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 유작 iOS5, 애플 'B2B 강화' 신호탄?

일반입력 :2011/10/07 09:50    수정: 2011/10/07 09:57

애플이 아이폰4S와 iOS5 출시를 기점으로 기업용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B2B 영역에서 시장 기회를 확대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추가된 단말기 라인업, 늘어난 기술지원, 표준화된 모바일 플랫폼과 소프트웨어(SW) 업그레이드, 이를 통해 쓸 수 있게 될 클라우드와 모바일 오피스가 일련의 징후를 보여준다.

회사는 새 단말기를 출시하면서 동시에 판매하는 제품 가짓수를 늘렸고 통일된 모바일 운영체제(OS) 업그레이드를 예고했다. 장기간 제품 업그레이드를 제공하는 한편 기업용 모바일 환경에 알맞은 클라우드 서비스를 시스템에 통합시키는 등 그에 앞서 감지돼온 변화의 신호들도 존재한다.

■가격대별 제품 구성, B2B 포지셔닝 노렸나

우선 지난 4일 애플이 아이폰4S 단말기를 출시하면서 기존 모델인 아이폰4와 아이폰3GS 8GB용량 모델을 나란히 소개했다. 특히 애플은 지난해 상반기부터 '단종'설에 휩싸인 아이폰3GS도 행사 발표자료에 등장시켜 한동안 공급이 유지될 것을 암시했다.

이제 아이폰4S, 아이폰4, 아이폰3GS를 동시에 공급하는 상황이다. 오히려 같은 사양에 공급가를 낮추는 방식으로 타깃 수요층을 확대했다. 판매가와 기종을 수준별로 차등화함으로써 기기 도입을 위해 다양한 선택지가 필요한 '기업 고객'들의 입맛에 맞추기 쉬워졌다는 게 업계 평가다.

애플이 세대가 다른 모바일 제품 3가지 이상을 동시에 판매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으로 비친다. 이전까진 많아야 2가지였고 그보다 오래된 제품은 단종시키는 경우가 흔했다. 기존 사용자들이 단말기를 업그레이드하도록 유도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모바일 플랫폼 표준화+기술지원 장기화

오는 12일 무료로 배포될 'iOS5' 역시 일반사용자들보다는 기업시장에서 환영할 부분이다. 출시 2년을 넘긴 아이폰3GS 모델도 업그레이드 대상에 포함된 것이 눈에 띈다.

이는 엔터프라이즈 업무시스템 교체주기 2~3년과 맞물릴 수 있는 부분이다. 애플이 단말기 업그레이드 주기를 늘려 잡고 제품 라인업을 폭넓게 가져가는 것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는다면 목표 시장을 비즈니스 사용자를 위한 모바일 기기 영역으로 넓혀가는 것이라 봐도 좋을 것이다.

또 모바일 오피스를 고려하는 기업 IT 관리자에게 최신 운영체제 iOS5가 이 3개 모델을 모두 지원해 통일된 플랫폼을 구성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서로 다른 기종이 잘 호환되게 업무 시스템을 구성하느라 들어갈 비용을 줄일 수 있어서다.

여전히 이기종 호환과 정책관리가 이슈인 배경은 기업 인프라를 모바일에서 쓸 때 야기되는 호환성 문제를 누그러뜨릴 모바일 엔터프라이즈 애플리케이션 플랫폼(MEAP)이나 시스템 운영 정책을 일관되게 가져갈 단말기 관리(MDM) 솔루션은 아직 전사적 자원 관리(ERP)처럼 일반화된 솔루션이 아니기 때문이다.

더불어 단말기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공짜로 할 수 있다는 점도 기업 환경에 알맞게 달라진 부분이다. 애플은 iOS4 버전에 이어 iOS5 업그레이드도 무료로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애플은 iOS가 '아이폰OS'로 불릴 때 버전 앞자리수가 올라가는 메이저 업그레이드판을 9.95달러에 '판매'해왔다. 아이폰OS 3 버전이 예외로 아이팟터치 사용자에게만 과금했다.

■아이클라우드 기반 '스마트워크'

iOS5 버전부터 쓸 수 있는 애플 클라우드서비스 '아이클라우드'는 비즈니스 사용자를 위한 모바일오피스 사용 시나리오를 지원한다. 맥용 생산성 소프트웨어 '아이웍스'가 iOS용 앱으로 제공돼 아이폰과 아이패드에서도 돌아간다.

애플은 이달초 아이폰4S를 출시하기 앞서 지난 3일 아이웍스 앱 4번째 베타 버전을 내놨다. 여기서 만든 문서와 데이터 파일은 아이클라우드와 자동으로 동기화되며 별도로 저장할 필요가 없다. 구글독스처럼 문서를 웹브라우저로 열어볼 수 있고 MS 웹오피스처럼 맥용 페이지스, 키노트처럼 컴퓨터에서 편집할 수도 있다. 다만 베타 버전을 체험한 개발자들로부터 모바일앱 버전의 아이웍스는 맥컴퓨터용 버전에 비해 쓸 수 있는 기능이 많이 제한돼 있어 많은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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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영면한 스티브 잡스의 후계자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키노트 스타일도 잡스가 떠난 애플의 향방을 점칠 관전요소다. 생전에 잡스는 카리스마 넘치는 쇼맨십과 능숙한 완급 조절로 대중의 감성을 사로잡는 프리젠테이션을 보여줬다.

반면 쿡 CEO는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할 때 논리적이고 차분한 태도로 상대를 설득하는 화법을 구사해왔다는 평가다. 이는 물론 CEO가 아닌 위치에 있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다만 외신들은 그가 최근 아이폰4S를 선보이는 자리를 통해 CEO로서 첫 통과의례를 치렀다고 평했다. 향후 기업과 소비자를 상대로 나선 자리에서 잡스와 같은 쇼맨십을 보여줄 것인지, 지금처럼 비즈니스맨 이미지를 이어갈지에도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