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게임서 밀려나는 인디개발자들

일반입력 :2011/09/07 10:26    수정: 2012/04/15 21:08

전하나 기자

‘쉽고 간단하게’로 통하던 스마트폰 게임 공식이 변하면서 독립 개발자 파워가 크게 약화되고 있다. 시장의 트렌드가 바뀌면서 대작화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휴대폰 사양과 무선인터넷 환경이 개선됨에 따라 게임의 기능적 완성도를 높이려는 시도가 많아지는데다 자본금있는 규모의 게임사들이 속속 오픈마켓 시장으로 뛰어들다 보니 맞게 된 변화다.

컴투스, 게임빌, 넥슨모바일 등 주요 모바일게임 개발사들은 물론 시장에 새롭게 합류한 오렌지크루, 위메이드, 플레이파이게임즈 역시도 올 하반기 이후부터는 디펜스, RPG, MMORPG 등 대작 위주로 장르를 다변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실시간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야구게임들도 잇따라 출시될 예정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의 하드웨어 성능이 상당히 좋을 뿐 아니라 이에 최적화된 상용화 엔진들도 많아지면서 대작 게임들의 진출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밝혔다.

그동안 앱스토어 등 주요 오픈마켓에 나와 있는 게임들은 짧은 시간 몰입해 즐길 수 있는 간단한 퍼즐 아케이드 장르가 주류를 이뤘다. 하지만 사업자로선 수익모델을 장기화해 시장에서 안정적 우위를 차지해야 한다는 절실함이 크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현재까진 무료로 제공되는 라이트 버전의 게임들이 시장의 영역을 많이 차지하는데 이들 게임이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유발하는데 적합했을지는 몰라도 결과적으로는 게임의 수명을 단축시켰다”며 “단순히 ‘한 판’하고 마는 게임으로는 더이상 돈을 벌 수 없다”고 지적했다.

물론 게임의 규모가 커지다 보니 개발비도 크게 늘어났다. 예를 들어 800X480의 풀 HD 그래픽 등을 활용한 게임빌 ‘제노니아4’의 경우 제작에 들어가는 비용은 기본적으로 억 단위. 기존 게임이 2~3천만원 가량이 투입되던 것과 비교하면 어마어마한 수준이다.

이러다보니 오픈마켓에서 생계를 꾸리는 개인 개발자들은 개발 의욕이 꺾여 도태되는 일이 늘고 있다. 한 인디 개발자는 “그동안 오픈마켓 시장은 적은 비용으로 2∼3개월만 고생하면 누구나 손쉽게 만들 수 있는 분야로 인식돼 왔으나 개발기간이 길어지고 제작 단가가 높아지면서 갈수록 진입장벽이 높아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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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개발자가 자본금을 가진 조직으로 영입되는 사례도 속속 생겨난다. 국내에선 독보적인 자바 기술을 보유한 인물로 유명한 이창신 씨는 앱스토어서 1인 개발자로 활동하다 지난 5월 와이디온라인에 합류했다. 그는 “개발자가 스스로 돈을 만드는 생태계가 만들어졌다고 생각해 생계형 개발자로 나섰으나 이제 혼자서 일정 규모 이상의 게임을 만들기는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초기 시장에서 ‘헤비매크’로 앱스토어 대박신화를 썼던 스타개발자 변해준 씨도 비슷한 이유로 위메이드 크리에이티브에 둥지를 틀었다.

이와 관련 업계 전문가는 “초기 오픈마켓은 소비자 사용 패턴에 맞춘 아이디어 하나로도 승부를 낼 수 있었지만, 이제는 콘텐츠를 만들어 내놓으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것을 인디 개발자들이 잘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