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부분유료화, 국경과 플랫폼을 넘다

일반입력 :2011/09/07 09:46    수정: 2011/09/07 10:28

국내외 게임시장이 부분유료화 비즈니스 모델에 주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온라인 게임 서비스사는 정액제 방식에서 부분유료화 방식으로 갈아타거나 두 가지 방식을 동시에 적용한 곳도 늘고 있다.

시장은 정액제 게임 서비스를 포함한 부분유료화 중심의 산업 생태계가 이미 자리매김했다고 평가하면서 부분유료화 모델은 국경과 플랫폼을 넘어 산업 전반에 이식될 것으로 전망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게임사가 부분유료화 도입에 적극 나섰다. 이는 부분유료화 모델을 적용할 경우 이용자 유입 증가 및 수익 개선 효과가 좋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정액제는 월단위로 일정 비용을 지불하고 게임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식이다. 부분유료화는 게임을 무료로 즐길 수 있으나 이용자의 선택에 따라 특정 콘텐츠나 아이템 등을 유료로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부분유료화 서비스, 그 시작은...

부분유료화 모델을 국내에 처음 선보인 것은 넥슨. 이 회사는 2001년 7월 정액제로 서비스해 오던 '퀴즈퀴즈'에 부분유료화 과금을 첫 도입했다.

당시 업계는 이에 대해 획기적인 시도였다고 평가했다. 반면 정액제를 기반으로 움직여오던 국내외 게임산업의 틀을 벗어난 것에 대해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처음 도입한 비즈니스 모델이었고 성공 여부를 판단할 수 없는 시기여서다.

하지만 우려는 잠깐. 부분유료화 모델이 이용자 유입량을 증가시키고 수익 개선 효과가 뛰어나다고 알려지면서 현재 수많은 게임사들이 이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부분유료화 모델이 빠른 시간 자리 잡은 것은 이용자의 니즈가 반영된 결과란 얘기도 들린다.

특히 넥슨을 시작으로 촉발된 부분유료화 모델은 중소게임사를 중심으로 확산됐고 정액제를 고수해오던 일부 대형 게임사도 이 같은 분위기에 편승했다는 것이 전문가의 설명이다.

게임사들이 부분유료화 모델을 선택한 것은 수익 다변화와 이용자 층을 폭넓게 흡수할 수 있기 때문에서다. 이용자의 입장에서는 정액제를 가입하고 매일 게임을 즐기지 못할 경우도 발생해 필요 아이템만 유료로 구매하는 부분유료화 모델을 선호한다고 알려졌다.

한 업계 전문가는 정액제 서비스는 국내외 게임 산업이 급성장할 당시에 자리 잡은 주요 비즈니스 모델이었다. 이 서비스는 고정 수익이 보장된다는 점이 장점이라며 그러나 이제는 부분유료화 서비스를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 일부 게임사는 정액제로 서비스 중인 게임을 부분유료화 방식으로 전환하는 추세다고 말했다.

이어 게임 이용자의 경우에도 부분유료화를 선호하는 층이 많다고 알려졌다. 월 정액제를 가입해도 매일 게임을 즐기지 못해서다. 필요 아이템을 유료로 구매하고 편한 시간 게임을 즐기는 것을 합리적으로 생각하는 이용자는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정액제 게임, 부분유료화 서비스로 진화하다

정액제 게임이 부분유료화 서비스로 전환된 사례는 많다.

넥슨은 퀴즈퀴즈에 이어 지난 2005년 정액제로 서비스해오던 '아스가르드' '테일즈위버' 등의 게임을 부분유료화로 전환했다.

웹젠과 그라비티 등의 중견 게임사도 넥슨의 뒤를 따랐다.

웹젠은 정액제 방식으로 서비스해오던 '뮤 온라인'을 부분 유료화 버전인 '뮤 블루'로 재탄생시켰다. 정액제 방식의 뮤 온라인과 부분유료화 방식의 뮤 블루를 각자 서비스하는 식이다.

또 그라비티는 대표작 '라그나로크 온라인'에 정액제 방식과 부분유료화 방식을 구분한 서버를 따로 운영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였다. 이는 정액제 서비스를 선호하는 이용자와 부분유료화 서비스 전환을 기다린 이용자의 요구를 동시에 만족시키기 위해서다.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웹젠과 그라비티는 부분유료화 방식을 선택한 이후 이용자 유입 증가와 매출 상승의 효과가 있었다며 만족한 상태. 지난해 11월 출시된 뮤 블루는 서비스 이후 약 40% 이상의 매출 상승 효과를 얻었다. 라그나로크 온라인은 부분유료화 서버를 추가한 이후 1주일 만에 동시접속자수와 일일 접속자수가 각각 3배 이상 증가하고 신규 회원 가입률은 약 6배 상승했다.

정액제와 부분유료화 서비스를 동시에 적용한 게임사도 있다. 엔씨소프트와 블리자드엔트테인먼트가 대표적이다. 엔씨소프트는 '아이온' 등의 온라인 게임을 정액제 방식으로 서비스하면서 캐릭터 꾸미기 등을 유료 콘텐츠로 제공하고 있다. 또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는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이용자에게 캐릭터 서버 이전 비용을 별도로 지불토록 한 상태다.

■부분유료화, 국경과 플랫폼을 넘나들다

부분유료화 서비스 방식을 선호하는 것은 국내 게임 시장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북미 온라인 게임 시장도 부분유료화 서비스 방식에 눈을 뜨기 시작한 것.

선봉에는 넥슨이 있었다. 넥슨은 지난 2005년 북미 게임시장에 부분유료화 방식의 온라인 게임 '메이플스토리'를 내놨다. 메이플스토리의 선전은 기대 이상. 지난해 12월 기준 ‘빅뱅’ 업데이트 이후 북미 최고 동시접속자수 13만6천 명을 갱신하는 등 의미 있는 수치를 달성한 바 있다.

넥슨의 선전에 배가 아파서일까. 북미 게임사의 움직임도 활발했다. 정액제 게임으로 출시된 '반지의 제왕 온라인' '에버퀘스트2' '시티 오브 히어로즈' '에이지 오브 코난' 등의 유명 온라인 게임이 지난해부터 속속 부분유료화 모델로 전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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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끝이 아니다. 스마트폰용 게임과 소셜 게임에도 부분유료화 서비스 방식이 이식되고 있다. 일부 스마트폰용 게임과 소셜 게임의 경우 도전 과제에 따라 과금을 부과하거나 아이템을 유료로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넥슨 관계자는 우리나라 외에도 북미 MMORPG 시장에도 정액제를 대체한 부분유료화 비즈니스 모델을 적용하는 게임사가 점차 늘고 있다라며 콘솔 패키지를 서비스하는 외국계 게임사의 경우에도 온라인 네트워크 기반 부분유료화 모델을 도입하고 있다. 앞으로도 이 같은 분위기는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