집중 배치할 수 있게 된다”라고 말했다.

현재 지상파방송사가 고수하는 N스크린 서비스의 수익확보 방법은 광고다. 실시간 방송을 무료로 제공하고 광고 시간에 앱 전용 광고를 편성한다. 이는 지상파DMB와 동일한 수익모델이다. 다시보기 서비스에 애플 인앱 결제를 도입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서비스 시작 시점은 미정이다.

지난 10년간 지상파DMB의 사례처럼 광고는 N스크린 사업 수익성 확보에 명확한 해법으로 부족하다. 수직계열화된 광고영업 구조 속에서 소규모 부가수익으로 그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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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복잡하게 얽힌 저작권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작사, 투자사, 배급사 등이 엉켜 저작권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트리밍 서비스와 글로벌 사업의 결합에 대한 이해부족도 큰 문제로 지적된다.

아카마이 측은 “미디어 업계가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한 사업성을 제대로 이해한다면 쉽게 수익모델을 창출 할 수 있다”라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최적화를 통해 비용절감을 할 수 있는 글로벌 CDN 플랫폼을 이용해 볼 것을 조언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