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닉스 시장, '오라클 효과' 언제쯤?

일반입력 :2011/09/19 11:01    수정: 2011/09/19 17:06

유닉스 서버 시장에 대한 오라클 효과는 아직 한국에서 통하지 않았다. 아이태니엄 지원중단을 발표한 오라클의 HP 옥죄기가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친 가운데, 유독 한국은 영향을 받지 않은 것. 오히려 IBM과 HP의 양강구도는 더욱 공고해졌다.

시장조사업체 한국IDC의 올해 2분기 서버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분기 한국의 유닉스 시장 업체별점유율은 한국IBM 49.6%, 한국HP 41%(매출기준)였다. 한국HP가 전분기보다 44%, 전년동기대비 53.4% 성장했다. 3월 오라클이 아이태니엄 차세대 SW개발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바로 다음 분기 성적에서 성장세를 보인 것이다. 반면 한국오라클의 점유율은 전년동기보다 50% 이상 떨어졌다.

지난달 18일 HP가 공개한 회계연도 2012년 3분기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HP의 유닉스 서버사업을 담당하는 비즈니스크리티컬사업부(BCS) 매출은 4억5천900만달러로 전년동기보다 9% 줄어들었다. 2분기보다 16%나 하락한 수치였다. 글로벌 유닉스 서버시장의 경우도 HP는 점유율 20%대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 시장 상황, 글로벌과 다르다...IBM-HP 양강구도

글로벌과 한국의 정반대 결과는 서버에 대한 국내의 독특한 상황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로 유닉스와 x86의 비율이 4:6 정도인 것에 비해, 국내는 이 수치가 6:4로 정반대다. 유닉스가 여전히 강세인 것이다.

한국HP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은 유닉스에서 x86으로 넘어가는 추세다”라며 “오라클의 공세로 유닉스 이용자가 x86으로 이전한 것이 HP매출 하락으로 나타났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 기업들은 유닉스 서버를 유지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오라클DB를 x86 환경에서 이용하는것도 가능하지만, 여전히 유닉스에 대한 충성도는 굳건하다. 이런 전반적인 기조가 한국HP 유닉스 사업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국IBM은 이런 상황에서 3년째 유닉스 시장 1위를 유지했다며 축포를 올렸다. 전년동기대비 1%대 성장했지만, 전분기보다 68% 늘었기 때문이다. 채준원 한국IBM 파워 사업부장은 2008년 이후 1위를 유지하는 것은 IBM의 파워7 프로세서가 경쟁사보다 성능에서 앞섰다는 점과 하드웨어와 SW 통합 솔루션 능력을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지난해부터 본격 가동해온 이전 프로그램을 통해 경쟁사 제품을 사용 고객들이 IBM 파워 시스템으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한국IBM과 한국HP의 유닉스 양강구도는 더욱 강해지고 있다. 한국IBM이 점유율을 올릴 때, 한국HP도 함께 점유율을 올리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 HP에서 IBM으로 고객들이 이동했다고 보기 힘든 이유다. 오히려 오라클(썬) 사용자의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IBM의 1위 유지와 더 밀접하게 연결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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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속에서 IBM에 대한 인식도 전과 같지 않다. 특히 한국HP의 슈퍼돔2 발표 후 한국IBM의 성장세가 한풀 꺾인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서 IBM 유닉스 성능이 미드레인지급에 머물러 있다는 인식을 갖기 시작했다”며 “OLTP와 OLAP 환경을 함께 사용하는 기업은 IBM에 부정적인 입장”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