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잡스는 터틀넥을 고집했나?

일반입력 :2011/10/12 17:04    수정: 2011/10/12 17:48

이재구 기자

스티브 잡스가 즐겨입었던 터틀넥은 자신을 위한 유니폼이었다. 그는 이 옷을 평생 입을 만큼인 수백벌이나 갖고 있었다.

씨넷은 12일(현지시간) 잡스가 직접 참여해 만든 잡스 전기인 ‘스티브 잡스’를 쓴 월터 아이작슨의 말을 인용, 잡스가 80년대에 소니식 유니폼을 애플직원에게 입히려다 실패한 후 자신을 위한 유니폼 수백벌을 마련해 입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월터 아이작슨의 잡스 전기 '스티브 잡스'는 오는 24일 출간된다.

이 옷은 일본의 유명한 디자이너로서 소니의 유니폼을 만든 미야케 잇세이에 의해 만들어진 옷이었다.

잡스는 자신의 전기를 쓴 아이작슨과의 대화 중 자신이 이를 입는 것은 매일매일의 편의성과 고유의 스타일을 위한 것이었다고도 밝혔다. 아이작슨은 잡스와의 대화를 통해 쓴 그의 전기 '스티브 잡스'에 이같은 내용도 함께 적어놓았다.

아이작슨이 쓴 전기 '스티브 잡스'에 따르면 잡스는 1980년대 일본 소니를 방문했을 때 소니의 모든 직원이 유니폼을 입고 있는 것에 다소 감명 받았다.

모리타 아키오 소니 공동창업자는 잡스에게 유니폼을 입음으로써 소니직원들이 일체감을 느끼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해 주었다.

그는 애플에서도 소니가 하듯 자사 직원들에게 똑같은 옷을 입도록 하고 싶었다. 그는 애플 직원들이 직장에서 똑같은 옷을 입으면 교복에서는 결코 이룰 수 없는 애플 직원들만의 일체감을 갖게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었다.

잡스는 소니의 유니폼이 일본의 유명한 패션디자이너 아이콘인 미야케 잇세이에 의해 디자인된 것을 알아냈다. 그래서 그는 미야케에게 모든 애플본사 직원들이 입을 옷을 생각해 만들어 달라고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이상하게도 애플 직원들은 소설 1984에 나오는 조지 오웰식 제안에 공격적인 반감을 보였다.

잡스는 아이작슨에게 “오, 나는 야유속에 퇴장당해야 했어요”라고 털어 놓았다.

하지만 잡스는 이 사건 이후에도 미야케와 서로 연락하며 교분을 쌓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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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폼에 대한 잡스의 개인적인 열정은 식지 않았고 그는 미야케에게 자신을 위해 고전적인 검은 터틀넥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하기에 이르렀다. 그는 미야케로부터 그런 옷 수백벌을 받았다.

잡스는 이 이야기를 듣고 놀란 아이작슨에게 벽장에 있는 검은 터틀넥들을 보여주며 “나는 평생 동안 입고도 남을 만큼의 터틀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