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수 탓?'...삼성 고급 이어폰 시장까지...

일반입력 :2011/09/30 10:22    수정: 2011/10/01 08:50

삼성전자가 밸런스드 아마추어(BA) 드라이버 유닛을 탑재한 고가 이어폰 생산에 돌입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놀스테크놀로지 국내 지사로부터 BA 유닛을 대량 주문, 직접 음향 설계 작업을 거쳐 이달 초부터 삼성전자 서초 사옥에 위치한 딜라이트샵에서 판매에 들어갔다.

제품 개발은 삼성전자 무선통신사업부 이어폰 관련 팀이 BA 유닛을 직접 주문해 튜닝 작업 등을 거쳤고, 영보엔지니어링이 생산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영보엔지니어링은 삼성전자 모바일 기기 전용 액세서리를 제작하는 애니모드의 모회사다.

해당 제품은 알루미늄 하우징으로 마감됐으며 삼성 스마트폰에서 통화, 음악재생 조작 등의 기능을 지원하는 마이크와 리모콘을 탑재했다. 가격은 약 16만원으로 고가다.이 이어폰은 지난달부터 딜라이트샵에 출시 예정 제품으로 전시 공간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이어폰 판매가 시작된 이후 딜라이트샵 한 점원은 그동안 판매는 하지 않고 전시만 했으나 전파 인증을 받은 후 본사에서 IT 액세서리로 분류해 판매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밸런스드 아마추어 드라이버는 무엇

BA 유닛은 본래 이어폰이 아니라 보청기에서 주로 사용되는 부품이다. 해당업계 관계자는 지멘스나 스타키같은 보청기 회사가 사용하던 부품인데 몇 년전부터 BA를 탑재한 이어폰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일반 이어폰은 주로 다이나믹 드라이버를 탑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BA 드라이버와 다이나믹 드라이버 모두 스피커 역할을 하는 부품으로 금속막으로 만들어진 것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내구성이 뛰어나고 비교적 작은 크기로 설계가 가능하다. 습기에 약하다는 단점도 있다. 일반적으로 고가 제품에 사용되며 음질 튜닝을 거쳐 생산업체마다 고유의 소리를 낸다.

이 부품을 생산하는 회사는 전 세계적으로 3개 업체가 있다. 놀스테크놀로지와 쏘니온, 스타마이크론 등이다. 이에 최근 소니가 자사 이어폰에 탑재할 목적으로 BA 양산 시설을 갖췄다.

소니가 이 시장에 뛰어들며 주목받기 시작한 BA 이어폰은 과거부터 슈어나 로지텍 얼티밋이어 등에서 이미 다수 제품을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었다. 국내 업체로는 크레신과 삼신이노텍, 필스전자, 우성음향 등이 BA 이어폰을 제작하고 있다.

■스마트폰 기본 제공여부 관심

삼성전자가 직접 BA 유닛을 주문하고 음향 설계 작업을 거쳐 판매하는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고급 이어폰을 앞다퉈 생산하고 있는 것과 관련이 깊다고 말했다.

실제 애플은 BA 유닛을 2개 사용한 고가 이어폰을 기본 번들 이어폰 외에 따로 생산해 판매하고 있다. 애플은 이밖에도 자사 제품 호환 인증 시스템을 도입해 다양한 액세서리 업체로부터 아이폰 전용 이어폰 생산을 이끌고 있다.

HTC는 지난달 몬스터케이블로부터 박태환 헤드폰으로 잘 알려진 비츠 일렉트로닉스 사업부 지분 51%를 확보하며 인수했다. 이어폰이나 헤드폰뿐만 아니라 음향 솔루션까지 손에 쥔 HTC는 음악 재생에 특화된 스마트폰을 선보이기도 했다. 아울러 내달 6일 비츠 오디오를 탑재한 신제품을 영국 런던에서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하기도 했다.

이에 삼성전자도 자사 스마트폰에 특화된 전용 제품을 내놓는 것으로 풀이되기도 한다.

하지만 현재 유통 물량이 적어 업계 일각에서는 단일 제품 판매보다 차기 스마트폰 기본 제공 번들 이어폰으로 예측하고 있다. 최근 직접 생산한 것은 아니지만 KT테크와 LG전자가 각각 젠하이저, 보스 이어폰을 포함해 판매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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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BA 이어폰을 대량으로 제작할 가능성도 높다. 일부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놀스테크놀로지에 BA 유닛을 100만개 가량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규모를 감안하면 갤럭시S2 HD LTE 등 최고급 스마트폰에 기본 제공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생산 수량은 공개할 수 없다며 차기 스마트폰 탑재 계획은 아직 없으며 일단 딜라이트샵은 물론 전국적으로 판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