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반도체협회장의 반성...“일본...”

일반입력 :2011/10/11 08:15    수정: 2011/10/12 07:59

손경호 기자

“일본 반도체 산업은 20년 이상 침체기를 겪었다. 핵심 기술영역을 정하고, 새로운 부상을 준비해야 한다.”

EE타임스는 8일(현지시간) 준시 야마구치 일본반도체산업협회장이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스페인 세비아에서 개최된 국제전자포럼(IEF)에 참석해 일본 반도체 산업 전망에 대해 스스로 질책하고 반성하는 의견을 내놓았다고 전했다. 야마구치 협회장은 지난 3월 일본에서 발생한 대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르네사스의 전 회장이자 현 특별고문이기도 하다.

야마구치 협회장은 일본 반도체 산업의 시장점유율이 지난 1988년 절반을 넘는 규모에서 1994년 44%, 1998년 29%로 감소해 작년에는 20%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밝히면서 이같은 의견을 내놓았다. 유노가미 다카시는 자신의 저서 ‘일본 반도체 패전’을 통해 지난 1980년대 히타치·도시바·NEC·후지쯔·미쓰비시 등 일본대기업의 가전제품 제조사가 D램 산업에 집중하면서 미국을 제쳤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기술에서 앞서가겠다는 생각에 빠져 가격경쟁력이라는 비즈니스의 기본요소를 놓쳤다고 다카시는 주장했다. 반도체 공정을 단순화 하고, 반도체 설계도에 해당하는 마스크의 수를 줄이고, 수율을 높이는 등 가격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방안을 고려치 않은 채 ‘최고의 기술’로만 승부를 보려고 했다는 것이다.

기존 시장을 잠식당한다고 느꼈던 미국은 1988년 미-일 반도체 협약을 통해 일본의 D램 산업에 대한 정치적 압박을 가하기 시작했다. 협약의 내용은 일본은 적정 수준 이하로 D램을 팔지 못하고, 미국에게는 일본 내 칩 시장점유율을 10%에서 20%까지 허용한다는 내용이었다. 야마구치 협회장은 “일본의 자본투자(capex)와 수출규모가 제한된 상황에서 한국의 반도체 산업이 성장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일본이 너무 보수적으로 대응했다고 주장했다. 가장 큰 문제는 D램 사업은 아예 접고, 주문형반도체(ASIC)를 생산하는데 너무 오랫동안 투자해 왔다는 것이다. “2000년대에 시스템온칩(SoC) 분야에 강한 시장 성장세가 있었는데 이 분야를 놓쳤다”는 것이다.

관련기사

야마구치 회장은 “일본은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본회사들이 여전히 특정 분야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마이크로컨트롤러, 낸드플래시메모리, CMOS 이미지 센서 등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