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정체성 녹인 스마트폰 게임으로 승부”

일반입력 :2011/09/09 10:38    수정: 2011/09/09 16:00

전하나 기자

“넥슨의 인기 온라인게임 IP를 다양한 플랫폼에 담아 글로벌 무대로 퍼뜨려서 ‘넥슨 브랜드’를 더욱 강화시킨다는 목표입니다. 다른 플레이어와 비교했을 때 운좋게도 리스크가 적기 때문에 시장에서 더 빨리 자리잡을 수 있다는 강점이 있죠. 물론 마음을 급하게 먹고 서두를 생각은 없습니다. 자신은 있으니까요.”

지난 1일 취임한 임종균 넥슨모바일 신임대표㉟를 만났다. 임 대표는 2006년 넥슨에 입사, 지난해부터 넥슨모바일 사업 총괄 이사로 일해 온 전문 경영인. 넥슨모바일 성장을 주도하며 넥슨 내에서도 드물게 초고속 승진을 거듭한 인물이다.

대표로서의 비전을 묻자 그는 “총괄 이사일 때와 사업 방향이나 목표가 달라진 것은 없다”면서 “다만 책임감에 무게가 더 실린 만큼 열심히 하겠다”고 우직하게 답했다.

지난 3월 넥슨모바일이 스마트폰 게임 사업에 대한 포부를 공개적으로 밝힌지 고작 6개월이 지났다. 하지만 그동안의 성과는 시장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하다. 캐주얼 온라인게임 신드롬을 썼던 ‘카트라이더’를 활용해 제작한 ‘카트라이더 러쉬’는 출시 1주일 만에 100만 다운로드를 기록, 현재 400만 다운로드를 훌쩍 넘겼다.

온라인게임의 새 역사를 썼다고 평가받는 ‘메이플스토리’를 원작으로 개발된 스마트폰 게임 ‘메이플스토리 도적편’, ‘메이플스토리 시그너스 기사단’ 역시 앱스토어 해당 장르 부문을 석권했으며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 같은 성과에 대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임 대표는 담담히 “이제 시작”이라고 했다.

“아직 부족한 부분이 보입니다. 그래도 어떤 것들에 이용자가 반응하는지 이제 좀 알 것 같아요. 6개월 동안 경험치를 쌓았으니 레벨업해서 보스 몬스터 잡으러 가야죠.(웃음)”

임 대표는 스마트폰과 피처폰 시장은 확연히 다르다고 강조했다. “스마트폰 게임은 쉽게 접근 가능하고 대부분 저렴하다는 생각이 깔려있어 이용자의 게임 의존도가 낮아 콘텐츠 수명이 굉장히 짧다”는 것이다. 때문에 스마트폰 게임을 단순히 상품으로 접근해선 안된다는 설명이다.

“스마트폰 시장에선 무조건 서비스의 질을 높여야 합니다. 업데이트도 짧은 주기로 자주자주 하면서 이용자 관여도를 높이고, 기획도 개발사 중심이 아니라 이용자 관심에 따라 우선순위를 민첩하게 바꿀 줄 알아야 하는 거죠.”

그래서 그는 스마트폰 개발 본부를 확대하면서 무엇보다 조직의 체질 개선에 신경썼다. 그는 “핵심 사업은 내부로 모으되 부수적인 기능들은 외주를 주는 방식으로 효율을 꾀했다”며 “덕분에 개발스튜디오와 사업팀 등 사내 다른 부서와의 커뮤니케이션 방식도 발빠르게 돌아간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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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사업으로 해외 법인과도 그룹사 차원에서 더욱 긴밀한 협력 관계가 됐다. 임 대표는 “우리는 개발사고 유럽, 미국, 일본 등 현지에 있는 법인은 퍼블리셔라고 볼 수 있다”며 “이미 글로벌 무대 경험이 풍부한 해외 법인들이 있으니 든든하다”고 말했다.

“현재의 시장은 게임으로 치면 던전의 3분의 1은 온 것 같아요. 그런데 처음 던전에 입장할 때는 혼자여도 몇 번 돌고 나면 파티를 맺어야 하잖아요. 지금 스마트폰 시장이 딱 그 상황입니다. 공격과 방어를 모두 해야 하는데 혼자 하기는 버겁죠. 시장이 지속적으로 수익을 내고 안정화되려면 질서 재편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한치 앞을 알 수는 없겠지만 넥슨모바일이 그 중심에서 우뚝 서있을 것은 분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