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초강경... 日-濠에 아이폰4S 판금 소송

일반입력 :2011/10/17 13:10    수정: 2011/10/17 18:50

남혜현 기자

삼성전자가 17일 일본 동경 법원과 호주 뉴사우스 웨일즈 법원에서 애플 아이폰4S를 대상으로 판매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일본의 경우 아이폰4S 외에 아이폰4와 아이패드2에 대한 제소도 포함했다.

삼성전자의 이같은 초강경 대응은 때마침 이재용 사장이 스티브 잡스 추도식에 참석, 양사의 화해 움직임이 본격화 할 것이란 추측이 무성한 가운데 이루어진 것이어서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최근 특허전쟁에서 4:0 으로 밀리고 있는 삼성전자가 협상 대신 과감한 확전을 선택한 것은 나름의 자신감과 관련 시나리오를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돼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이날 추가 소송 의지를 밝히며 애플 제품들이 삼성전자가 보유한 특허를 침해하고 있기 때문에 판매를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삼성, 비행 모드 등 사용자환경이 소송 새무기

삼성전자가 제기한 내용은 호주의 경우 WCDMA와 HSPA 등 통신표준에 관한 특허 3건과, 일본에서는 HSPA 표준특허 1건과 휴대폰 UI 관련 상용특허 3건이다.

특히 삼성전자가 네덜란드에서 문제 삼았던 이동통신 표준에 관한 특허 이외에 비행 모드 등 사용자인터페이스(UI)와 관련된 특허가 포함돼 눈길을 끈다. UI와 관련된 특허는 그간 애플이 주로 경쟁사를 압박할 때 사용돼 왔다.

삼성이 일본에서 애플을 상대로 제소한 특허는 고속전송채널 송신 관련 단말기의 전력절감을 결정하는 방법 1건과 화면 표시 방법과 관련된 필수 기능 3건에 관한 것이다.

기능 특허는 구체적으로 ▲비행모드 아이콘 표시 ▲사용자 중심 홈 스크린 공간 활용 ▲앱스토어를 카테고리별 트리 구조로 표시하는 것 등을 포함했다.

삼성의 전략 변화는 주무기였던 이동통신 표준특허가 네덜란드 헤이그 법원에 의해 '프랜드(FRAND)' 방식으로 제공할 것을 판결 받은 후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네덜란드에서 아이폰, 아이패드 등 3G 전 제품군에 판매금지 가처분을 신청했지만 법원에 의해 기각당했다. 법원은 삼성전자의 3G 기술이 산업표준으로 받아들여지는 만큼 애플과 성실하게 라이선스 협상에 임하라고 판결했다.

또 삼성은 호주에선 ▲데이터 분할 전송시 각 데이터에 특정 부호를 부여하는 기술 ▲음성·데이터 송신시 우선 순위가 낮은 데이터의 송신전력을 낮추는 기술 ▲데이터 송신 전 중요 정보가 아닌 데이터를 삭제하는 방법을 문제 삼았다.

■삼성-애플, 당분간 화해 없다?

삼성전자는 휴대폰 등 핵심소송을 지속적으로 진행하며, 애플이 자사가 보유한 특허자산에 대한 무임승차를 하도록 더 이상 간과하지 않을 것이라 강조했다. 프랑스·이탈리아에 이어 일본과 호주에서도 즉각적으로 제소한 것도 이같은 취지라는 설명이다.

최지성 삼성 부회장도 최근 애플이 최대 고객사인 것은 존중하지만 이익 침해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강경발언을 한 것도 이같은 해석에 힘을 싣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네덜란드 법원의 가처분 기각 결정 이후 특허 소송 관련 전략을 수정한 것은 아니다라며 판결 이전부터 UI 특허 대응 등 다변화 전략을 검토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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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업계서는 삼성과 애플의 특허전이 길어질 경우 천문학적 소송 비용이 들어간다는 점, 삼성이 애플의 최대 부품 공급업체라는 점 등을 감안할 때, 극적인 화해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이날 미국 스탠포드 대학에서 열린 스티브 잡스 추도식에 참석, 팀 쿡 애플 CEO와 극비리에 만난 것으로 알려지면서 특허문제로 불편해진 양사간 관계 회복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