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 해진 SK텔레콤 , "4G도 올킬"

일반입력 :2011/09/29 08:05    수정: 2011/09/29 16:28

“모바일에서도 유선과 같은 경험을 할 수 있는 기념비적인 날이 될 것이다.”

이동통신시장에서 줄곧 선두 자리를 내주지 않았던 SK텔레콤이 28일 LTE 서비스를 발표하며 ‘가장 먼저 준비된 4G’로 다시 한 번 1위 굳히기에 들어갔다. 과거 지배적 사업자의 위상을 만끽하며 3G 개막을 KTF에 내 준 것과는 딴판이다. 독해진 SKT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준비된 4G를 요약하면 ‘지난 28년간 800MHz 대역에서 축적한 망 구축·운용 노하우’다. ‘스피드 011’로 소비자들에게 각인시킨 프리미엄 서비스의 이미지를 ‘프리미엄 LTE’로 이어가겠다는 것이 SK텔레콤의 구상이다.

짬밥 위력 보여주겠다

“똑같은 리소스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활용하느냐에 따라 서비스 품질이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는 서비스가 4G LTE다. 내재화 된 SK텔레콤의 운용시스템이 얼마나 다른 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지 지켜봐 달라.”

임종태 SK텔레콤 네트워크기술원장은 4G 이동통신시장에서 SK텔레콤이 갖고 있는 장점을 이같이 설명하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시쳇말로 ‘이동통신 짬밥’의 위력을 보여주겠다는 것.덧붙여 임 원장은 “언제나 처음 시작하는 사업자는 시행착오를 겪기 마련이고 특히 LTE 전국망을 구축해 VoLTE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것은 만만치 않은 일”이라며 “높아진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홈, 인빌딩에서의 망 구축·운영 노하우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는 4G LTE 상용화 당시 배준동 전 네트워크 CIC 사장(현 사업총괄)의 말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과거 28년간 쌓은 800MHz 운용 노하우를 바탕으로 2013년까지 LTE 전국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특히 최대 다운로드 속도가 1Gbps에 이르는 LTE-어드밴스드를 조기 도입해 2014년에는 총 데이터 트래픽의 65%를 LTE가 수용하도록 만들 것이다.”

이미 2G, 3G 시장에서 50%가 넘는 시장점유율로 1위 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음에도, 올 연말까지 LTE 가입자 30만명, 2014년까지 1천500만명을 확보하겠다는 공격적인 숫자를 내놓은 것도 이러한 자신감과 무관치 않다.

권혁상 SK텔레콤 네트워크부문장은 한 발 더 나아가 “SK텔레콤에는 28년 동안 800MHz 대역을 만져온 지존들이 있다”고 큰 소리를 쳤다.

■하이브리드 4G 시대 우리가 지존

특히 2G·3G의 음성과 4G LTE의 데이터 서비스를 하나의 휴대폰에서 제공해야 하는 DBDM(Double Band Dual Mode) 시대, 과도기적 4G에서는 멀티네트워크의 운용 결과에 따라 품질에서 큰 차이를 나타낼 수밖에 없다.

SK텔레콤이 서울에만 기 구축된 20만개(전국 100만개)의 800MHz 중계기를 LTE와 연동시켜 가장 먼저 4G LTE폰과 요금제를 내놓고 상용화에 나설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힘이 밑바탕이 됐다.

LTE는 무선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가능케 하는 데이터 전용망으로 하향 최대 75Mbps, 상향 최대 37.5Mbps 속도가 가능한 4G 네트워크다.

때문에 기존 3G 대비 데이터의 속도가 5~7배의 빠르다고 알려진 상황에서 첫 테이프를 끊는 것이 쉽지 않다.

한 업계 관계자는 “통신서비스는 소비자의 첫 경험이 중요하다”며 “소비자의 기대치를 충족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이 없으면 시작은 항상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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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분야든 1위 사업자가 공격적인 행보를 하기란 쉽지 않다. 많은 사업자들은 1위에 안주하고 후발업체들이 뒤쫓아 오면 그 제서야 움직인다. 때문에 선도 기업들에게 혁신은 늘 쉽지 않은 과제다. 휴대폰 시장에서 노키아, 모토로라가 무너진 것도 이 때문이다.

2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IT, 통신시장. 28년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았던 SK텔레콤이 웹이 모바일로 변화하는 4G 시대를 어떻게 이끌어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